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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섭 Jul 05. 2023

다가오는 사랑을 안아주고, 사랑이 떠날 땐 미련없이

최영미. 행복론

사랑이 올 때는 두 팔 벌려 안고

갈 때는 노래 하나 가슴속에 묻어놓을 것

추우면 몸을 최대한 웅크릴 것

남이 닦아논 길로만 다니되

수상한 곳엔 그림자도 비추지 말며

자신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말 것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은 아예 하지도 말며

확실한 쓸모가 없는 건 배우지 말고

특히 시는 절대로 읽지도 쓰지도 말 것

지나간 일은 모두 잊어버리되

엎질러진 물도 잘 추스려 훔치고

네 자신을 용서하듯 다른 이를 기꺼이 용서할 것

내일은 또 다른 시시한 해가 떠오르리라 믿으며

잘 보낸 하루가 그저 그렇게 보낸 십년 세월을

보상할 수도 있다고, 정말로 그렇게 믿을 것

그러나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더라            





안녕, 내 장례식에 와줘서 고마워. 누가 왔을까, 많이 왔을까? 궁금하네.. 내 장례식에 와준, 이 글을 읽고 있는 너에게 내가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어. 난 내 인생을 살면서 충분히 열심히 살아왔고, 충분히 후회없는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인생의 마지막이 다가오니까 잊고 있던 일들과 후회라는 감정이 나에게 쓰나미처럼 밀려오더라. 인생의 조언을 해주기엔 내가 많이 서툴고 대단한 사람이 아니여서 조언이라고 말을 해줄 순 없겠지만 너의 인생은 나와는 달랐으면 좋겠어서 이 글을 써.      


너의 하루는 어때?

하고 싶었던 말을 하기 전에 내가 너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시가 있어. 최영미의 ‘행복론’이라는 시야. 이 시에는 ‘잘 보낸 하루가 그저 그렇게 보낸 십년 세월을 보상할 수도 있다고, 정말로 그렇게 믿을 것’이라는 구절이 있어. 나는 이 구절이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오늘 하루가 힘들게 살아왔던 시간들을 보상할 수도 있으니 오늘 하루를 후회없이, 의미있게 보내라는 뜻으로 이해가 됐거든. 이게 내가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야. 난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보냈던 적이 많았어. 또 다음 날의 내가 해주겠지 하고 미뤘던 적도 많았거든 너도 그런 적 한 번은 있지?ㅎㅎ 근데 그렇게 의미없게 보냈던 하루들이 나에겐 뒤늦은 후회로 밀려왔고,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고 느껴졌어. 그래서 이 구절을 읽었을 땐 다시 한 번 하루를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었어. 난 이제야 생각하기엔 이 세상에 없고, 너는 이제 인생을 살아가는 거니까! 너에게도 이 글이 하루를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인생을 후회스럽게 살지 않길 바래

나는 행복론을 쓴 시인이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해. 나는 시인이 자신이 힘들게 걸어왔던 긴 나날들을 살면서 느낀 감정과 후회를 이 시 속에서 말한 것 같았고, 자신이 느낀 것들을 하나하나 나열하면서 지금부터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인생을 사는 방법과 인생을 후회스럽게 살지 않길 바래서 이런 시를 쓴 것 같다고 느꼈거든. 이젠 내가 왜 이 시를 너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던건지 알겠지? 나도 너에게 이 시인처럼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것들을 이야기 해주고 싶었거든. 내가 살면서 어떤 일들 때문에 힘들었는지, 또 어떤 일 덕분에 행복했는지를 알려주고 싶어. 너의 인생도 누구보다 행복하기 바래, 그래서 이 시를 소개해봤어.     


힘들거라고 했지만 결국 이뤄냈잖아너도 할 수 있어

후회 없는 삶을 사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알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나와 다르게 인생을 행복하게, 후회없이 또 너가 원하는 것들을 다 하면서 살길 바라는 마음이야. 나이와 인생은 비례하지 않다고 생각해. 사람은 언제 죽을지 모르고,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나이가 많다고 해서 이미 늦은 게 아니야. 남은 인생이 비록 짧더라도 너만의 뚜렷한 목표를 찾아서 노력한다면 그에 대한 보상은 언젠가 너희에게 돌아갈 거라고 난 그렇게 믿어. 

여기서 나의 이야기를 해주자면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면서 한 번도 대충 산 적이 없는 것 같아. 왜냐면 나는 꿈과 목표가 정말 뚜렷했거든. 초등학교 땐 큰 목표는 없었지만 그냥 공부하는 게 재밌었던 것 같아. 누군가에게 칭찬 받고 싶은 마음도 컸고, 내가 가장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거든. 중학교 때는 내가 원하는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지필고사를 항상 열심히 준비했었어. 내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나올 때도 많았지만 대부분 좋은 성적을 받았던 것 같아. 그렇게 내가 원하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됐고, 고등학교 땐 내가 간절히 원하는 미용교사라는 직업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어. 그래서 결국 내가 원하던 대학교를 가게됐지. 

고등학교 땐 다들 교사는 힘들거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 그땐 나도 진짜 하지 말아야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 하지만 미용교사라는 꿈은 내가 중학교 때부터 꿈 꿔왔던 직업이여서 그런지 포기하고 싶지가 않더라. 그래서 힘들다는 걸 알지만 열심히 달렸어. 물론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많았지만, 언젠가 나의 노력을 누군가 알아봐줄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또 노력했어. 정말 내 노력을 누군가 알아봐준걸까? 난 드디어 내 꿈을 이뤘고, 내가 꿈 꾸던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했어!! 너무 힘들었지만 난 다시 태어나도 이 꿈을 위해 또 노력할거야. 

