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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섭 Jul 04. 2023

어떤 사랑을 해야 이런 가슴 아픈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김소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봄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밟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시라는 것은 무엇일까? 언어의 울림, 운율, 조화 등의 음악적 요소와 언어에 대한 이미지 등 회화적 요소를 통해서 독자의 감정 상태에 대한 정서나 호기심을 자극하게 하여 상상력과 배경지식을 높여주는 문학 작품의 한 형식이다. 하지만 나는 시집을 사서 읽을 정도로 시를 좋아하지만, 시를 읽고 그 시가 내게 깊은 울림을 주고, 읽자마자 이미지가 떠오른적은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매우 적었다. 여태 학교 생활을 하며 교과서에 실린 시와, 직접 찾아서 읽은 시와, 시집을 구매해 그 시집 속에 담긴 시 등을 모두 총 합치면 과연 몇 작품의 시를 읽었을까? 아마 생각보다 매우 많은 시를 읽었을 것이다. 그 많은 시 중 방금 말했듯 손가락 안에 꼽을 시가 될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시를 읽고 든 생각들과 경험들을 글로 써내보려고 한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지만지금은 알게 되었다

 김소월 작가님의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시는 이 시 속의 말하는 이와 시인이 같은 것을 보아 작가님이 직접 겪은 일과 그 경험 속에서 느낀 감정들을 쓴 것 같다. 이 시를 보면 정말로 사랑했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인한 슬픔과 그것으로 인해 다시 보이는 세상을 내용으로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은 한 후, 대상과 헤어지기 전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일상의 달을 이별로 인한 설움과 그리움으로 대상을 비춘 채 감정이입을 하여 달을 보며 슬픔을 느끼며 이 슬픔을 글로 표현하고자 이 시를 쓴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시의 제목은 왜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일까? 이 시를 읽다보면 반복되는 구절이 있다. 바로 시의 제목과 같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문장이다. 시 속에서도 반복되어 강조되고, 그것을 제목으로 함으로써 더욱 눈에 띄게 강조된다. 사람들에게 더욱 기억에 남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이 시속에서 기억에 남는 시구를 고르라고 한다면 나또한 작가의 의도와 맞게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시구를 고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단지 이 구절을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강조의 효과로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닌 가슴 속에 시를 와닿게 만들었기 때문이라 말하고 싶다. 그 구절을 반복할수록 예전에는 미처 몰랐지만, 지금은 알게 되었다는 문장에 맞게 자신의 그리움과 설움, 슬픔이라는 감정을 더욱 격하게 느끼는 것같이 느껴지며 밝디 밝은 달을 달을 보고 달과 상반되는 자신의 암울한 감정을 상기시킨다는 것이 너무나도 불행하고 참혹하기까지 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시구는 나의 마음을 울렸기에 내 명대사로 남는다.     


