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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도착

by 정대표
출국

살던 집에서 떠날 때만 해도 복잡한 심경이었다.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도 하나둘씩 빠진 게 보이고, 아직 해결을 못한 문제도 있었기 때문인 거 같다. 그런데 막상 싱가포르에 도착해 하루 정도 지내보니,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에 집중을 하게 되어 그런지 복잡한 심경은 과거 일이 됐다.


임시 숙소로 가는 길


출장으로, 그리고 여행으로 벌써 열 차례 가까이 방문을 한 탓인지 싱가포르 공항은 익숙했다. 공항에서 30분 남짓 달려 도착한 임시 숙소는 연식은 되어 보이지만 깔끔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방 2개는 넓지 않아도 그럭저럭 지낼만한 사이즈였고, 수납공간이 많아 짐이 많은 우리 가족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임시 숙소

첫 외식은 유치원을 돌아보다 퀸즈타운 역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했다. 로컬 음식점으로 중국식인 듯했다. 완탕면, 치킨 커틀렛과 밥, 짜장면 비슷한 비빔면을 먹었는데, 아이들도 우리 부부도 너무 맛있게 먹었다. 가격도 너무 착했다. 세 가지 음식이 단돈 18불로 한화 16,000원이 조금 안 되는 가격이었다. 저녁에는 아이들은 한국에서 가져온 고등어와 비비고 한우곰탕을 먹였고, 난 레지던스에 붙어있는 로컬 식당에서 치킨 커틀렛 카레라이스를 포장해서 먹었다. 단돈, 4.5불. 화이트 와인을 곁들였는데 18불 가격 치고는 괜찮은 맛이었다. 술이 전반적으로 한국보다도 비싸지만 와인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한 경우도 있는 거 같다.


오늘은 4개 유치원을 돌아보았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유치원 2곳과 차일드 케어에 속하는 유치원 2곳을 봤다. 교회 유치원은 10주에 1000불 안팎으로 월등하게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나 방학이 길고 운영 시간이 3~4시간으로 짧은 게 흠이다. 차일드 케이에 속하는 유치원 2곳은 대략 Half day 기준으로 한 달에 1300~1500불 안팎으로 가격은 비싸지만 방학이 거의 없고 Half day는 4시간 정도, Full day는 비용은 더 비싸지지만 최대 12시간까지 맡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우리가 살 곳과 가까운 교회 유치원을 일단 보내는 거로 잠정적으로 결정했다. 교회 유치원 모두 우리가 살 곳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지만, 나머지 두 유치원은 모두 셔틀을 태워야 하고 월 200~300불의 추가 비용이 든다.

퀸즈타운 차일드 케어

내일은 우리가 살 곳을 돌아본다. 일단 와이프 회사랑 가까운 퀸즈타운 MRT 근처 콘도와 지금 임시로 살고 있는 리버밸리에 주변 콘도 역시 돌아보려고 한다. 마음은 퀸즈타운 쪽으로 거의 굳혔지만, 거주지 성격이 더 강한 리버밸리도 같이 보면 좋을 거 같다. 퀸즈타운 근처 콘도는 볼만 한 곳이 많지 않은 게 흠이다. 딱 2곳이 후보지인데, 한 곳은 연식이 18년이 되었지만 조금 넓고, 한 곳은 연식이 3년도 되지 않았지만 집이 좁다. 싱가포르 콘도는 같은 가격이면 오래될수록 넓고, 새로 지은 것일수록 좁다.

수영장, 애들은 신났다


와이프가 새 업무에 적응해야 하고, 나도 오퍼 레터에 사인하는 일이 남아있지만, 아이들 유치원과 살 곳을 결정하면 싱가포르에 정착하기 위한 준비를 70%는 마친 셈이 된다. 앞으로 어떤 삶이 될지 기대된다. 조금씩 미래에 대한 걱정이 기대감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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