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고양이

작은 생명은 나에게로 와 깨달음이 되었다.

by 김병섭

새끼고양이

방학이라면 꽤 이른 아침이라고 할 수 있는 아침 10시, 알람이 저를 잠에서 깨웠습니다.

방학인데도 학원을 가야 한다는 사실에 우울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밥을 먹고, 양치를 한 뒤, 우울함을 씻어내기 위해 햇빛을 맞으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햇빛을 맞으며 아침공기를 즐기고 있을 때, 어디선가 아주 작은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잘못들었겠지

라고 생각했던 찰나 한번 더 그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삑..삑..삑..”. 나는 소리의 근원을 찾기 위해 귀를 기울이며 집을 한바퀴 돌기 시작했습니다. 집을 거의 다 돌았을 즈음, 아주 작은 무언가가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자세히 보니 눈도 뜨지 않은 새끼고양이었습니다. 고양이는 희미하게 움직이면서 울고 있었습니다. 나는 우울한 감정을 싹 잊어버리고 고양이를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이가 매우 위태로워 보였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고양이를 구조하고 싶었지만, 어미고양이가 새끼고양이를 놔두고 먹이를 구해온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어미고양이가 다시 오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새끼고양이를 그대로 둔 체 우선 학원을 가기로 했습니다.

학원에서 친구들과 방학인데 굳이 학원을 가야 하냐는 말들을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학원에서 의미없는 시간을 떼우고, 집에 갈 시간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집에 온 이후로도 어미고양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밤 10시가 되자, 더는 어미고양이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가족과 상의한 끝에 직접 새끼고양이를 구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밖에 나가서 아직 살아있는 새끼고양이를 가지고 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밖이 매우 추웠기 때문에 고양이의 몸도 차가웠습니다. 고양이를 손으로 잡아올리니 저항도 않고 숨만 가뿐히 내쉬는 것이 힘이 다 빠져 탈진한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숨은 붙어있었고, 고양이를 집 안으로 이동시키자 곧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울음소리도 더욱 커졌습니다. 뭐라도 좀 먹여야 겠다는 생각에 미음을 끓여서 적당히 식혀 약병에 담아 입으로 한방울씩 떨어트려 주었습니다. 그러자 고양이가 울음을 멈추고 온 힘을 다해 받아먹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미음을 다 먹이고 작은 상자를 마련해 그곳에 넣어주었습니다. 따뜻하게 데운 물을 담은 물병도 같이 넣어주었습니다. 그러자 알아서 물병에 몸을 딱 붙여 몸을 녹이는것이, 아까전 미음을 먹던것도 그렇고 살려는 의지가 매우 강해보였습니다. 살기위해 아둥바둥거리는 고양이를 눈앞에 두고 나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고양이와 나의 오늘 하루를 비교해보니 오늘 내 일과는 초라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내가 들여온 저 고양이는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내기 위해 발버둥을 쳤을것인데, 나는 안전이 보장된 오늘 하루에서 학원에 가야한다는 사실에 우울해 하기나 하고, 고양이가 나보다 훨씬 작지만, 나보다 몇백배는 더 위대해 보였습니다.

고양이를 재우고 나서 침대에 누워 오늘 하루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나는 학원에서 친구들과 떠들며 넘쳐나는 시간을 버리고 왔는데, 고양이는 내가 쓸데없이 보낸 시간을 살기 위해 발버둥 쳤을 것을 생각하자, 갑자기 창피해졌습니다. 앞으로는 절대로 시간을 헛되히 쓰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는것을 깨닫게 되었고, 하나의 생명을 살렸다는 생각에 나름의 자부심 또한 끼면서 눈을 감았습니다. 눈을 감으며 내가 지금 살고 있는 환경이 정말 좋은 환경이었구나라는 생각과, 그것을 깨닫게 해준 고양이를 무조건 살려내겠다는 마음, 그리고 앞으로 하루를 알차게 보낼 방법 등을 생각하며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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