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빌
다른 감각을 닫으니 내 몸의 모든 뉴런이 손가락 끝으로 모여드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대나무 끝으로 전해지는 저 너머의 이야기, 머릿속은 원래 나의 삶의 목적이 이 대나무에 달려있었던 듯 그 이외에는 온통 암흑이다.
밀어도 보고 당겨도 보고, 손가락 두 개로 상대와 균형을 유지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좀 밀어주면 좋겠건만 그것을 손가락 끝으로 전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나는 편한 방법을 선택한다. 그냥 미는 거지 뭐~그렇게 상대를 몰고 다니다가 이곳이 제한된 곳임을 깨닫는다.
상대는 막다른 골목에 있을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방식, 나의 대화방식이 이러했구나
느리게 속도를 늦추다가 멈춰서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한다. 걱정과 달리 나무는 떨어지지 않는다
생각해 보니 나무가 떨어진 들 어떠리~그게 뭐 대수였나
아주 천천히 팔에 힘을 빼니 상대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내가 상대에게 주어야 할 것은 기다림이었던 것이다.
말 한마디 없이 나에게 밀려다녔을 사랑하는 나의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