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미래를 알 수 있다면, 넌 오늘 어떻게 살 거니?

과학소설-미래를 상상하며 현재를 통찰하기-전국모-도서목록-김병섭

by 김병섭

너의 미래를 알 수 있다면, 넌 오늘 어떻게 살 거니?

과학 소설(Science Fiction)- 미래를 상상하여 현재를 통찰하기


김병섭 인천영종고 https://dasidasi.tistory.com/



과학소설은 현재까지 완성된 과학을 바탕으로 미래의 과학과 세상을 상상한다. 그리고 미래에 벌어지는 사건과 인물을 통해 여기, 이곳, 오늘 벌어지는 사건과 인물과 시스템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과학소설은 미래를 소재로 현재를 통찰하는 것이다. 과학이란 결국 욕망이고, 문명이란 결국 통제이다. 그래서 대개의 과학소설들이 통찰하는 주제는 이것이다. 인간이 허용할 수 있는 욕망은 어디까지인가? 문명이 통제할 수 있는 욕망은 어디까지인가? 호기심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학생들이 저도 모르게 욕망에 대해, 통제에 대해, 문명에 대해, 그렇게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게 하는 힘이 과학소설에는 있다.


과학소설을 읽었다. 멋졌다. 지나치기가 어려웠다. 과학소설로 소설수업을 시도했다. 먼저 작품이 중요했다. 비교적 쉬우면서도 치밀하고, 과학으로 시작해 인문학으로 나아가는 작품을 찾았다. 무엇보다 재밌어야 했다. 그게 제일 중요했다. 학생들의 관심을 짐작했다. 사랑, 성장, 성공, 관계, 독립. 몇 편을 골라냈다. 모두 단편소설이었다. 단편소설이 수업을 진행하기에 유용했기 때문이다. 더러 실패했지만 더러 성공했다. 성공한 수업은 여운이 진했다. 함께 읽고, 토론하고, 질문을 만들고, 해답을 찾고, 추론하고, 상상했다. 이 모든 과정은 작품으로 시작해 작품으로 돌아오게 했다. 질문도 작품을 근거로 했고, 대답도 작품을 근거로 했다. 작품에서 근거 찾기. SF 소설토론수업에서는 이 기준을 더 강조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개인의 취향이나 편견, 함께 확인할 수 없는 자료나 소문이 대화를 멈추게 했다. 잠시 마음껏 자유로운 상상으로 나아간다 해도, 결국 작품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래야 이야기의 한 매듭이 가능했고, 다음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받아본 학생들의 서평에는 저마다의 진중한 통찰이 담겨 있었다. 수행평가와 지필평가를 진행했다. 독서 토론 논술 수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학생이 자연스럽게 높은 평가를 받기를 바랐다.


그렇게 학생들과 즐거웠던 과학소설들, 더불어 아직 시도하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꼭 함께 나누고 싶은 과학소설들을 소개한다. '접근성'은 학생들이 작품의 과학적 배경과 주제에 접근하기 쉽고 어려운 정도를 따져 표시했다. '확장성'은 작품을 읽고난 후 학생들과 나눌 질문들이 오늘, 여기, 우리에 대한 이야기와 관련이 많은 정도를 짐작하여 표시했다. 지극히 주관적이며 편협한 표시이다. 선생님들께서 만나고 계시는 학생들과 즐겁게 나눌 작품을 선정하시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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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헬렌 올로이. 레스터 델 레이. <SF명예의 전당2>, 오멜라스

