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기와 되집기, 배밀이까지 성공
아기가 부쩍 컸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아기 목욕을 시키려고 귀를 한 손으로 막을 때 한 손으로 다 쥐어지지 않을 때,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기가 스스로 뒤집고, 되짚고 할 때입니다.
우리 아기는 여아인데 육체적인 발달은 또래 친구들만큼 빠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는 아내의 조리원 동기들 이야기를 건너 들어서 알 수가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 중에 우리 아기가 체중이 좀 덜 나가고, 뒤집기나 되집기, 스스로 앉아 있기 등의 행동 발달이 상대적으로 조금 느렸기 때문입니다.
(윗 사진은 100일 즈음에 얼떨결에 되집기를 성공한 아기의 순간포착 사진.JPG)
그래도 아내와 아기가 건강하니 잘 자라고 있고, 상대적으로 낯가림도 빠르고, 꾀꼬리 소리도 잘 내고 하니 빠른 부분과 다소 늦은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고, 나중에는 그 차이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아가의 발달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러자 5개월쯤 되었을 때 아가는 자연스럽게 뒤집기를 성공하고, 이후 되집기도 그리고 이제는 배밀이도 하기 시작합니다. (곧 스스로 앉고, 기어 다니기도 할 것 같습니다) 너무 폭신한 담요에만 아기가 있는 것도 발달에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뒤집기도 호캉스 갔을 때 성공을 했고요, 배밀이도 본가에 가서 다소 딱딱한 매트 위에 눕혀 놓았을 때 아기도 더 힘이 잘 들어가는 듯했습니다.
막상 뒤집기를 시작하니 불편해진 점도 있습니다. 바로 아기 침대를 더 이상은 못쓰게 된 점입니다. 아기가 잘 때 이제 막 굴러 댕기기도 하는데, 아기침대는 공간이 좁아서 안전상 걱정이 들었습니다. 바로 당근마켓으로 처분하고, 안방 어른 침대 가드를 설치하고, 아내와 아기에게 침대를 내주었습니다.
아직 아기가 기어 다니지는 않는데 곧 기어 다닐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발달하는 아기를 보면서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감을 느낍니다. 막상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 아기의 또 다른 발달에 즐거우면서도 동시에 또 다른 걱정도 생길 것 같습니다. 가령 뾰족한 곳에 부딪히거나, 방바닥의 먼지들을 다 쓸고 다니는 것 같은 것들이겠지요.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육아의 하루하루는 무척 긴데, 돌아보니 벌써 180일이나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오늘은 이제 이유식도 시작을 했습니다. 아기가 처음 맛보는 쌀 맛은 어땠을까요? 아기 이유식만을 위해서만 따로 냄비를 구비하고, 블랜더를 사고, 수세미도 준비하는 엄마의 정성이 잘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유식을 먹기 시작하면 이제 어른과 비슷한 똥도 싼다는데 그 부분은 조금 걱정이 되네요. 그렇지만 아기가 잘 먹고 지금처럼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가 6개월 차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