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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외식하기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저렴한 수준이다

by 정대표

어제는 모처럼 결혼 15주년을 맞아 로버트슨키에 위치한 이태리 음식점을 가봤다.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인 6시경 방문해서 그런지 음식점 주변은 무척 수려했다. 겉에서 보기만 해도 비싸 보이는 멋진 콘도와 유유히 흐르는 Singapore river, 그리고 해질 무렵의 햇살이 어우러져 주말 저녁의 수려함을 더했다.


아이들과 같이 먹기 위해 트러플 파스타, 깔라마리 튀김, 그리고 안심 스테이크를 주문했고, 와이프와 나는 와인 3잔을 나눠 마셨다. 파스타와 튀김은 수준급이었고, 안심 스테이크는 확실히 집에서 해 먹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스테이크가 250g에 39불++ 가격인데, 이 가격에 수준급 스테이크는 무리다. 하지만 트러플 파스타는 생각지 못하게 고퀄이었다. 트러플도 듬뿍 올라가 있었고, 크림소스가 감칠맛이 나는 게 일품이었다. 와인도 좋았다. 나는 화이트 와인을, 와이프는 스파클링 와인을 글라스로 주문했는데, 잔당 12불인 가격을 생각하면 아주 좋았다. 이렇게 먹은 게 170불, 한국돈으로 15만 원 남짓인데, 한국 청담동에서 먹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 수준은 아니었다.

로보트슨키 주변


이틀 전에는 유명하다는 볶음 국숫집이 있다는 레지던스 근처 호커센터에 찾아가 보았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볶음 국수, 군만두, 우육면, 돼지고기 & 양고기 사테, 과일주스 2잔, 맥주 1잔, 그리고 콜라 1잔. 볶음 국수는 아이들이 먹긴 양념이 세서 우리가 주로 먹었고, 아이들은 군만두, 우육면, 그리고 사테를 주로 먹었다. 우리가 주로 먹은 볶음 국수는 물론, 아이들이 골라 먹은 이 음식들 수준도 꽤 좋았다. 특히 군만두는 5불에 10개 담겼었는데, 가성비는 물론 맛도 수준급이었다. 이렇게 배불리 먹었는데, 쓴 돈은 34불. 어떻게 이 정도 음식 수준에 이런 가격이 나오는지 신기했다. 한국에서 먹었다면 6~7만 원은 나왔을 거 같은데 말이다. 물론 야외라 덥고, 다소 시끄럽고, 각각 다른 음식점에 음식을 주문하기도 해야 하며, 음식을 직접 가져와야 한다는 걸 감안해야 하지만, 한국 대비 무척 저렴했다.

만두 그릇에 우육면을 덜어주었다

레지던스 1층에 위치한 식당도 저렴하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키즈 메뉴가 저렴하다. 세금 봉사료 포함 7불에 먹을 수 있는 키즈 메뉴가 4가지 있는데 그중 서은이가 즐겨 먹는 햄버거 세트는 아주 훌륭하다. 식사량이 많지 않은 성인이 먹어도 될 만큼 두툼한 소고기 패티는 육즙도 상당하다. 어른들을 위한 메뉴는 대략 11~15불 선인데, 수준이 괜찮다. 15불짜리 양고기 스테이크를 한 번 먹어보았는데, 푸짐하진 않았어도 고기질이나 소스 맛이 일품이었다. 이렇게 아이들 둘과 어른 둘이 먹으면 40불 정도 나오는데, 음식 질을 생각하면 아주 괜찮다. 가격 대비 음식 수준이 괜찮아서인지 근처 직장인들이 점심을 자주 먹으러 오는 것 같다.


두툼한 패티가 인상적인 키즈 햄버거


사실 최고급 레스토랑을 가지 않는 한 한국에서 가격을 비교해보면서 식당을 다니지 않았다. 그러나 외국 살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인지 이렇게 식사를 하고 나면 꼭 계산서를 확인하고 한국하고 비교하는 게 습관이 됐다. 지금까지 짧은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한 음식 가격은 한국 하고 비슷하거나 저렴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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