/ A4 9페이지 분량 / 접근성 ��� / 확장성 ���

로봇공학자 데이브와 호르몬 전문의사 필은 가정부 로봇을 제작하기 위해 딜리어드 로봇회사의 최고급 로봇을 함께 개조한다. 쌍둥이 자매들과의 연애도 그만두고 연구에 몰두한 그들은 마침내 완성한 여성형 로봇에게 ‘헬렌 올로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로봇을 구동하기 직전 필은 자금 마련을 위해 출장을 떠난다. 반 스타일러 여사가 가정부와 바람난 아들이 제정신을 차리도록 역호르몬 치료를 부탁했기 때문이었다. 3주간의 출장 후 필은 괴로워 하는 데이브와 데이브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로봇-헬렌 올로이를 보게 된다. 필이 없는 사이 헬렌을 구동시킨 데이브가 작업실에 다녀오는 동안 헬렌은 로맨스 영화와 드라마, 책들을 보게 되었다. 돌아온 데이브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헬렌을 제지하고 데이브는 학습을 시도하지만 실패했다. 상황을 파악한 필은 헬렌의 전원을 내리고 수리할 것을 제안했으나 데이브는 거절한다. 그것이 살인으로 여겨져 실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데이브는 과수원 농장으로 떠난다. 남겨진 필은 헬렌이 가정부의 역할에 집중해 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온 몸을 떨면서 울고 있는 헬렌을 본 필은 데이브에게 전화를 걸어 헬렌의 전원을 내려 수리를 하겠다고 한다. 그것을 거절하고 돌아온 데이브는 헬렌과 함께 농장으로 돌아가 평범한 인간 부부로 살았다. 오랜 시간 후, 노인이 된 필에게 헬렌의 편지가 온다. 헬렌은 데이브가 오늘 아침 죽었고 자신도 데이브를 따라 갈 것을 알리며 데이브와 헬렌이 인간으로서 함께 묻힐 수 있도록 뒷처리를 부탁한다. 필은 '아무래도 자신도 결혼하고 가정을 꾸렸어야 했지만 세상에 헬렌 올로이는 단 하나뿐이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먼저 감탄했다. 정말 매력적인 소설이다. SF의 상상력에 정교한 설정과 배치가 섬세하다. 무엇보다 과학적 상상으로 시작해 인문학적 물음으로 돌아오는 그의 이야기가 즐겁다. 인간형 인공지능로봇을 제작하려는 인간의 욕망, 그것은 대체 무엇일까? 비교적 행복한 결말에 많은 학생들이 안도하지만, 질문을 나누다 보면 모두들 심각해 진다. 권하고 싶은 질문은 다음과 같다.


헬렌의 감정은 인간의 감정이라 할 수 있을까? / 헬렌의 사랑을 인간의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 헬렌을 인간이라 할 수 있는가? / 헬렌을 이상적인 여성이라 할 수 있는가? / 헬렌을 이상적인 반려자(아내)라 할 수 있는가? / 헬렌, 필, 데이브의 사랑법 중에서 가정 선호하는 것은? 그 이유는? / 왜 작가는 이 로봇의 이름을 하필이면 (트로이가 멸명하게 된 이야기의 시작이 되었던) '헬렌'이라고 했을까?



2. 봇코짱. 호시 신이치. <봇코짱>. 지식여행.

/ A4 3페이지 분량 / 접근성 ��� / 확장성 ���

바의 마스터는 취미로 여자 로봇을 만들어 자신의 바 카운터 안쪽에 두었다. 마스터는 간단한 대화가 가능한 여자 로봇을 이용해 남자 손님들이 사준 술을 함께 마시도록 설정하고 여자 로봇의 몸 안에 고스란히 저장된 술을 다시 꺼내 손님에게 팔았다. 어느 날, 여자 로봇이 사람인 줄 알고 사랑에 빠진 한 청년이 자신의 사랑이 거절당하자 여자 로봇이 보는 앞에서 술에 약을 타서 권하고, 여자 로봇이 보란 듯이 그 술을 마셔 버리자 "그래, 맘대로 죽어버려!"라고 소리치며 나가버렸다. 그 밤에 마스터는 바의 손님들에게 한 턱 내겠다며 봇코짱의 몸에서 꺼낸 술을 함께 나누어 마셨다. 그날 밤, 바는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었다. 바에서 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람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게 뭐지? 학생들이 웅성거렸다. 너무 짧은데 너무 강력했다. 무심코 툭 쳤는데 급소를 맞은 느낌. 분명 SF로 시작한 거 같은데 뭔가 기괴하고 뭔가 무서운데 뭔가 깊다. 짧은 이야기에 안도하다가 학생들은 이어지는 대화에서 폭발했다. 이 이야기는 로봇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며, 여성과 남성에 대한 이야기이고, 사랑과 폭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권하고 싶은 질문은 다음과 같다.


