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빌려 살았던 행복의 이자
진짜 그 사람의 존재 자체를 '내 것'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말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사랑하는 사이에 서로가 서로를 소유하려는 표현을 쓰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사랑해도 서로가 될 수 없고, 서로의 일부분 조차도 온전히 가질 수 없다. 해서, 역설적이게도 '이 사람은 이 사람대로 독립적인 존재야'라는 걸 인정해야, 평화로운 둘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 그러니까 사랑한다는 건,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믿을 수 있는 만큼 믿으면서, 각자의 진심을, 상처를, 그 마음을 맡기는 일인지도 모른다. 마음껏 행복하라고, 너에게 나를 다 빌려주는 일.
그걸 모르고 서로를 자꾸만 더 가지려 하다가, 끝내 헤어지고 나면
그 사람을 빌려 살았던 행복의 이자를 치를 수밖에.
후회, 미련, 그리움 같은 값비싼 이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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