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엄마! - 2
## 나를 말해도 될까?
Q. 있잖아, 엄마!
내 어깨를 짓누르던 짐 하나를 내려놓았어.
그런데 말이야. 하나를 덜어내면 어제보단 가벼워야 하는데 그 가벼움을 느끼지 못하겠어. 마치 내 두 어깨에는 일정한 무게의 누름돌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것처럼 내일은 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그 가벼움을 즐기지 못 하겠네.
정말 가벼워지긴 한 걸까?
정말 잘 한 걸까?
언제나 나를 떠나지 않는 불안이 나를 버티게 하는 것 같기도 해.
그런데 좀 더 편안해지고 싶어. 좀 더 너그럽게 누름돌을 지고 싶어.
커다란 바위 하나 옮겨 놓으면 스스로 대견해서 웃다가도 바위가 앉았던 자리에 자꾸 바람이 드나들어 꽃을 피우지 못하겠어.
있잖아, 엄마!
나는 나를 말하고 싶어.
세상을 받아들이기 위해 내 속을 비워내야 할 것 같아.
남들은 별거 아니라고 콧방귀를 뀔지 모르지만 내 속의 응어리를 수다스럽게 떠들고 나서 선홍빛 말랑말랑한 내가 되고 싶어. 누구나 그런 거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문질러도 문질러도 사라지지 않는 멍 같은 거.
나 할 수 있을까?
내가 수다스럽게 떠들어도 되는 걸까?
A. 있잖아, 엄마 딸!
세상에 대고 막 떠들어.
듣고 싶은 사람은 듣고, 듣고 싶지 않은 사람은 눈을 감고 귀를 막겠지!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신경 쓰지 마렴.
너는 그냥 네가 하고 싶은 말만 하면 된단다.
설마 세상 사람을 다 갖고 싶은 생각은 아니지?
너 좋다는 사람 너무 많아도 골치 아파.
신경쓸게 너무 많잖아.
그런데 너 싫다는 사람 맘까지 돌리려고 애쓰지 마렴!
차라리 그 에너지를 너에게 쓰렴!
오늘은 얼마나 더 예뻐질까?
오늘은 얼마나 더 행복할까?
오늘은 어떻게 하면 더 멋져질까?
아무 걱정하지 마렴!
그냥 네가 하고 싶은 말을 해.
아프면 엉엉 울고 억울하면 가끔 삿대질도 해.
가끔은 주저앉아 펑펑 울기도 하고 그러면서 숨도 쉬고
나무도 보고 꽃도 보고 바람도 읽어 보렴.
괜찮아 괜찮아!
넌 언제나 꽤 괜찮은 사람이었는걸!
내일은 오늘보다 더 괜찮은 사람일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