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바보야~라는 휘성의 노래가 떠오른다. 아이는 정말 잘 운다. 아이니깐 잘 운다고도 하는데 정말 귀청이 떨어질 정도로 잘 운다.
호박이는 41주 차에 출산을 했기 때문에 요즘 제왕절개도 많은 상태에서 애들보다 발달이 더 되어 나온 셈이다. 그러다 보니 울음소리가 조리원 신생아실 내벽과 우리 방 벽을 넘어온다. 방에서 쉬고 있다가 울음소리가 들리면 '호박이가 우는구나, 곧 방으로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호박이가 유달리 많이 우는 날이었다. 보통 아이가 우는 이유는 3가지라고 한다. (조리원 선생님 피셜)
아이가 울기 시작하면 우선 안고 있는 또는 누워 있는 자세를 바꿔보고, 소용이 없으면 기저귀를 살피고, 기저귀가 이상 없으면 수유 또는 분유를 먹여야 한단다. 만약 이 마저도 통하지 않으면 아이의 투정인 가능성이 높아 엄마의 양수 소리와 비슷한 수도꼭지의 물을 틀어 소리를 들려주거나, 목욕을 통해서 기분을 풀어주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오늘이 투정 많은 날이었나 보다. 위 순서대로 모두 진행했으나 호박이는 계속 울었고 온 몸이 붉은 고구마 상태가 되었다. 나중에는 이렇게 울다가 경기를 일으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걱정이 되었다. 결국, 조리원 선생님께서 울음소리를 듣고 방으로 오셔서 데려갔고 목욕을 한번 하고 나서야 다시 뽀얀 얼굴로 돌아왔다.
아이가 울면 너무 무섭다. 내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내가 잘못한 것으로 인해 아이가 아픈 것은 아닌지, 아프다면 나중에 행여나 더 큰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온갖 걱정이 내선순환열차처럼 끝도 없이 돌게 된다. 행복 회로가 아니라 불행 회로이다. 조리원 선생님 말씀에 아이가 울기 시작하면 3시간도 연속으로 우는 것을 보셨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을 안심하라고 하셨겠지만 초보 아빠의 마음으로는 앞으로 3시간 동안 멘붕에 빠질 수 있다는 강력한 위기, 리스크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