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100명에게 묻다.

열두 번째 인터뷰,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

by 산토끼


Q. 자기소개

- 저는 빠른 02년생으로 만 23살, MBTI는 ENFP. 현재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병원 입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간호학과를 선택한 이유

- 솔직히 말하면 수능을 보고 간호학과 외에도 다양하게 생각해 봤어요.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간호학과는 취업이 잘 된다고 해서 성적 맞춰서 들어간 거긴 해요. 그래서인지 전공하면서 진짜 이 길이 맞는지 고민도 많았고 휴학도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실습하면서 느낀 게, 간호사가 참 보람이 큰 직업인 것 같아요. 물론 일은 고되지만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커요.


너무 힘들어서 약간 미화된 것 같긴 한데 좋은 추억으로 남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수술실 간호사가 되고 싶어요. 간호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게 3교대인데, 수술실은 3교대가 없는 상근에다가 당직만 있는 정도? 그리고 인체를 해부해서 직접 볼 수 있고 그런 것도 신기할 것 같고...


저 약간 그런 거 좋아하거든요. 신기한 거.


'문화삘딩', 금정역 근처에 위치한 화방으로 시민들에게 열려있는 카페 겸 작업공간



Q. 지금 사랑하고 있나요?

- 남자친구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주신 사랑이 가장 큰 사랑이라고 느끼는데, 그 사랑을 남자친구에게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는 걸 느꼈을 때 깨달았어요.


'내가 정말 사랑을 하고 있구나.'



Q. 사랑에 빠지게 된 계기

- 결정적인 계기보다는, 서서히 스며들었어요.


원래는 친구였어요. 없으면 안 되는 친구.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로 지내다가 성인이 된 후에 술을 마시면서 본심을 이야기하다가 그 친구가 먼저 말해줬어요.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에는 가슴이 뛰고 설레어야지 사랑이라고 느꼈었는데, 이 친구를 만나고 나서는 편안한 사랑도 사랑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거기서 오는 안정감이 컸죠.


그리고 저의 전부를 사람들한테 다 보이고 살진 않잖아요? 그런데 저의 치부나 남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사랑해 준다고 느꼈을 때 저를 많이 사랑해 준다고 느꼈죠.



Q. 그 사람의 사랑스러운 점

- 강아지 보듯이 별거 아닌 거에도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투정 부린다거나 자고 있는 모습을 본다거나...


아 저 동물을 되게 좋아해요!


동물도 다양하잖아요. 귀여운 동물도 있고 신기한 야생 동물들도 많잖아요.


그중에서도 유인원을 좋아하거든요? 원숭이 같은 거요. 귀여운 것보다 너무 신기한 거예요! 인간이 아닌데 되게 인간 같은 모습으로 인간 같은 행동을 하고... 동물이 너무 똑똑하잖아요. 되게 신비한 느낌?




Q. 남자친구 외에 본인에게 특별한 사랑이 있나요?

- 엄마요. 사실 엄마한테 평소에는 좀 툴툴대고 표현도 잘 안 하는데 엄마는 그냥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시거든요.


엄마는 표현도 많이 해주시는데 저는 조금 쑥스럽기도 하고... 어릴 때는 표현 잘했는데 요새는 좀 어려운 것 같아요.


남자친구한테는 애교도 많이 부리고 사랑한다는 말도 되게 많이 하는데... 엄마한테는 잘 안 돼요.




Q. 우정에 관하여

- 뭔가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득실을 따지지 않는 관계. 대가를 바라지 않고, 제 마음과 시간을 투자해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정도 사랑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요. 아는 사람 전부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만약에 돈을 빌려달라고 했을 때 제가 그 돈 그냥 줄 수 있는 친구. 얼마가 됐든 줄 수 있는 친구. 그 정도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지금 딱 생각나는 친구는, 한 살 언니인데 스무 살 돼서 아르바이트 처음 시작했을 때 만났어요.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인 것들을 함께 많이 경험하기도 했고,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이 많아요. 술 마시고 이상한 짓도 많이 하고...


강릉 가서 술 먹고 바닷가에서 고성방가 하고 막 맨발로 뛰어다니고... 해운대 가서는 술 먹고 바닷물에 들어가 가지고 사람들한테 끌려 나오고... 제 딴에는 무릎까지 밖에 안 와서 나름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무모했죠.


(※해안가에서 지정시간 외에 음주 및 입수를 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합니다)


좀 부끄럽지만, 그런 짓들을 함께한 친구는 잊을 수가 없어요.


저한테 그런 친구들은 정말 소중한 인연들이에요.


대학동기들도 같이 있으면 행복하고, 재밌고, 잃고 싶지 않아.


사실 이런 무리에서 만난 관계들은 쭉 이어지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아쉽기도 해요.


그래서 친구는 나에게 비타민, 비타민보다는 도파민!



Q. 친구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하는 편인가요?

- 중립, 최대한 중립을 유지하려고 해요.