바의 마스터가 인간형 로봇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 남자들이 봇코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봇코짱에 대한 남자들의 사랑을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 이 바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누구인가? / 살해 당한 손님들의 죽음은 누구의 책임인가? / 살해 당한 마스터의 죽음은 누구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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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타클라마칸 배달사고. 배명훈. <타워>. 문학과지성사

/ A4 15페이지 분량 / 접근성 ��� / 확장성 ���

674층의 거대 건물에 50만의 인구를 수용하며 독립적인 자주권을 확보한 도시국가-빈스토크. 그곳에 연인을 떠나보낸 민소는 시민권을 얻기 위해 빈스토크 군의 비정규 파견근로직 용병을 신청한다. 4년 군복무의 마지막 폭격 임무 수행 중 요격당한 그는 타클라마칸 사막에 추락한다. 불법적인 선제공격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빈스토크군은 그를 외면한다. 그 때, 개인이 움직였다. 파란 우편함에 대한 책임감으로 편지의 주인을 찾아 나선 주인공을 시작으로 민소를 찾기 위해 위성사진을 찍어 20만개의 구역으로 나눈 후, 개인들이 일일이 찾아나서는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민소의 옛 연인이었던 은수의 애원이 담긴 편지가 파란우편함으로, 인터넷으로 퍼져 나간 뒤, 전세계적인 구출작전이 시작되었다. 마침내 확인된 민소의 위치. 그 때 민소는 희미해져가는 의식 너머로 헬기 소리를 듣는다.


그래, 결국 문제는 윤리다. 정치란 결국 선택이다. 우리의 삶은 그 선택으로 좌우된다. 우리가 정치를 혐오할 수는 있어도 외면할 수는 없는 이유다. 그 선택을 가르는 논리란 결국 윤리가 아닌가. 빈스토크의 사회, 일상, 정치, 윤리를 읽다가 보면 자연스럽게 오늘의 우리가 떠오른다. 오늘 이곳에서 우리는 어떤 윤리로 어떤 정치와 어떤 선택을 지지하는가? 우리에게는 어떤 윤리가 필요할까? 권하고 싶은 질문은 다음과 같다.


빈스토크 시민들에게 파란 우편함은 어떤 의미인가? / 빈스토크 헌법이 결국 지키려는 인간-가치는 무엇인가? 왜 그러한가? 그것에 동의하는가? / 빈스토크와 대한민국 중 자신이 원하는 나라는 어느 나라인가? 그 이유는? / '풍화되었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 병수의 아내가 사랑이 없음에도 사이 좋은 부부처럼 행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이 소설은 해피엔딩인가? 아닌가? 그 이유는? / 민소같은 상황이 다음에 더 벌어져도, 그는 구출될 수 있을까?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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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펙트럼.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허블.

/ A4 15페이지 분량 / 접근성 ��� / 확장성 ���


외계 생명체 탐사 연구소 '스카이랩'의 연구원이었던 할머니는 35살에 우주 탐사에 나섰다가 광자 추진체 결함으로 우주선과 팀원들 모두와 함께 실종된다. 그후 40년이 지나 태양계 밖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할머니는 자신이 외계 지성체와 최초로 만난 사람임을 주장했지만 그 행성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할머니는 자신의 손녀에게만 자신의 체험을 이야기해주었다. 40여년 전 희진은 낯선 행성의 탐사에 나섰다가 우주선과 팀원들을 모두 잃었다. 낯선 곳에 떨어져 죽음 직전에 있던 희진은 두 발로 서서 손으로 도구를 사용하며 언어를 사용하는 듯한 무리에게 구조된다. 그들 중 '루이'라는 이름을 가진 지성체의 도움으로 살아가면서 희진은 이들이 사냥과 채집, 간단한 농사를 하며, 3-5년 정도의 수명이고, 개체가 다음 개체에게 기록을 전달하여 종족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그 중요한 언어가 색채임을 알아낸다. 20여년 후 행성을 탈출한 할머니는 자신의 위치가 도저히 행성의 위치를 짐작할 수 없는 곳에 이르렀을 때 구조신호를 보낸다. 지구로 귀환한 희진은 평생 색채언어를 연구하다 죽는다.


우주다. 일반이라거나 상식이라거나 하는 인간의 알량한 개념을 가볍게 넘어서는 곳이다. 이곳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그저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 의미 있을 때가 있다. 광자 추진체라거나 시공간 도약 따위의 설정은 그냥 가볍게 도약하자. 일단 외계에 지성체가 있다고 전제하자. 그리고 상상해 보자. 만일 인류가 외계의 지성체를 처음 만난다면, 그들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생물학적 특성이 있으며 그 특성 안에서 어떤 언어로 소통할까? 빛 그 자체가 언어인 지성체가 있다면 그들이 보는 이 우주는 어떤 말을 하는 것으로 보일까? 권하고 싶은 질문은 다음과 같다.


