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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케이데이 KKday Feb 07. 2023

피렌체 보볼리 정원에서 피크닉을

여행하고 기록하는 에디터 선명이다. 피렌체의 중심으로 알려진 대성당 부근에는 관광명소가 몰려 있어 이곳저곳 둘러보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가버린다. 빠르게 여러 도시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피렌체에서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고 싶다면 이동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피렌체에서 이틀 이상 머무를 예정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있다. 바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보볼리 정원이다. 보볼리 정원은 유럽에서 한가로이 오후를 즐기기에 완벽한 장소다.


오늘은 샌드위치를 사서 보볼리 정원에서 점심을 먹은 뒤 아르노 강을 산책하는 루트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보볼리 정원


샌드위치를 포장해서 아르노 강을 건너면 수제 가죽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가 많이 보인다. (샌드위치 맛집은 뒤에서 소개하겠다.) 상점가를 지나 쭉 올라가면 르네상스 시대에 지어진 피티 궁전이 보이는데, 이곳이 보볼리 정원의 입구다.



보볼리 정원은 피렌체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전역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규모가 크고 세심히 관리하는 정원이다. 유료 입장이 익숙하지는 않겠지만 유럽의 다른 공원에 가보면 왜 유료 공원을 이용해야 하는지 한 번에 알게 된다. 공원 안에서는 화장실 사용도 무료다.



입장 시, 검색대를 통과하면서 위험한 물건이 없는지 확인한다. 나는 맥주병을 가방에 넣었는데 압수당했다. 술은 괜찮지만 병맥주는 깨지면 위험할 수 있다고 친절히 설명해 줬다. 과하게 경계한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막상 정원으로 들어가 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



보볼리 정원은 대표적인 이탈리아식 정원인데, 대칭을 중요시하고 미로처럼 보이게 만드는 프랑스식 정원과 달리 언덕을 주로 사용하고 층마다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수목이나 분수 등 여러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재밌지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언덕을 오르내리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보볼리 정원은 주로 분수와 큰 동상 앞에 사람들이 몰린다. 조용히 피크닉을 즐기고 싶다면 중앙 분수를 피해 언덕 위로 올라가자. 조금만 올라가도 피렌체 대성당과 시내가 내려다보일 정도다. 낭만적인 풍경을 감상하며 음악을 듣거나 커피와 샌드위치를 즐길 수 있다.



가을에 방문해서 그런지 공원이 가득 찰 정도로 녹음이 무성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토스카나 지방의 상징인 사이프러스와 높게 솟은 개암나무가 유럽 정원 특유의 분위기를 더했다. 꽃이 만개하는 봄에 오면 더 아름답다고 하니 다음에 또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이용시간 : 08:15-18:30

- 주소 : Piazza Dei Pitti 1, 50125, Florence Italy

- 문의 : +39 055 23885


2. 샌드위칙 (SandwiChic)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파스타와 피자, 그리고 샌드위치다. 밀, 치즈, 토마토, 햄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이니, 어딜 가든 항상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매 끼니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할 수 없기에 현실적으로 배낭여행자가 가장 많이 먹는 이탈리아 음식은 샌드위치다.



샌드위치는 길거리 어디서든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탈리아 샌드위치는 대부분 완제품이 아니라 즉석에서 고기와 치즈, 채소를 고르고 그릴에 구워주기 때문에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피렌체에서는 길거리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끼니를 해결하는 여행자를 쉽게 볼 수 있다.



좋은 식재료가 많이 유통되는 피렌체에서 추천할 만한 샌드위치 가게는 샌드위칙 (SandwiChic)이다. 이름부터 멋진 이 가게는 내가 6년 전에 처음 알게 된 이후 피렌체에 갈 때마다 방문하는 가게다. 더 유명하고 붐비는 가게도 가봤지만 여기만큼 맛있는 가게는 아직 찾지 못했다.



메뉴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재료를 준비한다. 속 재료부터 빵까지 고를 수 있는데, 일반적인 치아바타 빵 대신 올리브유를 바르고 구워주는 포카치아 빵을 고르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비건을 위한 메뉴도 준비되어 있어서 선택 폭이 넓다. 짠 음식을 싫어한다면 고기 대신 치즈와 토마토소스를 골라보자. 실패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 이용시간 : 일~금 11:00-17:00

- 주소 : Via S. Gallo, 3r, 50129 Firenze FI, Italy

- 문의 : +39 055 281157


3.  살바토레  몬테 성당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아르노 강을 따라 미켈란젤로 광장까지 걸었다. 아르노 강은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러닝을 하는 사람들이나 카누를 연습하는 학생들도 보였다.


어느 도시든 도심을 관통하는 강에 가면 현지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할 수 있다. 꼭 유명한 관광지가 없어도 매력적인 장소가 바로 강이다.



미켈란젤로 광장은 피렌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장소다. 피렌체를 여행한다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장소라 아침에 마주친 사람을 저녁에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붐빈다. 이곳에서는 버스킹이 자주 열리기도 해서 해가 질 무렵부터는 축제 분위기다.



더 조용한 곳을 찾아 좋은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사람들로 가득한 미켈란젤로 언덕보다 산 살바토레 알 몬테 성당을 추천한다.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되는데 경치는 더 아름답다. 이곳에서 잠시 쉬는 동안 웨딩 스냅을 촬영하는 커플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 이용시간 : 07:00-19:45 / 일요일 08:00 오픈

- 주소 : Via di S. Salvatore Al Monte, 9, 50125 Firenze FI, Italy

- 문의 : +39 055 2001229




피렌체를 끝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마무리했다. 오랜만에 떠난 해외여행이었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이탈리아는 그대로였다. 생각해 보면 수백 년, 길게는 수천 년 역사를 유지하는 나라에서 고작 3년 정도 지났다고 변하는 게 더 이상할지도 모른다. 나는 십 년, 이십 년 뒤에도 이탈리아가 지금과 같은 모습일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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