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으로 찾은 소중한 것

by 김병섭


고통으로 찾은 소중한 것

힘들었던 피자집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터벅 터벅 걸어가는 한 남자가 있었다. 삐쩍 마른 체형에 힘들어서 축 처져버린 눈과 헬쑥한 몰골을 한 그 남자는 바로 나였다. 휴대폰의 까만 액정에 비친 모습은 너무나도 피곤해보이고 터벅 터벅 걷는 다리는 금방이라도 뒤로 꺾일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나의 눈엔 그가 자랑스러웠다.

그렇게 휴대폰을 키고 잠금화면을 풀자 나를 반긴 것은 새하얀 구름과도 같은 백색의 도화지와도 같은 화면에 촘촘하게 박혀 자신을 드러내는 검은색의 무언가.

그 무언가는 점과 선이 모여 도화지에 자신만의 의미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것들은 서로 모여 여러 의미를 가지게 되고 결국 하나의 도화지를 가득 채워 이야기가 된다.

그런 글들을 보며 나는 고통을 잊게 되며 머릿속에 글자들을 조합하며 그 상황을 상상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새로운 장면이 상상이되며 몰입하게 된다. 그렇게 한 화 한 화 읽어나가며 그 작품의 세계에 빠져버렸다. 주인공이 슬플 때엔 나 자신도 슬프고 기쁠 때 에는 미소를 지으며 주인공에게 공감한다. 고통을 잊으며 걷다보니 어느새 나는 집앞 현관문에 도착 해 있었다. 집에 들어가서 부모님이랑 이야기 하고선 저녁을 먹으며 다시 글을 읽었다. 글을 읽는 순간 만큼은 정말 모든것을 잊어버릴수 있었다. 침대에 눕자마자 ‘아고고’ 앓는 소리를 냈다. ‘고작 하루에 6시간을 서서 일하는 것인데도 이리 힘들다면 부모님은 얼마나 힘들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 앞에서 힘든 기색을 자주 드러내지 않으시는 부모님이 한없이 존경스러워졌다.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돌아오시고 바로 가사를 하시는 부모님. 힘들어도 밥을 먹이기 위해 열심히 가사를 하시는 부모님이 너무나도 존경스러웠다. 그런데 부모님은 어떤걸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 하시는걸까 궁금해졌다.

나는 어떠한 사람이 써낸 하나의 세계를 보는 것으로 행복을 느끼는데 부모님은 도대체 무엇을 보거나 하시며 스트레스와 고통을 날려버리시는 걸까. 나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자식들이 사고 안치고 건강한 것으로 행복을 느끼시지 않을까 라고 감히 생각을 해본다.

누군가는 하찮게 여기는 글일 뿐이지만 나에게는 정말로 큰 행복이다. 가끔씩 소설을 보다보면 그 장면을 내 손으로 그리고 싶어진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나오는것은 모두 지렁이와 잔뜩 뭉개진 지우개같이 생긴 무언가들 뿐이다.

하지만 나는 계속 그릴것이다. 언젠가 누군가의 세계를 그리기 위해 나만의 세계를 그리기 위해.

고된 하루를 보내고 집과 같은 자신의 휴식처로 돌아가는 길 당신은 무엇을 하시나요.

라디오를 듣거나 소설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다양한 행동과 다양한 모습이 보이겠죠.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것들이 물감처럼 당신의 일상에 물들어 있을겁니다. 저에게 소설이 그런 의미이듯 여러분도 그런 것이 아닐까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은 처음은 느끼지 못해요. 어떤 힘든 일이 있는 상황에 찾는 그것이 바로 당신이 바라는 평온함, 행복, 여유, 즐거움이 아닐까요?

고통속에서 찾은 행복을 잊지 않고 살아갑시다. 소설을 읽지만 글재주는 전혀 좋아지지 않지만 저는 행복합니다. 당신들도 행복을 찾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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