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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위 Apr 11. 2022

80일 아가와 현충원 벚꽃구경

아가는 잠만 잘 뿐, 엄마는 리프레쉬

결혼 전에는 벚꽃 놀이하면 무조건 여의도로 가곤 했습니다. 접근성도 좋고 구경하고, 먹을거리도 많아서요. 하지만 80일 아가를 데리고 꽃구경할 생각을 하니, 일단 사람들이 많이 붐비지 않고, 집에서 이동거리도 멀지 않고, 유모차를 끌고 다닐 수 있는 장소를 우선으로 고민하다 보니, 집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국립현충원에 꽃구경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80일 아가를 데리고 나가기 조금 이르지 않나 생각도 있었는데, 최근에 인천 부모님 집에 1박 2일로 다녀보고 한 결과 아기도 두 시간 정도는 밖에 나가도 괜찮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이전 글에도 썼는데 아가 컨디션만큼이나 엄마의 리프레쉬도 중요해서요. 다행히 날씨도 따라줘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녀왔습니다.


아직 80일 아가라 필수 준비물은 유모차 + 목베개입니다. 아직 목을 가누지 못해서 고정을 해줘야 하거든요. 사진을 보시면 아가 목이 딱 고정되어 있습니다. 다소 뾰로통한 모습이네요. 우리 아가는 산책 중에 반 정도는 졸거나 잤답니다. 그래도 햇살도 맞고, 흩날리는 벚꽃들도 구경하며 신기해하지 않았을까 소망해 봅니다.

현충원은 널찍해서 유모차 끌고 다니기에도 수월합니다. 라떼파파(스타벅스 라떼를 마시며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육아아빠)느낌을 내기 위해 유모차에 물통도 필수로 설치했습니다. 간단히 먹을거리를 가져올까 했는데 어디서 검색해보니 현충원 안에서 취식이 안 되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물과 돗자리만 챙겼습니다.


아내와 아기 사진도 많이 찍고 구경도 하고 하다 보니 어느덧 수유 텀이 다가옵니다. 본래 계획이었던 두 시간 안에 구경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는 것이 목표여서 슬슬 아쉬운 맘은 접어두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좋은 날씨에 꽃들을 보고 오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내도 준비하느라 힘들었을 터인데, 다녀와서 리프레쉬가 조금 된 느낌이네요. 봄이 왔음을 느낍니다. 우리 아가도 전체 인생으로 따지면 봄의 초입에 해당될 터인데요. 아이는 오늘 꽃구경을 기억 못 하겠지만 우리 부부가 대신 기억해주기로 하고 짧은 꽃구경을 잘 마치고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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