나의 이야기를 한 이유는 내 경험으로 인해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어서야. 많은 사람들이 힘들거라고 해도 너가 정말 이루고 싶고, 이 꿈을 어떻게든 이룰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다면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겠어. 너의 꿈은 남들이 만드는 게 아닌, 너가 만드는거니까. 목표가 있는 사람이 달리는 것과 목표가 없는 사람이 달리는 것은 정말 달라. 만약 아직 목표가 없다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작은 목표부터 하나하나 세워봐. 너의 꿈을 응원해주는 사람들만 바라보며 열심히 달려. 날 봐! 힘들거라고 했지만 결국 이뤄냈잖아! 너도 할 수 있어. 난 너의 꿈을 응원해!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거야

내가 또 너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노래가 하나 있는데 한 번 들어볼래? 백예린의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거야.’ 라는 노래야. 이 노래에 ‘나도 모르는 새에 피어나 우리 사이에 자주 아픔을 줘도 그건 아마 우리를 더 크게 해줄거야’ 라는 구절이 있어. 삶을 살아가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받는 아픔도 있고, 내가 누군가에게 아픔을 주는 경우도 있잖아. 이 구절은 그런 아픔들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고 그 아픔들은 우리를 더 크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위로 해주는 것 같았어. 또 ‘가끔은 너무 익숙해져 버린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익숙한 것들을 잃어버리게 되잖아. 인생을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지. 나도 그랬거든. 근데 이 노래와 이 가사들이 삶에 지친 나에게 큰 위로를 줬고, 그 이후로 이 노래를 항상 들었던 것 같아. 나처럼 인생이 지치고 삶의 끈을 놓아버릴 것 같은 사람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서 소개하고 싶었어. 노래는 우리에게 생각보다 큰 위로와 힘을 주는 것 같아. 이 노래 뿐 아니라 좋은 노래들이 정말 많아. 힘들 땐 노래를 한 번 들어봐. 큰 도움은 안되더라도 큰 위로는 될테니까.     


다가오는 사랑을 안아주고사랑이 떠날 땐 미련없이 보내줘야 된다

나는 인생을 살면서 사람은 누군가가 주는 아픔에 인해 정말 확 바뀌는 것 같다고 느꼈어. 정말 밝고 긍정적이였던 사람도 한순간에 어둡고 부정적인 사람이 된 경우도 봤거든. 

내 친구가 그랬어. 정말 밝은 사람이였는데 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진 뒤부턴 정말 어두운 사람이 됐었거든. 그 친구는 그 이후로 사람을 만나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서 정말 오랫동안 누군가를 만나지 않고 살았어. 그러다 시간이 오래 지나고 그 친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을 만난 뒤로는 정말 행복해 보이더라. 드디어 원래 밝았던 그 친구의 본모습이 돌아온거야. 

행복론이라는 시에 나오는 ‘사랑이 올 때는 두 팔 벌려 안고 갈 때는 노래 하나 가슴 속에 묻어놓을 것’이라는 내용을 보면서 이 친구의 이 경험이 생각나더라. 우리는 살아가는 데 많은 사람들을 만나잖아.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나쁜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다가오는 사랑과 사람을 받아주고, 안아주고 그 사랑과 사람이 떠날 땐 미련없이 보내줘야 된다고 생각해. 

내 친구는 결국 새로운 사랑과 사람을 만나 더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됐고, 이전의 아픔을 다 잊게 됐어. 지금의 한순간의 아픔은 결국 지나가고 너희에게 더 좋은 것들로 돌아올테니까 아픔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지 말고, 새롭게 일어날 나의 일들을 생각하며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인생은 고무줄처럼!

행복론의 시인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길은 걸어가지만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길은 발걸음 조차 내딛지 말라고, 이기적인 길을 걸으라고 해. 하지만 이 길은 길지만 나의 인생은 짧다고 이야기 하거든. 시인이 말하는 인생은 좋은 길을 걸을 수 있을만큼 계속해서 걸어가는 인생이지만 결국 인생은 짧고 언젠가 끝나고 마는 인생인 것 같았어. 이런 나의 분석은 고무줄을 생각나게 했어. 그 이유는 고무줄은 늘어날 수 있을만큼 늘어나지만 다시 원래 상태로 줄어들고 말잖아. 그렇지만 고무줄은 내가 원하는 만큼 늘리고 또 늘리게되면 원래 상태의 크기보다 더 커지기도 해. 하지만 결국 늘어난 고무줄은 끊어지게 되잖아. 그런 고무줄의 인생처럼 우리의 인생도 원하는 만큼 노력한다면 성장하지만 결국 그 인생은 언젠가 끝나고 마는 것 같아. 이런 인생이 행복론의 시인이 말하는 인생인 것 같고. 어쩌면 안타깝다고 느낄 수 있지만 고무줄은 고무줄 입장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한거고 결국 고무줄도 노력할 수 있을만큼 늘어나고 끊어지는 거니까. 우리의 인생도 고무줄처럼 할 수 있는 만큼 행복한 인생을 보내고 끝난다면 너무 좋을 것 같지 않아?      


마지막

행복론이라는 시가 어쩌면 슬픈 시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 열심히 달렸지만 결국엔 끝나는 엔딩의 시니까. 하지만 난 이 시의 제목이 행복론인 것처럼 행복한 시라고 생각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는 결국 행복이니까. 행복이 어쩌면 우리 인생의 마지막 목표가 아닐까 싶어. 우리는 모두 행복 해질 수 있어. 그리고 난 언제나 옆에서 응원할게. 비록 너의 옆에 앉아서 응원을 해줄 순 없지만 언제 어디든 너의 행복을 바라며 살게. 마지막으로 나의 장례식에 찾아와줘서 고마워. 또 이 편지를 읽어줘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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