곁에 항상 밝게 비추고 있었기에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다

 이 시를 읽고 나는 습관적으로 이 시속에 담긴 내용의 뜻은 무엇일까, 과연 비유의 대상이 달이 맞을까, 이 단어와 문장에 숨겨진 다른 의미는 없을까 등을 의문으로 가지며 해석을 하게 되었다. 시를 읽으면 해석을 하게 되고, 내 해석이 과연 대중들이 해석한 내용과 같은지 검색을 하며 비교를 해보는데 이 시는 역시나 다른 의미없이 보이는 그 자체의 시 그대로를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렇기에 해석을 해보면서 구체적으로 읽어볼수록 내가 직접 겪은 일은 아니지만, 내 친구가 겪은 일과 대입되어 보였다. 그 일을 풀어보자면, 내 친구 중 한 명은 나와 같은 여자중학교를 다니고 인터넷강의와 자습서, 문제집 등으로 혼자서 공부를 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어 학원을 다니지 않았기에 남자라는 존재와는 가족이 아닌 이상 만날 접점조차 없었는데 어느날 버스에서 만난 남자에게 내 친구가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버스에서 만나 내적 친밀감이 쌓여 친구를 하고 싶다며 먼저 말을 걸어 친구를 하고, 몇 개월 후에 사귀기로 해 고등학생이 되어서까지 오랜 연애를 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연애를 하는 동안은 학교가 끝나고, 주말이 되고, 공휴일이 생기고... 등의 남는 시간은 온갖 남자친구와 보내며 지내왔었다. 내가 보기에도 내 친구는 남자친구를 정말 좋아하다못해 사랑해서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으며 사소한 것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하고, 챙겨주었는데 그렇게 남자친구와 붙어다니던 친구가 어느날부터 친구는 하교를 혼자 한다며 심심하니 통화를 해달라고 전화를 걸고, 같이 만나서 놀기로 약속할 때마다 남자친구와의 약속으로 인해 시간 맞추기가 힘들었는데 금방 날짜와 시간을 맞추며 친한 친구들 무리와 나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었다. 그것에 대해 큰 의문을 가지지 않아 그냥 평소대로 지내었지만 후에 알고보니 남자친구가 그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여자와 사귀며 흔히들 말하는 양다리를 걸치며 바람을 피웠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후 친구는 충격과 분노를 억누르며 이성적으로 판단해 이별을 고했고, 남자친구는 그 이별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후에 (전)남자친구는 약 일주일 정도 뒤 내 친구에게 연락을 하며 내 친구의 소중함과 중요함을 몰랐다며 헤어져보니 알게됐다고 정말 네가 필요하다면서 슬픔과 울분을 토해냈지만 받아주지 않은 친구로 인해 슬픔에 잠겨 이별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을 일상답게 보내지 못하고 우울증에 걸려 상담과 치료를 위해 한동안 상담을 받으러 다녔다고 한다. 그 친구의 (전)남자친구에게 내 친구란, 자신의 곁에 항상 밝게 비추고 있었기에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이별을 통해 밝은 달이 설움과 같은 대상인 이 시 속의 달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떤 사랑을 해야 이렇게 가슴 아픈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초반에 말했듯 시를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보다도 시를 포함한 내가 원하는 감정과 스토리가 담긴 글을 쓰는 것을 더 좋아한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한글을 교육의 힘없이 어머니께 약간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남들보다 빨리 익히고, 어린이집을 다닐 때도 책을 좋아해 시간이 날 때마다 혼자 많은 책을 읽었으며,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은 교내 글쓰기 대회에서는 상장을 전부 다 휩쓸 정도로 글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타고난 능력 또한 있었다.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나는 칭찬을 좋아해도 매우 격하게 좋아했기에 칭찬을 받고 싶어 집에서 글을 쓰며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그렇게 글을 쓰는 것이 습관처럼 변해 취미로 발전이 돼 초등학교 저학년에 A4용지 여러 장을 겹쳐 책의 모양으로 만들고, 그 속에 이야기를 지어내 단편 소설을 만들어 시리즈까지 총 10권도 넘는 책을 만들어 학교에서 친구들과 나누어보고, 친구들의 환호와 칭찬으로 스토리 지어내는 것에 소질이 있다고 판단해 초등학교 고학년에는 직접 작사를 하며 부모님께 직접 만든 노래를 들려주기도 하였다. 이후에는 중학교 1학년까지 그날 겪은 특별한 감정들이 있다면 그 감정을 느낀 이유와 내 감정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고민을 하며 시로 써 나의 삶과 감정을 담은 시 몇십 편을 엮은 시집을 만들어 간직하였다. 중학교 3학년까지는 네이버 블로그에 단편 소설과 장편 소설을 꾸준히 쓰며 총 조회수 70만을 달성함으로써 내 인생 최고의 맛을 본 적이 있다. 이렇게 발전함의 상위 단계인 소설을 쓰면서 이야기를 생각해낼 때 나는 음악의 힘을 많이 빌렸다. 노래를 들으며 멜로디의 힘과 가사 안의 담긴 내용을 보며 영감을 받아 스토리를 만들었는데 이별과 관련된 가슴 아픈 일들을 만들 때 나는 ‘김재환’ 싱어송라이터의 노래를 많이 빌렸다. 특히나 이 시를 읽으면 김재환의 노래 중 몇 곡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어떤 날엔’, ‘봄바람’, ‘안녕 못 해’. 그의 목소리는 가슴을 깊게 울려 퍼지게 만드는 힘이 있지만 무엇보다 가사 자체에서 끝없는 그리움과 설움을 담고 있다. 어떤 사랑을 해야 이렇게 가슴 아픈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은데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시와 같은 경험으로 인해 같은 감정을 느낀 그의 노래가 시를 읽으며 떠올랐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무덤가에 바치고 싶은 시,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나는 이렇게 많은 생각을 들게 한 김소월 작가님의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를 한 명에게 들려준다 한다면 꼭 어머니께 들려드리고 싶다. 무엇보다도 50년 후, 어머니 무덤가에서 바치고 싶다.

