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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 Sep 30. 2018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지 못하면

이대로 삶은 흘러가버리겠지 


처음 시작은 칭찬이었던 것 같다.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으면 내가 있어야 할 곳, 내가 해야 할 일이 확실하게 눈에 보였다.

계속 더 칭찬을 받고 더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바깥의 소리를 기준으로 삼아 차근차근 내달렸다.

뭔가 그 끝에는 행복도가 적어도 80% 유지되는 정해진 하루하루가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어느 새인가 길이 끊겨버리고 말았다.

내가 이 일을 해내도 나를 칭찬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인정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가끔 가다가 성공이라고 부를 만한 경력 내지는 성취를 해내면 그제야 작은 인정과 칭찬이라도 받을 수 있었다. 노력 대비 내 마음에 주어지는 게 너무 작았다.


그리고 점점 더 행복도는 낮아지기만 했다.

더 좋은 직장, 회사 내의 입지, 혹은 승진, 아니면 결혼, 아이를 가지는 것, 내 아이가 성공을 해내는 것, 하나하나 해야 하는 일을 나열해보았는데 어쩐지 어디에도 끝이 없어 보였다. 

삶이라는 게 업무 계획처럼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정리하고 그 일을 해내고 나면 약속된 무언가가 주어지는 게 아닌데 나는 마치 업무를 수행하듯 내 하루하루를 채웠다. 


취미를 찾기, 취미를 찾기,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일 찾기, 그 일을 하루 경험해보기, 계획들은 끊임없이 길어졌는데 막상 그 안에 나의 마음, 나의 감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막상 내 마음을 들여다보니까 거기에 아무것도 없었다.


자꾸만 미래를 생각하고 더 성공적인 커리어를 생각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법은 잘 배웠는데 지금 현재에 머무르는 법을 배우질 못했다.

결국 나의 삶이라는 건 내가 오늘 보낸 하루처럼 흘러가는 건데 나는 지금 이 시간을 미래를 위한 시간으로 흘러 보내면서, 그 언젠가의 행복이라는 게 마치 로또처럼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순간순간의 행복, 충실함, 내 마음에 마치 햇살처럼 잠깐 찾아오는 즐거움들을 악착같이 낚아채지 않으면 결국 미래를 위한 텅 빈 지금만이 남겠지.

시간이라는 건 그렇게 허망하게 흘러가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본인도 모르는데 남들이 알리 만무하겠지. 내게 선물을 주려해도 받고 싶은 게 뭔지 모른다면. 


마음속에 반짝 빛났던, 내가 나를 사랑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 좋은 날들을 내게 주고 싶어 하는 이 마음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글을 쓴다.

굉장히 흔한 말이지만 왜 흔한 지 알 것 같은 말이 있다.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의 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라는 말. 나는 나를 지키기 위해서 오늘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끈질기게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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