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결정은 한 생애의 요약본
어떤 일을 겪을 때, 문득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느낌과 미래의 예측이 동시에 밀려들 때가 있다. 글밥을 먹고살겠다고 다짐했을 때도 그랬다.
'문학청년' 딱지를 때로는 자부심으로 또 때로는 흉터로 달고 다니던 과거의 기억. 하고 싶은 일로 하루를 채울 수 있다는 뿌듯하고 행복한 현재의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 벌어먹고 살기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막막한 미래의 예측.
누군갈 만나 사랑하고, 어느 날 헤어질 때에도 그렇게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동시에 들이닥친다. 보고 싶었고, 보고 싶고, 보고 싶을 거라는 한 생애의 요약본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결정들은 한 생애를 걸고 할 때가 있는 것이다. 가벼운 날들 중에, 그래도 결코 사랑이, 삶이 가벼울 수만은 없는 이유가 거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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