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 생각나는 공간들이 있다. 에디터에게 겨울은 미술관의 계절이다. 어질러진 생각을 정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영감으로 채우기 좋은 미술관. 서늘한 공기와 사색이라는 단어는 한 문장 안에서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깊은 사색에 잠기기 좋은 전국의 미술관을 소개한다. 화성, 경주, 파주, 제주 네 개의 도시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참고할 것.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소다미술관. 어쩐지 청량한 하늘색이 생각나는 네이밍이다. 소다미술관은 화성시 최초의 사립 미술관이다. 오래된 찜질방을 리모델링해 미술관으로 재탄생시켰다.
미술관은 야외 전시장과 실내 전시장으로 나뉜다. 천장이 뻥 뚫린 야외 전시장은 구간 구간이 마치 하나의 작품같다. 실제로 소다미술관은 개관한 해에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이름난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닷(Red Dot Design Award)에서도 여러 번 본상을 수상했다.
나도 모르고 있던 나의 취향을 발견하고 싶다면 실내 전시장에서 진행 중인 그림전을 눈여겨보자. 현재 실내 전시장에서는 '나의 반려 그림'이라는 주제로 그림전을 진행 중이다. 그림도 우리의 든든한 '반려'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기획했다고.
티켓을 구입한 관람객은 전시 관람 후, 직접 고른 작품을 포스터 형태로 간직할 수 있다. 해당 전시는 2023년 2월까지 만나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미술관 내부에는 쉬어갈 수 있는 카페를 마련했다. 미술관 입장료는 성인 기준, 12,000원. 카페 이용을 원한다면 통합권을 추천한다. 15,000원으로 미술관과 카페 음료를 이용할 수 있다.
- 이용시간 : 매일 10:00-18:00 (화요일 휴관)
- 주소 : 경기 화성시 효행로707번길 30
- 문의 : 070-8915-9127
도시 자체가 문화유산이라 불리는 경주. 첨성대, 불국사에서 경주에 대한 기억이 멈춘 여행자라면 솔거 미술관으로 가보자. 한국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가 작품을 기증하며 역사가 시작된 솔거 미술관. 고즈넉한 신라 시대의 예술 세계를 담뿍 느낄 수 있다.
미술관은 경주 엑스포대공원내에 위치해있다. 미술관을 둘러싼 둘레길은 이곳의 야외 전시장이다. 다양한 설치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야외 전시장은 조경이 아름다워 산책을 즐기기에도 알맞다.
미술관에선 신라시대부터 시작된 경주의 미술사를 돌아볼 수 있다. 시즌에 따라 진행하는 전시가 상이하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고할 것.
벽에 걸린 작품 외에도 미술은 건물 곳곳에 숨어있다. 전시장 한편에 통창을 낸 이곳. 계절의 색을 가득 품어 꼭 한 폭의 그림 같다. 인간의 손으로 그려낼 수 없는 풍경 덕에 쉬이 눈을 떼기 어렵다.
한국화의 색이 진하게 담긴 미술관. 솔거 미술관에서는 다채로운 크기와 모양의 수묵화를 감상할 수 있다. 흑과 백으로만 구현한 세계에서는 색채가 전할 수 없는 위엄과 기품이 느껴진다.
솔거 미술관은 경주 엑스포 대공원 통합권 구매 후 입장 가능하다. 통합권 구매 시, 솔거 미술관뿐 아니라 미디어 아트, 경주 타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할 것.
- 이용시간 : 매일 10:00-18:00
-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경감로 614
- 문의 : 054-740-3990
영감 가득한 공간으로 주목받는 도시, 파주. 자연의 빛깔을 느껴보고 싶다면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추천한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는 조명이 없다. 이곳에서 빛의 역할을 하는 건 오직 햇빛뿐이다. 공간 구석구석 스며든 햇빛은 때에 따라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미술관의 특성 덕에 날씨가 궂은 날은 문을 닫는다고.
독특한 운영 철칙 덕에 같은 작품이더라도 방문 시간대에 따라 다른 모양새를 띤다. 같은 시간대더라도 빛의 양과 해가 드는 모양은 매일 달라지니, 꼭 다른 작품을 보는 것처럼 특별하다. 계절에 따라 관람 시간 역시 상이하니, 꼭 방문 전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더 풍성한 관람을 원한다면 도슨트 프로그램을 눈여겨보자. 오후 2시, 3시, 4시에 방문하면 관람권 소지자에 한해 무료 해설을 제공한다.
- 이용시간 : 수~일 10:00-18:00 (월, 화 휴관)
- 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53
- 문의 : 031-955-4100
마지막으로 소개할 미술관은 제주에 위치한 김창열미술관이다. 김창열은 일평생을 물방울 그림에만 집중한 국내 작가이다. 이곳에선 그의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현대미술을 만나볼 수 있다.
미술관은 물방울 작품을 모티브로한 빛의 중정과 각각의 방으로 구성했다. 실내 전시실을 비롯해 야외 공간까지 산책하며 둘러보기 좋다.
빛의 양과, 함께 곁들인 배경지의 질감, 색깔에 따라 다채로운 색을 내는 물방울. 단순한 존재의 본질을 이용해 예술로 승화시켰다.
김창열미술관은 비가 오는 날 더욱이 추천한다. 아무래도 물방울이니깐. 촉촉해진 분위기 속에서 작가의 의도를 보다 명확히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 이용시간 : 화~일 09:00-18:00 (월요일 휴관)
- 주소 : 제주시 한림읍 용금로 883-5
- 문의 : 064-710-4150
국내에서 다채로운 문화예술을 즐기기 좋은 도시로는 서울만한 곳이 없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나치기 아쉬운 미술관이 전국 곳곳에 숨어있다. 해당 도시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특별히 더 눈여겨보자. 영감으로 풍성한 11월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