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10분
고작 10분. 현 직장을 대표에게 회사를 떠나 내 일을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이 대화는 내 앞 날에 대한 이야기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의 정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역시, 기대를 했던 내가 잘못. 수고했다는 말을 기대한 건 아니다. 하지만, 본인과 같이 일한 사람이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약간의 관심 정도는 가지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대표의 태도는 떠나는 내 마음을 무척이나 가볍게 해 줬다. 너무 좋은 회사와 동료를 떠나 내 열망을 이뤄내려 하는 상황이었다면, 한 번 더 고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건조한 대화를 마치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여러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창업은 절벽에서 떨어지면서 비행기를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고 한다. 따라서 창업은 위험해(Dangerous) 보인다. 하지만, 만약 절벽에 든든한 로프가 걸려있다면, 또는 절벽이 너무 깊어 비행기를 만들어 낼 시간이 충분하다면, 혹은 비행기가 어느 정도 완성이 되어있다면, 마지막으로 같이 할 동료가 능력이 출중하다면, 이건 위험한 일이 아니라 단순히 무서운 혹은 두려운 (Scary) 일이 된다.
그리고 나는 기꺼이 무섭고 두려운 길을 몇몇 동료와 함께 하려고 결심했다.
앞으로 이 과정을 글로 쓸 생각이다. 중요 장면마다 내가 배운 것들이 있을 것이고, 이 배움이 어떤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거라 믿고, 더 나아가 배움을 나누는 과정에서 나 역시 얻는 것이 있을 거라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