쓴소리 할 수 있는 성격도 아니고 뭔가 한쪽이라도 편을 들게 되면 그 무리에서도 문제가 생길 것 같고... 그래서 항상 중간에서 안절부절못하는 타입.




Q. 스스로를 사랑하시나요?

- 원래는 자존감이 낮은 편이었어요. 남들을 봤을 때는 장점이 더 잘 보이는데, 유독 스스로에게서는 단점이 더 잘 보이더라고요.


근데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하게 된 것 같아요. 저를 위해 따로 시간을 내서 여행을 간다던가, 꾸미는 것도 열심히 가꾸고, 투자도 하고 금전적인 여유가 될 때는 피부과도 가고...


노력하고 있는데 어려운 것 같아요.


자기 관리 같은 것들 외에 다른 것들, 예를 들어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더 어려운 것 같아요.




Q. 거절 잘 못 하시죠? 폰 좋아 보이는데 저랑 일주일만 바꿔요.

- 이거 아이폰 별로 안 좋은 건데... 좋아 보이신다니 상관없을 거 같긴 한데...



Q. 아니, 상관없을 문제가 아닌데 상관없다고 생각하면 어떡해요... 만약에 지금 하고 있는 스와로브스키 목걸이 좀 빌려달라고 하면 어떡할 거예요?

- 빌려드릴 수 있을 거 같은데...



Q. 이게 아닌데... 만약에 조별과제하는데 자기 것까지 다 해달라고 하면 해줘요?

- 근데... 근데 저도... 나도 할 게 많아서... 약간 이러면서 좀 돌려 돌려 거절을 할 것 같긴 한데...


내내 들고 다니시던 호두과자, 끝날 때까지 선물인 줄 몰랐다



Q. 됐습니다. 취향이나 취미가 있나요?

- 취향은 좀 확실한 것 같아요! 옷 같은 거는 파스텔톤의 하늘하늘한 여성스러운 스타일 좋아해요. 흰색을 제일 좋아해요! 액세서리도 실버가 많은데 맑고 청순한 느낌을 추구하는 것 같아요. 깔끔한 무채색도 좋아하고 또 애매한 거는... 또... 취향이 그렇게 확고하지 않은 것 같고...


선물 받은 무지개색 져지가 있었는데 너무 제 취향이 아니어서 고이 모셔두다가 얼마 전에 친구한테 선물했어요.


제가 가진 옷 중에 가장 화려한 옷이었는데 이젠 없어요.



Q. 사랑이라는 컨셉으로 방을 꾸민다면?

- 사랑이라는 게 느껴지게... 뭔가 딱 생각나는 게 왜 흰색밖에 없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흰색 방에 그냥 깔끔한 구조의... 뭔가 다치지 않을 만한 안전장치를 하고... 네 그냥 무난한 거를 좀... 사랑이라는 걸 표현하는데 뭐가 있을까..?



Q. 어려우면 질문을 바꿔볼게요. 자, 향수 공모전이 열렸어요 지금. 사랑이라는 컨셉으로 향수를 만들건데 상금 칠천만 원! 이러면 좀 구미가 당기죠?

- 약간 달콤한 향으로 만들 것 같아요. 플로럴이랑 푸르티 한 계열을 섞어가지고 탑을 이제 제일 뭔가 상큼한 트로피칼 향으로 하고 싶은데 미들은 좀 과일도 하고 싶고 플로럴도 좀... 약간 섞이면 이상하려나..? 시트러스가 과일인가요..? 그럼 탑을 시트러스...



Q. 충분한 것 같아요.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아요. 어떤 사람과 어떤 사랑을 하고 싶나요?

- 원래는 비혼주의였는데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졌어요.


저도 남자친구도 동물을 좋아하다 보니까 주택에 강아지랑 고양이랑 그런 동물들을 키우면서 힐링 바이브로 살고 싶은 꿈이 있어요.


'신사횟집', 모둠회와 매운탕에 수제비 사리 추가 강력 추천!



Q. 사랑에 관해 영감을 받은 작품

- 되게 많긴 한데 딱 떠오르는 노래는 '콜드(Colde)-와르르♥'


그 노래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가사가 진짜 좋아요.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면 이런 가사를 썼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친구는 이 가사가 슬프대요. 좀 매달리는 느낌이라고 해서 같은 노래여도 이렇게 다르게 생각할 수 있구나...


어쨌든 저는 사랑하면 왠지 모르게 그 노래가 생각나요. 요즘도 자주 들어요.

https://youtu.be/M9tsm6S9v1g?si=vYNZX0UzHRiPLYM4



Q. 현재 사랑에 관한 고민이나 호기심

- 결혼을 생각했을 때, 지금 당장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어려운 것 같아요.


저랑 남자친구 둘 다 안정된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어떤 시기에, 무엇이, 얼마나 준비되었을 때 결혼하면 좋을지?


지금은 잘 모르겠어서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