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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창업 - 창업하고 나서 달라진 점

by 정대표

체력이 국력(?)이란 말을 실천하고 있다. 창업하고 1년 가까이 이 일을 해보니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 때문에 1주일에 6~7일은 45분~60분 운동을 반드시 해 건강 관리를 한다. 출장 가서는 꼭 호텔 피트니스 센터에서 하고, 집에 오면 집 앞 피트니스 센터를 찾는다. 호텔 고르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도 피트니스 센터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느냐다. 먹는 것도 신경 쓴다. 가능한 액체 과당이 들어간 음료나 면요리, 빵은 어지간하면 먹지 않는다. 그래서 더 건강해졌다.



더 겸손해졌다. 운이 생각보다 아주 많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기 때문이다. 운 7기 3이라는 말이 있는데, 어디까지가 운이고 실력이냐는 사람마다 다르게 정의하려 하겠지만, 나는 운이 9.5쯤, 기가 0.5쯤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열심히 해서 우리 부모님을 자식으로 태어 난 게 아니며 자란 환경에 따라 엄청나게 다른 인생을 사는 걸 우리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노력 부분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 창업하고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면 인연이 이어지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좋은 일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내가 예상했던 것이 아니며, 내 실력이라 보기도 어렵다. 운이라 생각하고 좋은 일이 생겨도 기쁘고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오늘만 날이다”라는 말을 더 잘 실천하게 됐다. 내게 내일은 없다. 어제도 없다. 그저 현재를 충실히 살뿐이다. 누구를 만나도 어디서 무엇을 해도 내가 가진 모든 걸 동원해 ‘해내려고’ 한다. 나는 창업자로서 꿈을 꾸고 그 꿈을 지금 내가 가진 것으로 만들어 가기에 미래를 산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미래는 내가 지금, 오늘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오늘만 날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지루함을 비교적 덜 느끼고 산다.



조급함을 더 느낀다. 주말 이틀이 참 긴 시간이라는 것, 그리고 휴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깨닫게 됐다. 월급을 줘야 하는 의무가 생겨서만이 아니다. 일이 더 빨리 진행돼야 하는데 생각보다 느리게 진행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렇다. 7일 중 2일이 휴일, 공휴일과 연차까지 생각하면 아무리 적게 봐도 1년에 1/3이 쉬는 날이니, 그만큼 일이 더디게 진행된다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 이 때문에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획기적인 방법으로 멋진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할 의무가 대표인 내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지 않다면, 남들이 쉬는 1년에 1/3이나 되는 휴일에 전전긍긍하는 대표가 될 수밖에 없다.



약간의 조급함을 느끼는 걸 빼면 창업하고 나서 내 모습은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더 건강해졌고, 더 겸손해졌으며, 현실에 충실한 사람이 되었다. 앞으로도 이런 식이라면 어떤 결과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창업의 과정이 행복했고 즐거웠다 말할 수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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