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의 단점
벌써 재택근무를 하게 된 게 한 달을 훌쩍 넘어가고 있고, 와이프는 벌써 3달이 넘게 하고 있다. 재택근무는 출퇴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긴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단점이 존재한다.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회사에 출근하고 싶은 심정이다.
일과 개인사 분리가 어렵다
나는 업무 상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는 편이다. 물론 직장 생활 초년생, 세일즈를 처음 시작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할 정도로 업무 스트레스를 집으로 가져왔다. 그 당시 세일즈 목표를 달성하지 않으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곤 했는데, 어느 시점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하고 난 후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난 후에는 업무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았다. 업무 시간이 끝나면 회사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싹 몰아내고 가족과 혹은 지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됐다. 그런데 최근 일을 집에서 하다 보니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지인을 만나 회포를 풀 수도, 가족과 외출을 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 더 그런 것도 있지만, 많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일 생각이 머릿속에서 잘 떠나지 않는다. 하루 종일 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즉 일과 개인사가 분리되지 않는 경험을 하고 있다.
업무 강도가 높다
생각보다 높다. 아직 콜이 일주일에 10개 안팎이라 시간적으로는 얼마든지 여유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지만, 그 밖에 시간에 콜에 대한 자료를 준비하고, 앞으로 할 일에 대한 준비를 하다 보면 하루가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가고, 업무 강도도 높다. 아이들이 내가 일하는 공간에 드나들기는 하지만, 그 외에는 일하는데 집중을 빼앗길 일이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업무에 대한 몰입도가 올라가는 것 같다. 이게 장점 같지만 단점이라는 생각을 하는 이유는 너무 업무 강도가 높다 보니 오히려 내 개인적인 일을 할 때 써야 할 에너지까지 모두 쓰는 기분이다. 일과 사생활이 분리가 잘 되지 않는 데다가 오히려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니, 내 삶 전체 관점에서는 마이너스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업무 시간이 불규칙하다
회사원인가 아니면 프리랜서인가, 알 수 없는 지경이다. 다행히 정해진 날에 급여가 들어오고 있어 회사원임이 확실하지만, 그 외에는 내가 회사원이라는 걸 뒷받침할 증거는 많지 않다. 오히려 프리랜서임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가 여럿 보인다. 첫째, 집에서 그리고 전화로 일한다. 회사원이라면 회사에서 그리고 직접 만나 부대끼면서 일할 텐데 말이다. 둘째, 업무 과정이 아니라 업무 결과와 질로 평가받는다. 물론 상사와 업무 과정을 일부 공유하고 있긴지만, 내가 누워서 일하든 앉아서 일하든, 1시간을 일하든 하루 종일 일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일의 결과와 질로 평가를 받는 프리랜서 같다. 마지막으로 일하는 시간이 불규칙하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업무시간으로 정해진 시간만 일하면 그만이었는데, 재택을 하면서 시간 제약이 없어지니 오히려 업무 시간이 불규칙해졌다.
삼시 세 끼를 가족과 함께 먹고, 더는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없을 만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 그리고 출퇴근하는 수고를 덜어 육체적인 피로가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단점도 많이 보인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이 될까? 그 답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하나 확실해 보이는 건 바이러스가 종식이 되더라도 Social Distancing 차원에서 한동안은 재택근무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점이다. 재택근무가 New Normal이 될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