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잉끼잉과 우아아앙의 차이
육아에서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아이가 계속 우는데 원인을 찾지 못하여 갈팡질팡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때는 멘붕이 오면서, 체력적으로도 많이 소진되면 우울감이 오기도 합니다. 때문에 아빠는 아가 케어도 중요하지만 엄마의 충분한 체력 보충과 감성 케어를 통한 리프레쉬를 도울 필요가 있겠습니다.
저희는 육아휴직을 둘 다 내고서 공동 육아를 하고 있는데요, 남편인 저는 육아에 전적으로 매달려 있지는 않고 서포팅 위주로 하고, 다른 개인 사업들과 창업을 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원하는 바이기도 해요). 때문에 설거지, 세탁, 아기 똥기저귀 갈기, 아기 목욕 등 제 주요 육아 업무를 좀 해놓고, 이렇게 육아일기 브런치 작성을 하기도 하고, 책도 읽고, 인터넷 강의도 듣곤 합니다.
그렇지만 느끼는 것이 사람의 몸에는 아가의 울음에 재깍 반응하는 DNA가 깊숙이 각인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뭐를 하다가도 아기가 낑낑거리거나, 울기 시작하면 다른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아가에 온 신경과 감각이 집중됩니다. 그래서 사실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 다른 일을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은 철인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하다는 결론입니다.
고맙게도 아내가 저의 이런저런 생각과 활동들을 지원해 줘서, 외출을 많이 하는 편인데요, 지금도 사실 아가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는 이 글을 작성하지 못할 것입니다만, 동네 서점에 들러서 공부하고 있는 분야의 책을 한 권 사고 근처 카페에 와서 아가의 울음소리에 관한 생각을 글로 정리해 봅니다.
신생아 육아는 결국 "아가의 울음소리에 반응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저희 아가가 84일이 되었는데요, 아기가 바로 막 울지는 않습니다. 보통 신호를 줍니다. 얼굴을 많이 찡그리면서 낑낑 대는 것이 1단계입니다. 능숙한 엄마 아빠는 이 단계에서 아이의 니즈를 파악하여 (경험에 근거합니다. 답은 없는 것 같고 육아 자체가 답을 찾아가는 과정 같아요), 아이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면 이 단계에서 아가의 울음은 멈춥니다.
최근에는 아가의 이런 니즈가 거의 잠투정이더라고요, 밤에는 이제 통잠을 자는데 낮에 낮잠을 혼자 드는 법을 모르니, 계속 안아서 재워달라 그러고, 내려놓고 있으면 찡찡하면서 엄마, 아빠를 찾습니다. 조금만 더 아가를 케어하지 않고 방치하면 바로 우아아앙이 됩니다. 우아아앙 하면서 얼굴이 시뻘게 지면서, 눈물도 찔끔 흘리는 아가를 보면 너무 안타깝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발을 동동 굴리게 됩니다.
또 다른 아가 낑낑의 가능성은 "오래 한 자 세로 누워있으니 나를 들어달라"인 것 같습니다. 낑낑거리고 있을 때 아기가 잠을 잘 기세가 아니라면, 안고 달래주면 거의 차분해지곤 합니다. 다만 아기가 점점 무거워지고 있고, 온종일 아기를 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쪽쪽이도 사용해보곤 하는데 이 밸런스 찾기가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대놓고 우아아앙 하면서 울 때가 있습니다. 안고 있어도 잘 달래지지 않죠. 그럼 대부분은 배가 고픈 것입니다. 이미 모유수유를 했다고요? 그래도 운다면 이것은 배가 아직 덜 찼다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아가의 대부분의 "우아아앙"은 배가 고파서가 원인이었습니다. 모유수유를 하면 얼마나 아가가 먹었는지 가늠이 어려워 배가 충분히 찼는지 등을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신생아 아가의 울음소리 구별법이라고 글을 썼는데요, 사실은 저와 아내도 구분을 알아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육아, 특히 신생아 육아는 아가의 울음소리를 잘 듣고 아가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하고, 적합한 솔루션을 주는 프로세스라는 생각이 드네요. 안타깝게도 이는 육아 경험을 통해서만 터득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