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는 직장 생활을 마치기 직전 느꼈던 불안감은 다행히 가셨다. 돌이켜보면 이 불안감은 단순히 급여가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 것이 대한 건 아니었다. 자기 효능감과 연결되어 있었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내가 어떤 일을 하든, 얼마나 잘하든 관계없이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급여가 매달 들어온다. 자기 효능감이 낮아지기도 하고 높아지기도 하겠으나, '0'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급여'라는 것이 간접적이지만 자기 효능감을 증명해 준다. 하지만 창업을 하면 급여가 당장 들어오지는 않을뿐더러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결정하고, 그 일을 해나가야 하기에 자칫하면 자기 효능감이 '0'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급여를 떠나서 쓸데없는 일만 잔뜩 하면서 엉망징창이 될 수도 있으니 자기 효능감이 바닥을 기기 딱 좋다.
창업을 하고 회사를 키우기 위해서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 시간이 중요하다, 자금이 중요하다, 혹은 공동 창업자나 직원이 중요하다 등등. 하지만 창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자산은 창업자 본인이다. 특히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육체 및 정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자기 효능감을 자주 많이 느끼는 게 중요하다.
자기 효능감은 어떤 목표를 달성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뜻한다. 이를 위해서는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해결할 문제를 세팅해야 하며, 그것들을 해내기 위해 필요한 일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나 같은 경우 비즈니스를 주로 책임지다 보니 관련해서는 정리를 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나 자신을 유능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연구개발 쪽은 동료들에게 위임을 준 상황이니 사실 답답한 구석이 없지 않다. 이 분야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니 불안감을 가졌던 건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떻게 하면 연구개발을 하는 동료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회사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추냐다. 그리고 동료를 믿을 뿐이다.
앞으로 넘어가야 할 산이 많다. 지금 겪고 있는 건 앞으로 내가 겪어야 할 수많은 고비 중 일부분이다. 때문에 창업의 여정 속에서 지금처럼 자기 효능감은 끊임없이 요동치겠지만, 내 신념과 목표를 잃지 않는다면 해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 순간 한 순간을 그저 도전로 받아들이고, 결실을 맺을 날까지 꾸준히 나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