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여행에서 가장 먼저 만난 그림은 네덜란드 화가 Edgar Fernhout의 자화상이었다. 나는 이 그림에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화가의 용기를 느꼈다. 본인에 대한 감정이 있는 듯 없는 듯 덤덤하면서도 강렬한 눈빛으로 본인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며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 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기에 충분한 그림이었다.
다음 그림은 모네의 유명한 작품인 "해돋이, 인상"이었다. 막 그린 듯해 보이지만, 해가 막 떠서 하늘도 수평선도 구분할 수 없을 때를 그린 듯하며 강렬한 해가 바다에 비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 천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며칠 전 해운대 바다를 산책하며 찍은 이 사진에서 해가 비치는 저 희미함을 모네라면 어떻게 표현했을까 궁금하기 까지도 했다.
마지막 내 마음을 울렸던 그림은 아래와 같은 모네의 수련이다. 여기서 난 한 가지가 눈에 띄었다. 저 빨간 꽃, 마치 지금이라도 툭 튀어날 것만 같은 저 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연구와 경험이 쌓여야 저런 입체감과 생동감을 표현할 수 있었을까? 이런 창의력이 어디서 나왔을지 너무 궁금해졌다.
결론적으로, 이번 여행은 나에게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선사했다. 그림에 대한 무관심에서 시작된 여행이 결국 창업가로서의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다소 흥미롭다.
Edgar Fernhout의 자화상에서 느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용기', 모네의 "해돋이, 인상"에서 발견한 '순간을 포착하는 천재성', 그리고 수련 그림에서 경험한 '창의적 표현력'은 모두 성공적인 창업가가 갖춰야 할 핵심 자질이라는 생각을 했다. 화가가 캔버스 위에 새로운 세계를 창작하듯, 창업가 역시 세상에 없던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작자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나 자신을 창작자로 정의하고 회사를 운영해보려 한다. 화가가 붓과 물감으로 작품을 만들어내듯, 나는 사업이라는 도구로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그려내는 창작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