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만남으로는 장인어른, 장모님, 처제가 왔다. 와이프가 평일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신 전복죽과 각종 반찬을 함께 가지고 오셔서 너무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고기 종류도 많이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번갈아가면서 호박이를 안아보고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으셨다. 가끔씩 터지는 호박이의 옹알이 소리에 인기 영화배우의 리액션에 반응하는 팬처럼 환호했다.
두 번째 만남으로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이모를 만났다. 우리 집으로 오시기도, 그리고 호박이의 첫 외출을 기념하며 우리가 찾아뵙기도 했다. 집으로 오실 때는 상가에서 테이크 아웃한 맛있는 음식이 있어 우리 입장에서는 한 끼 식사도 때우고 호박이 인사도 시키고 일석이조였다.
특히, 이모 댁에는 러시안블루 고양이(이름은 조이)가 한 마리 있는데, 항렬로 보면 호박이의 삼촌뻘이 된다. 이 둘의 첫 번째 만남은 참 인상 깊었다. 처음 집으로 분양받아 올 때부터 봐온 고양이인데 개냥이 성격으로 사람을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애교를 부린다. 그런데 호박이를 처음 데려갔을 때, 모두의 관심을 호박이가 독차지 하니깐 고양이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 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 많던 애교도 없이 구석에서 처량하게 자리잡고, 호박이에 집중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응당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슈퍼스타 자리가 호박이에게 넘어간 것이 못내 서러워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앞으로 호박이가 커서 둘이 재밌게 노는 모습이 그려져 기분이 좋다. 아직은 호박이가 고양이보다 몸무게가 적게 나가지만 금세 호박이도 클테니깐 둘이 친구가 되는 날을 기다려 본다.
식사를 하는 동안 호박이는 소파에 눕혀뒀는데 갑자기 고양이가 호박이 쪽으로 이동을 하길래 내가 반사적으로 튀어 나갔다. 실제로 고양이는 호박이 근처에도 가지 않았는데 오히려 내가 급박하게 움직여서 고양이가 나를 보고 놀랬다.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아기가 먼저이니 고양이도 이 못난 형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임신했을 때 '톡소 플라스마' 검사를 했고, 다행히 안전하다고 확인이 되었다. 호박이와 고양이가 서로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집에 손 소독제를 구비해두니 한결 편했다. 친한 친구의 둘째가 집에서 RSV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수시로 손 소독제를 사용한다. 그리고 집으로 방문하시는 분들에게도 간편하게 소독할 수 있으니 권하기도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