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엄마!- 6
## 난 어디로 가야하지?
Q. 있잖아, 엄마!
삶 속에는 순간순간이 선택의 시간인 것 같아.
그런데 어떤 것을 선택하든 후회할 것 같은 불안감이 항상 나를 따라다녀.
인생이 답이 똑 떨어지는 수학 문제라면 좋겠어.
누가 내가 가야 할 길을 알려 주면 좋겠어.
선택도 책임도 내게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면서도 가끔은 듬직한 길잡이를 앞세우고 뒤따라가고 싶네.
혼자 가는 길이 싫은 걸까?
선택에 대한 책임이 두려운 걸까?
오늘은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어. 사실은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모르겠네.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니 사람들과 어울려 있는 것이 편할 것도 같아. 하지만 마음이 무거워 발길이 쉽게 떨어지질 않아. 어디를 가든 선택하지 않은 다른 것이 신경 쓰이고 나를 불편하게 할 것 같아. 그렇다고
"불편해서 싫어!"
투정을 부리며 이불을 뒤집어쓰면 외톨이가 될 것 같아 또다시 불안해지네
엄마, 어떻게 해야 할까?
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A. 딸아!
인생은 알 수 없는 게임이란다.
네 말대로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지. 답을 알려주면 좋겠지! 길을 알려 주면 참 좋겠지!
그런데 말이야.
만약 연산 문제처럼 똑같은 답이 있는 인생이라면 재미있을까? 우리는 모두 똑같은 인생을 살게 될 거야. 그럼 재미없잖아!
만약 누군가 알려 주는 길을 간다면 책임을 면할 수 있을까? 알려주는 길을 따라간 것도 네 선택이란다.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땐 잠시 멈춰 서서 계산을 하렴.
"넌 너무 계산적이야!"
그 말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이렇게 해 보렴!
하얀 종이를 반으로 접어 가야 할 두 곳을 적고 가야 할 이유들을 나열해봐. 그리고 가야 할 이유가 하나라도 많은 쪽을 선택하는 거야!
그다음엔 다시 종이를 반으로 접어 그곳에 가야 할 이유와 가지 말아야 할 이유를 적어보는 거야.
네 마음을 드러내 보는 거란다.
네 마음을 명료화시켜 보는 거란다.
딸아!
무엇을 선택하든 후회할지 몰라.
하지만 그것을 두려워 하진 마!
네 선택에 책임진다는 생각보단
네 선택을 맘껏 즐긴다고 생각해!
혼자면 어때?
네가 충분히 즐겁다면 그것도 꽤 괜찮은 걸!
누구나 혼자란다. 필요에 의해 잠시 함께 할 뿐이란다.
가끔은 말이야.
네 마음을 계산해보렴
가끔은 말이야.
네 마음을 볼 수 있게 글로 말해보렴.
괜찮아 괜찮아 어떤 선택을 하든 괜찮아!
어느 누구도 너의 오늘에 들어올 수 없어.
네가 문을 열기 전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