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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창업 - 예상할 수가 없다

by 정대표

보통 예상치 못한다는 말을 들으면 나쁜 일을 생각하기 쉬운데,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원래 모금하려던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모금하게 됐다. 예전에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처음 투자를 받으러 다닐 시점에 일단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들부터 접촉해 나갔다. 그중 한 후배가 "형, A가 저희 회사에서 시드 펀드 가지고 있어요. 그 친구 만나보세요." 오, 운이 좋았다 생각했다. 먼저 줌으로 이야기를 했다. 마침, 이 후배가 2024년에 털어야 하는 펀드가 있었고, 내가 하려는 전체적인 그림에 관심을 보였다. 이 친구를 필두로 다른 후배가 투자를 약간 했고, 또 A가 소개한 다른 펀드 소속 B는 우리 회사 CTO를 무척 마음에 들어 해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자 또 이 B가 또 다른 펀드에 우리 회사를 소개했다. 처음 자금 모금을 시작할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그림이다.



생각지 못하게 제품 개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하는 게 아니다. 어느 정도 형성된 초기 시장에 시장 진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기술로 비즈니스를 전개하려 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개발 속도다. 개발 속도가 늦을수록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기는 회사 혹은 사람이 생기기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투자를 받고, 잡다한 일이 정리가 되고, 또 회사 형태를 갖추면서 개발팀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예상치 못하게 새로운, 그리고 좋은 인연이 계속 생기고 있다. 비즈니스는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사람이 연결되어야 한다. 그 후에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이나 네트워크가 또 연결된다. 기술 개발도 결국 연결이다. 완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그런 게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이런 것이 아니라면, 기술도 연결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좋은 인연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우리 회사의 네트워크가 팽창하고 있는 느낌이다.



지금껏 경험상 시작이 좋아야 끝이 좋을 확률이 높았다. 고진감래라는 말이나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도 있지만, 시작부터 고생하면 정말 중요한 시기에 쓸 힘이 없다. 따라서 난, 무슨 일이든 시작을 좋게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렇게 보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시작이 좋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결말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에 기시감이 든다. 물론 자만은 금물.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충분한 자금, 빠른 기술 개발, 그리고 네트워크 확장을 좋은 신호로 삼아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해 실행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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