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의 무게

by 정대표

요즘 들어 가장 많이 느끼는 부분, 그리고 얼마 전에 글에도 썼던 걸 요 열흘간 일하면서 다시 더 한 번 뼈저리게 느꼈다.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받아들인다는 게 어쩌면 겸손하면서도 멋진 말일수 있다. 내가 믿는 것 중 하나고, 이렇게 살아왔고,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를 받아들인다는 게 생각만큼 쉬운 게 아니다. 결과가 좋을 때는 쉽다. 겸손하면 되기 때문이다. 좋은 결과에 대해 기쁜 마음을 숨기지는 않더라도 나 혼자만 한 게 아니라는 겸손의 한 마디 정도면 충분히 즐겁고 빛이 난다. 정말 어려울 땐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다. 지금 내 상황과 같은데, 일단 창피함과 수모를 겪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좋은 결과가 나 혼자 잘해서 된 게 아닌 것처럼 나쁜 결과 역시 나 혼자 잘못한 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쁜 결과는 내 혼자 감당해야 할 때가 대부분이다. 더더군다나 책임을 져야 하는 높은 자리라면 더 그렇다.



사실 결과라는 게 상대적이고 시점에 따라서도 다르다. 내가 지금 자리에서 6개월 이상만 버틸 수 있다면 결과는 매우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내가 맡은 역할이 6개월이 갈지 그 이상이 갈지, 아니면 그전에 달라질지 예상할 수가 없다. 더더군다나 스타트업 환경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다만,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찾아오기 쉬운 조급함을 버리려 노력 중이다. 다른 말로 마음을 비우고 있다. 지금 하는 일을 그래도 하되, 몸과 마음을 가볍게 힘 빼고 일을 하려고 한다. 뭔가를 더 하려고 애쓰기보다 오히려 뭔가를 덜어내려고 한다. 더 애써봐야 몸과 마음에 힘만 잔뜩 들어갈 뿐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물론 이런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건 그분의 생각. 난 내 생각대로, 다만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하루하루 살아가려 한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이다. 내 몸과 정신이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몸과 마음으로 가족을 돌보고, 그다음에 일을 생각해야 한다. 이 모든 걸 짊어질 사람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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