요즘의 고민@싱가포르

by 정대표

1. 이제 살 날보다 산 날이 많아지기 시작하는 나이가 됐다. 100세 시대고, 아직 더 살 날이 더 남아있는 건 사실. 하지만,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나이를 70세 안팎까지로 보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다. 나이는 그냥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 인생에서 시간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 왕성히 활동할 수 있는 날이 어느 정도 시간인지 이제는 손에 잡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살지 고민이 많이 된다. 아마도 앞으로 10년이 아주 다이내믹한 사건이 많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그때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아마 선택을 할 때마다 다른 옵션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듯하다.



2. 이런 시간의 유한함을 깨닫게 해주는 또 하나는, 아이들의 성장이다. 매일매일 자라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앞으로 2~3년 뒤면 사춘기가 시작이 될 거고, 아기 같은 모습은 더 찾아보기 어려워질 것. 아이들의 성장에서 생명을 느낀다면, 동시에 내 모습을 보면서 또 생명을 느낀다. 아이들에서는 성장을, 내 모습에서는 쇠퇴를.



3. 어떤 환경에서 사는 게 좋을지도 고민이다. 이제 싱가포르에 온 지 3년. 거의 모든 게 익숙해져, 운전을 하다가 길을 보면, 365일 푸른 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그러면서도 왜 내가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됐을까, 그 계기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최근 미국 출장을 다녀와보니 살기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아, 그런데 아이들 키울 생각 하니 어렵겠고, 그럼 한국은 어떨까 생각도 해 봤다. 전 세계 어디보다 빡빡한 나라 한국에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싶다. 더운 날씨만큼 약간은 더 여유가 있어 덜 빡빡한 싱가포르에 이미 적응을 해보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4. 그러면서도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심은 잘 유지하고 있다. 지금 더 뭔갈 더 하면 미래에 더 부를 이룰 거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내 만족감이, 그 어떤 곳에서 오는 만족감보다 크기 때문. 특히 요즘은 아이들이 아빠에게 주는 대가 없는 사랑이 엄청나게 크다는 걸 느끼고 있다. 지금, 이걸 놓치고 싶지 않다



덧, 불혹이니 지천명이니 이순이니 하는 말들, 공자 시대에나 맞는 말이 아닌 가 싶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거나, 하늘의 뜻을 알거나 귀가 순해지기는 커녕, 나이가 들수록 여러 선택에서 오는 유혹에 더 시달리고, 하늘은 있기는 한가 싶고, 귀가 순해지는 건 죽을 때나 가능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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