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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빈 Apr 13. 2016

사랑의 탓이 아니다

당신의 탓이다


                                                                 

  사랑이 변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변하지 못해서 그가 떠난 것이다.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을 원한다면 굳은 추억 속에 혼자 갇히는 편이 낫다. 사랑하는 일은 여유 있을 때 미술관에 들러 한가롭게 그림을 감상하는 일과는 다르다. 온몸에 색색의 물감을 덮어쓰고 때로 아프거나 울거나 싸우거나 굶기도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매일 다른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매 순간의 일이며, 매일 변하는 새로운 그림을 새롭게 감상하는 일이다. 몇 달 전에 본 그림이 아니면 안 된다고 당신이 고집부리고 변하지 않는 순간부터, 물감들이 딱딱하게 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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