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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깡지 Aug 27. 2023

커트라인을 맞추는 사람과 커트라인과 무관한 사람

대학생아들과 대화하기


션이 두 번째 학기에 조금 수업을 과하게 신청을 했는데 (참고로 션은 대학생 1학년), 본인도 도전이지만 주변에서도 우려를 한 듯하다. 그 덕에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일단은 도전이 재미있나 보다. 주말이 되는 그래도 사람들과 진탕 노는 것 같아 다행이다. 이번 주말도 선배들과 죽도록 마셨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선배들이 왜 그렇게 빡세게 듣냐며 GPA 엎어져야 정신 차리지 등 이야기 들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이번 학기 션이 어려운 과목으로 학점 수도 많이 신청한 건 마치 '게임'이나 '대화'를 치르듯 즐기고 있어 보인다. 그냥 수업만 신청하는 것과 사뭇 다르게 자신을 테스트하며 즐거워하는 느낌?


내 경험상 성향이 다른 사람들은 절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션파와 나는 가끔 서로 왜 저래? 이러면서 쳐다본다. ㅎㅎ)

'80점을 넘기면 pass인 시험'이 있다고 가정할 때,

어떤 사람은 딱 80점만 맞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간혹 80점이 중요한 게 하니라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 하다 보니 99점, 100점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떡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기질' 탓인지 저절로 그리되는 사 사람들이다.

사회에서도 그리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신발 수선, 옷 수선 하나를 해도 수선해 달라고 한 것만 딱하는 것이 아니라, 깔끔하게 티끌 하나 없이 말끔하게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기본 성향이 장인 정신을 장착하고 있으며 이 수준은 각자 다 다르다.


뭐가 더 좋다고 하기에는 각자의 선택이다. 어떻게 보면 현시점의 효율성에서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내는 80점을 딱 맞추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남는 시간과 에너지는 다른 데 사용할 수도 있다. 반면 99점/100점을 하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디테일한 노하우와 경험을 더 가지게 되고 실력이 조금씩 더 쌓이므로 래의 가능성을 보자면 해당 분야에서 기회를 더 얻을 지도 모른다.


션은 근거 없는 '나'를 뜻하는 객기와 '해 낼 수 있다'라는 자신감은 다르다며, 이번 학기 무사히 잘 해내겠다고 말한다. 수업, 과제, 시험 등 벅차 보이는데 자주 연락 와서 이런 말을 하는 것 보니, 자신에 대한 다짐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 있으라고 부모가 있는 게 아니겠는가. 무한 격려를 해 줬다.


션의 이런 성격은 션파와 정반대라서 션파에게 종종 션의 기질에 대해 이야기를 해 준다.

뭔가 하려는 사람, 의욕에 차 있는 사람이 의외로 주변에서 공감을 받지 못할 수 있으니, 걱정된다고 의지 꺾는 말보다 격려를 더 해주자고 했다. 이런 기간이 너무 길거나 목표가 지나치게 높으면 제풀에 지치기도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션은 그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신나하고 있다.

대학생 되어서 좋아하고 재미있는 분야에 빠져드는 걸 안 하면 언제 해? 사회생활하기 시작하면 원하는 것만 할 수 없게 된다.


션이

"반드시 이걸 다 하겠다 생각하고,

일을 작은 부분부분으로 분해한 다음에 차근차근 하나씩 하면,

시간이나 일 량과는 상관없이 불가능한 일이 존재할 수 없는데

왜 다들 힘들 것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일주일에 168시간이나 있는데 그중에 70시간도 안 해보고 안된다고 말하는 건 아니지."

라고 톡을 보내왔다. 그러면서 "공부만 하면 도구가 되니, 중간중간 사람들하고 놀면서 해야 해! 사회성이 있어야지, 네트워킹도 하고.."라고 하길래


"너는 참 계획이 있구나. 누구 새끼인지 고놈 참.. 인생 2회차 사는 것 같네. "라고 말해 줬다.


그래도 선이 수학 실력이 생각보다 훨씬 좋은가 보다. 이제는 주변 친구들뿐 아니라 선배들 수학까지 도와준다고 한다. 그 덕에 션도 자신감이 붙은 듯 보였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지 자주자주 연락이 오니 좋긴 하다. 참! 공부한다고 운동을 전혀 못해서 짐승돌에서 초식돌이 되었다. 자기 배 보라며 보여주는데 식스팩은 흔적만 희미하게 있고 아주 귀엽고 폭신폭신한 배로 탈바꿈..


사준 자전거는 도둑맞았다고 한다. 첨이라 몰라서 비싼 걸로 사줬는데. 허엉.. (이노무 학교는 자전거를 수시로 훔쳐간다.) "야, 잘 됐다. 그 덕에 그 넓은 학교 걸어가니까 운동 절로 되겠네?" 하니까, 다 좋은데 과목 한 개가 워낙 멀어서 왕복하면 1시간이란다. 무슨 시골에서 보따리 하나 메고 멀리 있는 학교에 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새로 장만해야 해서 알아보고 있다고 하더니 친구가 하나 준다고 했단다. 오예~

그래도 학교생활 적응 잘 한 듯해서 다행이다.



https://blog.naver.com/jykang73/222998228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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