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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빈 Feb 23. 2018

"미장!" 외치고 싶다.

준비 없이 시작된 인생

나는 보통 준비를 꼼꼼히 한 후에야 비로소 일을 시작하는 편이다. 이때의 준비란, 현실적인 요건을 갖춘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마음의 준비'일 때가 많았다. 달라진 건 하나도 없는데도, 문득 '그래, 해보자!'하는 마음이 들면 해버리는 거다. 그렇게 복학 후 3주 만에 전과를 했고, 그렇게 운동을 했고, 그렇게 서른에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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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음식인문학자 주영하의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를 읽는데 아주 재미있다. 이 책의 머리말에 '미장!'이란 표현이 나온다. "mise en place"의 준말로, 레스토랑의 셰프가 손님을 맞기 전 완벽한 준비를 외치는 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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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냐만은, 그중에서도 일단 살아가는 일, '인생'만큼 어려운 게 없는 것 같다. 레스토랑은 영업 시작 전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미장!" 외칠 수라도 있는데, 인생은 아무 준비 없이 시작되어 버리니까. 마음의 준비조차도 안 됐는데, 아니 '마음'이란 것조차도 모르는 채로 태어나자마자 시작되어 버리니까. 불쑥 찾아온 인생이란 손님을, 하지만 쫓아낼 수도 없다. 일단 되는 대로 열심히 살아볼 수밖에. 언젠간 나도 내 인생을 앞에다 두고 외쳐볼 수 있음 좋겠다. 


"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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