희진이 만난 외계 지성체 루이가 계속 그림을 그린 이유는 무엇인가? 그 방법은? / 희진이 루이를 만난 행성의 위치를 밝히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 인간의 접근을 거부하는 외계지성체가 허락없이 접근한 인간의 탐사선을 파괴한 것은 정당한가? / 루이에게 희진은, 노을은, 우주는 어떻게 보였을까? / 인간이 외계 생명체를 찾으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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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허블.

/ A4 18페이지 분량 / 접근성 ��� / 확장성 ���

수만 광년 떨어진 슬랜포니아 행 우주선을 기다리는 안나는 오랜 시간 우주 정거장을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있다. 남자는 이 우주 정거장의 폐쇄를 위해 안나를 설득하여 지구로 돌려보내려 한다. 남자를 만난 안나가 꺼낸 자신의 이야기. 안나는 냉동수면을 연구하던 과학자로 우주 개척 시대의 초기에 크게 조명을 받았다. 그러나 냉동수면이 필요 없는 웜홀 이동이 가능해 지면서 자신의 연구는 인기를 잃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연구에 관심을 준 의료계의 발표회에 참여하다 남편과 아들이 있는 슬랜포니아 행 우주선을 놓치고 만다. 이후 버려진 우주 정거장을 찾아 수리하고 냉동수면을 거듭하며 100여년 동안 슬랜포니아행 우주선을 기다리는 안나. 남편과 아들이 이미 죽었다해도, 자신이 슬랜포니아에 도달할 때 까지 수만년이 걸린다 해도, 자신이 가야할 곳을 정확히 알고 있는 이상 그곳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는 안나는 결국 남자의 우주선 셔틀을 탈취하여 먼 우주로 향한다.


변명이고 변명이고 변명이다. 178년을 산 안나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간결했다. '나는 끝끝내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질 것이다.' 안나가 따른 것은 결국 학문과 인기에 대한 자신의 욕망이 아니었을까? 남편과 아들을 슬랜포니아로 먼저 떠나 보낸 것도 결국 자신의 연구에 대한 욕망 때문이 아니었나? 슬랜포니아 행 마지막 우주선을 타지 못한 것도 결국 자신의 연구를 인정받고 싶은 욕망 때문이 아니었나? 더 이상 슬랜포니아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 때 안나가 택한 것은 우주 정거장을 불법적으로 점령하는 것이었고, 100여년 후 이미 죽었을 남편과 아들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안나가 택한 것은 셔틀 우주선을 불법적으로 탈취하는 것이었다. 남자에게 안나가 미리 전한 이유는 명료했다. 다른 대륙에 떨어져 있는 이별은 괜찮지만, 다른 우주에 떨어져 있는 이별은 받아들일 수 없다. 안나가 애처러웠다. 그럼에도 안나에게 공감하기 어려웠다. 안나의 바람대로 우리에게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는 기술이 있었다면, 안나는 남편과 아들과 행복을 이룰 수 있었을까? 그러니까 이 소설을 통해 결국 나누고 싶은 질문은 이것이다. 과학은 인간은 구원할 수 있는가? 권하고 싶은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새로운 과학 기술 3가지를 선정하여 정확하게 설명한다면? / 안나의 나이는?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 안나가 슬랜포니아에 갈 수 없게 된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그 이유는? / 안나가 결국 체포되어 법정에 소환되었을 때 당신이 판사라면 몇 년 형의 판결을 내릴 것인가? / 몇 만 년이 걸리더라도, 남편과 아들이 이미 죽은 후에라도, 슬랜포니아에 도달하려는 안나에게 공감하는가?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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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출처 : 뉴스비전e(http://www.nvp.co.kr)


6. 숨. 테드 창. <숨>. 엘리. / A4 8페이지 분량 / 접근성 ��� / 확장성 ���

나는 공기를 충전한 허파를 매일 교환하고, 허파 충전소에서 나누는 교류를 즐기며, 금속성 피부와 골격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 자유롭게 어디든 갈 수 있으나 지표면의 끝에 높고 견고한 크롬벽이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 나는 새해 첫날을 알리는 시보에 시차가 일어나는 현상에 의문을 품고 조사하던 중 시보가 아니라 자신과 같은 존재들에게 시간을 인식하는 부분에서 오류가 있음을 깨닫고 자신의 뇌를 직접 해부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뇌의 부품 중 인식과 기억을 담당하는 장치들을 면밀히 살피던 나는 자신과 같은 존재들이 공기 그 자체가 아니라 공기의 기압차에 의해 살아가고 있으며 이 기압차가 평형에 이르면 뇌기능이 정지함을 발견하여 세상에 알린다. 혼돈에 빠진 세상, 다양한 시도와 좌절이 거듭되는 가운데 나는 크롬벽 외부의 새로운 존재가 공기를 제공할 가능성에 기대어 이 모든 일을 기록하고 지식의 순수한 기쁨과 우주의 경이로움에 감사함을 전한다.