몇 달 전, 어머니께서는 고된 삶과 인생에 너무 지쳐 “그냥 죽어버리고 싶다.”라고 말하신 적이 있었다. 그날 나의 생각과 감정은 온통 무거웠다. 내가 아플 때, 기쁠 때, 축하받을 일이 생길 때, 등교할 때, 모든 일을 끝내고 집으로 들어올 때... 등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나를 품고계셨던 어머니가, 내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마주하는 어머니가 내 곁에 없다니. 만약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나는 어떡하지? 내 감정을 추스릴 수 있을까? 지금 내 상황과 그리움을 감당할 수 있을까? 내 인생의 유일한 버팀목인 어머니의 죽음이란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내게 어머니란 내 존재 자체의 기둥이자 활력소, 나를 아픔으로부터 구해주고, 기쁨으로 끌어주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인데 어머니의 죽음으로부터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을 이 시로부터 그리움, 설움, 그리고 소중함이 아닌 당연함으로 알고 있던 미안함을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때의 일을 생각하며 시를 읽으면 시 속의 달은 나의 어머니와 같다. 달은 밤을 비추는 우주의 중심이자 깜깜한 밤에 그리운 대상이자 높은 곳에 있어 고개를 들어 보는 대상이자 항상 하늘에 존재하는 대상인데, 어머니 또한 내 인생의 중심이자 내 암울한 감정 속 그립고 보고싶은 대상이자 사랑과 존경심에 하늘과도 같은 대상이자 항상 내 곁에 존재하는 대상이다. 그런 어머니를 죽음이라는 상황 속에서 달에 비유하여 읽으니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어머니는 항상 내 곁에 있어 소중함과 감사함을 가끔 잊어버릴 때가 많다. 하지만 몇 시간이라도 나 혼자 있으면 모르는 것이 있거나 혼자의 힘으로는 되지 않을 때나 혼자 있어 무서울 때 등 어머니가 보고싶어질 때가 있는데 어머니의 죽음으로부터 어머니와의 영원한 이별이 온다면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어머니가 매우 그리워지고 어머니의 존재와 존재 속의 소중함과 중요함이 느껴질 것이다.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어머니가 돌아가신다면 유일한 내 버팀목으로, 정말정말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인데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그 순간의 그리움의 1/10도 느끼지 못하는 현재가 떠오를 것이다.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어머니께서는 소통과 칭찬과 격려를 원하실 때마다 원한다는티를 내며 다가오시는데 나는 가끔 귀찮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자리를 떠났었다.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항상 보는 사람이니 오늘 말고 내일 얘기하면 되지, 하며 순간순간에 어머니에 대한 무관심이 그때는 정말 후회될 것이다.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저 달 즉, 어머니는 죽음으로부터 그리움과 보고싶은 대상인데 어머니 생각을 한다면 설움이 몰려오는 것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지금은 모를 것이다.

이렇듯 어머니를 향한 내 사랑과 그리움과 죽음으로부터 느껴지는 설움을 전하고 싶기에 김소월 작가님의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를 50년 후, 돌아가신 어머니의 무덤가에 바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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