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출장 소회

by 정대표

연이은 출장으로 몸은 지쳤지만, 마음은 다소 편해졌다. 불과 2주 전 베트남에서 큰 비즈니스 기회를 본 대표의 문자 한 통에, 저번주 대만 출장이 무척이나 분주해졌다. 안 그래도 대만에서 처리할 일이 산더미였는데, 베트남 출장을 어레인지하고. 챙기느라 몸이 무척이나 지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큰 기회가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대표와 함께 가는 베트남 출장이라 망치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상당했다.



다행히 베트남에 도착하자마자 대표와 미팅을 하면서 대표의 의중과 생각을 더 깊게 알 수 있었는데, 이를 알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자신감이 생겨서였던 것 같다. 전 직장에서 경험했던 걸 토대로 일을 처리하면 되는 것이라 베트남에서 할 일의 성격을 파악하고 나니 부담이 아무래도 적게 느껴졌다.



새로운 나라에 가면 가장 중요한 게 좋은 사람을 찾는 일이다. 이번 베트남 출장에서는 운이 좋게도 첫날부터 좋은 분을 만날 수 있었다. 우연히 같은 날 고등학교 동문이 같은 곳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녁 식사 후 만나기로 했다. 사실 이 동문도 무려 10년 만에 만나는 셈이었는데, 이 동문과 같이 일하는 분, K 대표를 소개받았다. 또 K대표가 며칠 뒤 베트남에서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G 대표를 소개해줬다. 소개받자마자 오늘 이 분과 다음 주 줌으로 이 분의 경험을 듣기로 했다. 베트남 진출을 앞두고 그 경험을 들을 수 있어 일이 풀려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이밖에도 우리 대표가 내게 소개해준 2~3명 인연을 시작으로 이번 출장에서는 4일 만에 30~40명에 달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예전부터 대표가 사람을 만나다 보면 무슨 일이 벌어져도 벌어진다더니 이번 출장이 그랬다. K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업장에 우리 제품 시범 운영을 하기로 했고, 우리 대표가 소개해준 한 곳은 규모가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됐고 또 다른 업체는 구매 의사를 밝혔다. 또 내가 사전에 연락했던 또 다른 업체는 곧 시범 운영을 해보기로 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일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 이렇게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한 우리 대표의 안목에 감탄을 했고, 이후 빠르게 실행에 옮긴 나 자신에게도 칭찬해주고 싶다.



게다가 며칠 간의 베트남 출장으로 말미암아 베트남에 우리 직원을 뽑아야 할 이유도 찾았다. 직원이 있으면 좋다가 아니라, 직원이 있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다음 방문 때에는 또 다른 고객을 모시고 시연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무척 진행 속도가 빠르다. 게다가 대만에서 공들여왔던 직원 채용도 대표 승인이 떨어져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브라보. 대만에 채용을 하려는 후보자를 대표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하면 어쩌나 걱정을 내심 했다. 이렇게 한 번 사람을 뽑을 수 있게 되니, 자신감이 더 붙는다. 베트남에서도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어떻게 해야 그런 사람을 찾을 수 있는지 알 거 같다.



이렇게 알차고 꽉 찬 2주를 보낸 건 사실 오랜만이다. 그간 너무 다른 환경에서 일하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있어 기쁘다. 대표도 수고하셨다며 웬일로 격려를 다 해줬고, 덕분에 대표를 원망했던 마음도 많이 사그라들었다. 사람 맘이 참 간사하다. 몇 주 전만 해도 회사에 더 이상 있지 못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그래서 내 걸 해야겠다는 마음도 먹었는데, 그 시기가 조금이지만 눚춰질 거 같다.



쭉 서술했듯 이번 일 겪으면서 지금 속한 회사 그리고 처한 상황에서 일을 해나가려면 전에 일하던 방식과는 다르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일을 못했던 게 아니라 방식을 몰랐던 것뿐이다. 신규 시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일단 많은 사람과 접촉해야 한다. 5일간의 베트남 출장에서 만난 사람이 3회, 무려 14일간 만났던 사람보다 많다. 그러니 일이 빨리 잘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걸 진작에 알았다면 대만 현지 직원을 빨리 뽑아 더 빨리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빨리 만들었을 것이다. 이제 성공 방식을 알았으니 내가 진출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마켓에 조금씩이라도 들어갈 수 있다. 잠시 홀딩했던 태국/호주뿐 아니라 신규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도 진출을 할 수 있을 거로 기대하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 무척 피곤하고 힘들지만, 마음이 이처럼 가벼웠던 적은 이직 후 처음. 내일 아이들과 함께할 주말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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