테드 창 작가님의 위대함은 완전히 다른 관점, 완전히 다른 시간, 완전히 다른 공간을 독자가 체험하게 한다는 데에 있다. 과학 소설가들이 전하는 우주, 생명, 통찰은 대개 우리와 같은 인간의 입장에서 서술한다. 테드 창 작가님은 다르다. 그는 우리에게 익숙한 우주, 익숙한 생명, 익숙한 통찰, 익숙한 개념을 인간이 아닌 지성체, 인간이 살지 않는 공간, 인간이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서 바라보게 한다. 우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간과 문명, 그 낯설지만 신비로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알게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은 얼마나 낯선 것인가, 그래서 또 얼마나 놀라운 것인가. 이 소설의 지성체는 인간이 아니다. 만일 격자형의 초박형 금박장치로 인식과 기억이 작동하는 금속성 지성체가 있다면 이들은 어떠한 세계에서 어떤 에너지로 어떻게 지성을 발휘하며 교류할까? 완전히 다른 공간, 완전히 다른 지성체,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구성된 이 소설을 다시, 또 다시 읽다보면 이 소설이 결국 인간과 문명과 우주에 대한 비유이며 부탁이고 기도라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를 따라 기도하게 된다. 이 우주에 신이 없을 수는 있으나 신성한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게 되기 때문이다. 권하고 싶은 질문은 다음과 같다.


새해를 알리는 시보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그것의 의미는? / 만일 이 소설에 묘사된 '기압차'가 은유라면,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크롬벽으로 막힌 이 세계는 무엇일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이 세계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진화한 것일까 창조된 것일까? / 이 소설의 제목이 숨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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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예: 아이나비 X3의 내비게이션 화면 (출처: https://youtu.be/cNyReh1QvSs)



7.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 테드 창. <숨>. 엘리. / A4 30페이지 분량 / 접근성 ��� / 확장성 ���

인간의 망막에 인간이 의식한 언어와 관련한 기억을 출력해주는 기억 소환 장치 리멤이 상용화된 이후, 인간은 물리적인 읽기-쓰기의 시대를 넘어 새로운 소통의 시대로 진입했다. 나는 딸 니콜과 자신을 떠난 아내를 추억하며 살다 니콜이 엄마가 떠난 책임을 자신에게 물으며 비난한 이후, 그 고통을 잊고자 리멤의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 아프리카 티브족의 청년 지징기는 자신들의 땅에 나타난 유럽인 모스비에게 읽기-쓰기를 배우기 시작한다. / 나는 기자로서 리멤의 상용화 프로그램 라이프로깅에 대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다. 삶의 모든 순간을 녹화하면서 많은 분쟁이 해결되기도 했지만 새로운 분쟁이 생겨난다. 불행한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고 윤색되지도 않았으며 개인의 자아정체성을 무너뜨릴 위험이 있었다. / 지징기는 티브족의 역사를 기록하지만 이야기꾼의 생생함을 따라가지 못하는 자신의 언어능력에 실망한다. 그와 함께 쓰기란 불멸을 욕망하는 말하기이면서 정교하고 섬세한 생각의 조직이지만 쓰기 또한 말하기와 같이 기억과 다를 때가 많고 심지어 일부러 거짓을 말하고 기록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 나는 리멤을 조사하다 주변인들의 리멤을 통해 자신의 라이프로그를 복원하다 아내가 떠난 책임을 물으며 비난한 사람은 니콜이 아니라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니콜과의 솔직한 대화로 사실을 확인한 나는 티브족에 대한 조사와 함께 자신의 경험을 신문 기사로 전하며 진실을 기원한다.


