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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케이데이 KKday Sep 16. 2022

가을에 유랑하기 좋은 도시, 군산

군산 여행지 추천

여행하고 기록하는 에디터 선명이다. 더위가 끝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면 부지런히 여행을 떠나야 한다. 더 늦으면 옷이 두꺼워지고 그만큼 짐이 늘어나서 여행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나는 늘 가벼운 옷에 편한 가방을 메고 마음껏 걸어보는 여행을 좋아한다.



그런 내게 초가을은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땀은 바람이 말려주고 추위는 셔츠 한 장이면 충분하다. 오늘 소개할 여행지는 아름다운 섬과 항구를 품은 도시, 전라북도 군산이다. 에디터가 다녀온 초가을의 군산, 지금부터 소개한다.



1. 지린성



군산은 여행자들에게, 특히 경상도 사람들에게 익숙한 여행지는 아니다. 실제로 군산을 다녀왔다고 말하면 주변 사람들은 "거긴 뭐가 있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군산을 처음 들어보는 사람도 종종 있다. 


그러나 부산이나 서울, 제주도에 뭐가 있어서 가는 게 아니듯 군산도 마찬가지다. 오랜 시간 켜켜이 쌓아올린 그 지역만의 문화는 음식이나 랜드마크, 핫플레이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군산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쌀을 수탈하기 위해 항구로 사용하면서 성장했다.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 과거 군산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이 시기에 일본식 가옥이나 사찰이 많이 지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군산에는 지금도 일본식 가옥이 많이 남아있다. 


군산시에서는 일재의 잔해인 일본식 건물을 허물지 않고 복원하고 개조해 관광상품으로 기획했다. 그래서 현대에 들어서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한 도시이다.



군산에는 유명한 먹거리가 많지만 버스 터미널에 내리면 바로 들르는 식당이 있다. 해물 짜장면을 파는 지린성이다. 지린성은 버스 터미널로부터 10분 거리에 있어서 많은 여행객이 군산 여행의 첫 번째 코스로 선택하는 식당이다. 



이 가게는 매운 해물 짜장면으로 유명해졌다. 짜장면이 매우면 얼마나 매울까 싶었지만 첫 젓가락부터 매워서 놀랐다. 그래도 갖가지 해물과 함께 먹다 보면 한 그릇을 다 비우게 되는 마성의 맛이다. 괜히 매운맛으로 유명한 가게가 아니니 매운맛에 자신이 없다면 다른 메뉴를 주문하자.


- 이용시간 : 수~월 09:30-16:00 (화요일 휴무)

- 주소 : 전라북도 군산시 미원로 87

문의 : 063-467-2905



2. 선유도 해수욕장



군산 시내를 둘러보기 전 버스를 타고 선유도로 향했다. 군산에는 본토와 멀리 떨어진 바다에 군도가 있는데, 관광지로 개방한 다섯 개의 섬을 연륙교(육지와 섬을 잇는 다리)로 들어갈 수 있다. 본토와 이어진 연륙교는 2017년에 개통되어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선유도는 군도의 중심이자 ‘신선이 노니는 섬’이라는 이름답게 매해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선유도의 높은 하늘과 탁 트인 바다를 함께 감상하려면 선유도 해수욕장의 짚라인을 타보는 것도 추천한다.



선유도 해수욕장은 하얗고 고운 모래로 유명하다. 과거 선유도는 선비들의 유배지였다고 하는데, 망주봉과 함께 서해 바다를 감상하다 보니 유배 당한 선비들이 부러워지기도 했다. 망주봉 외에도 코끼리 바위 등 자연이 빚은 조각품이 섬 곳곳에 있으니 찾아보길 바란다.



선유도 곳곳에는 작은 사당과 마을이 있다. 해수욕장이 선유도의 메인이지만 스쿠터를 빌려 숨겨진 명소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선셋을 감상하고 선유도를 빠져나왔다. 역사적으로 선유도는 군산의 뿌리이자 정체성이다. 지명인 군산도 원래는 선유도의 이름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현재도 군산 시민의 자랑이자 다양한 특산품이 어획되는 중요한 섬이다. 군산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선유도는 반드시 들러보길 바란다. 선유도만으로도 군산을 여행할 이유는 충분하다.


- 주소 :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리

문의 : 063-465-5186



3. 초원사진관 



군산은 바다 경관과 일본식 가옥이 잘 보존된 덕분에 한국 영화계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촬영지다. 특히 다양한 영화 촬영 장소가 밀집되어 있는 월명동 일대. 영화동으로 유명해지면서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가 되었다.



대표적인 영화는 <8월의 크리스마스>. 배우 한석규가 작품을 찍었던 초원사진관이 군산에 그대로 남아있다. 이곳은 실제 사진관처럼 꾸민 세트장으로, 쇼케이스에 배우 심은하의 사진도 걸려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를 재밌게 봤던 여행객이라면 의미 있는 장소가 될 것이다.


- 이용시간 : 매일 09:00-21:30 (첫째, 셋째 월요일 휴무)

- 주소 : 전북 군산시 구영2길 12-1 1층

문의 : 063-445-6879




가을은 하늘이 높은, 그러니까 구름 없이 청명한 계절이다. 이번 여행을 군산으로 고른 이유는 국내에서 가깝지 않고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봤기 때문이다.


운 좋게도 군산은 내 예상보다 매력적인 곳이었고, 또 가고 싶은 여행지가 되었다. 사실 지금 이 시기에는 어느 곳을 가더라도 날씨는 여행자의 편이다. 안심하고 마음껏 여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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