나는 올 해 2년차 학년부장이다.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과 자주 마주했다. 그때마다 빠짐 없이 듣는 말이 있었다. 증거 있어요? 선생님을 어떻게 믿어요? 그런 말들을 마주하면 발밑이 까마득했다. 애초에 이런 말을 막는 방법은 단 하나, 동영상 증거였다. 그래서 최근에 나는 학생들이 내 앞에서 문제행동이 거세지려고 할 때면 최대한 침착하게 휴대폰을 꺼내 동영상 촬영을 설정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금부터 네가 하는 말과 행동은 여기에 다 기록되어 너에게 불리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하니, 신중하게 말 해 다오. 방금 나한테 뭐라고 했지? 몇 번의 큰 사건을 헤쳐 오면서 한동안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학교의 모든 곳에 CCTV 를 설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나에게 이 소설은 망치였다. 구술자에 의해 얼마든지 변경 가능한 말하기는 불완전했다. 진실과 정의라는 구술자의 확신은 상황에 따라 변했다. 쓰기가 시작되었지만 이는 말하기의 욕망이 더 강력하게 집약된 작업으로 취향과 이익과 권력에 의해 쓰기 또한 얼마든지 수정되었다. 모든 것을 완전하게 3자의 시선에서 기록하는 리멤의 상용화 이후 알게 되었다. 완벽한 기억은 축복이었으나 저주이기도 했다. 많은 분쟁이 해결되었지만 새로운 상처들이 생겨났다. 그런 상처가 더 크다고 믿었던 소설의 나. 그러다 나는 결국 진실을 마주한다. 나는 자신의 기억을 왜곡하며 자기중심적으로 모든 상황을 해석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권하고 싶은 질문은 다음과 같다.


티브족이 구전문화에서 문자문화로 바뀌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 유럽의 선교문화가 전파한 것은 단지 종교뿐일까? 제3세계 문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 리멤이 개발된다면 당신은 사용할 것인가? 그 이유는? / 리멤의 부작용으로 예측되는 것은 어떠한 것이 있는가? 그 해결 방법은? / 리멤이 상용화된다면 문명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현재를 기준으로 사라질 것 3가지를 예상한다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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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다큐멘터리.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 엘리.

/ A4 18페이지 분량 / 접근성 ��� / 확장성 ���

펨블턴 대학의 <철저한 평등 요구> 학생회의 의장 마리아 데수자는 칼리아그노시아(지각 기능이 온전함에도 인간의 얼굴을 또렷하게 인지하지 못하게 만드는 기계장치)를 모든 학생이 착용하게 하는 학칙 개정안을 제출한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만큼 심각한 외모 지상주의의 불평등함을 강조하며 매력 없는 용모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편견에서 인간을 구제할 수 있는 과학기술의 일상화를 요구한 것이다. 이 주장에 대해 펨블턴 대학의 신입학생, 대학장, 신경학자, 학교 설립자, 학부모, 사회학 교수, 예술가 등이 교내 모임에서, 방송 토론회에서, 학술회에서, 언론에서, 토론과 대담과 인터뷰를 나눈다. 청소년 시절 내내 부모의 선택으로 칼리를 사용해 왔던 타메라 라이언스는 펨블턴 대학에 입학하자 독립을 선언하고 칼리를 정지시킨다. 두근거리며 거울을 본 타메라는 자신의 외모가 아름다움에 놀라워하며 이후 새로운 발견, 새로운 인식, 새로운 깨달음을 찾아가다 다시 칼리를 착용할지 고민한다.


소설은 칼리에 관한 여러 사람들의 발언을 차분하게 전해준다. 시사잡지의 대담을 읽는 것 같고 인터뷰 중심의 르뽀 기사를 읽는 것 같다. '외모'라는 논제는 누구든 팽팽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것이 본능이든, 이성이든, 편견이든 인간의 인식에 아주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외모'라는 주제에 분기탱천하다 대화를 이어가다보면 거대한 질문이 무겁데 다가온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단호하게 실행하지 못하는 윤리적 행동들. 그것을 도와주는, 그것을 강제하는 과학기술의 사용은 윤리적인가? '예쁘다' '잘 생겼다'는 표현은 그 자체로 편견이며 차별인가? 권하고 싶은 질문은 다음과 같다.


외모에 대한 개인의 취향은 어디까지 존중받을 수 있을까? 소설 속에서 인용하여 주장한다면? / 외모에 대한 대표적인 차별은 어떤 것인가? 그 차별을 없에는 방법은 무엇일까? / 소설 속에서 자신이 동의하는 인물은 누구인가? 그 이유는? / 칼리가 일상화된다면 아이돌 문화는 유지될 수 있을까? / 칼리가 상용화 된다면, 칼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과 착용하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어떻게 다를까? / 칼리 사용을 모든 사람들에게 의무화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출처: https://dasidasi.tistory.com/entry/과학소설-미래를-상상하며-현재를-통찰하기-전국모-도서목록-김병섭 [교사가 지치지 않는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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