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엄마!-5
## 하루의 반을 잃어버리고
Q. 있잖아, 엄마!
정말 긴 하루였어.
집에 들어와 씻고 침대에 누우니 시계는 벌써 밤 12시가 훌쩍 넘었네.
오늘이 어제가 되어 버렸어.
"어제는 정말 길었네!"
라고 말해야 할 것 같아.
아침에 일어나 다이어리에 오늘 할 일을 적어보니 일곱 가지나 되었어.
빨간펜으로 동그라미까지 그려가며 오늘을 의미 있게 보내자 생각했어.
바쁘게 움직이고 집에 돌아오니 25시간 28분의 오늘을 보냈더라구!
많이 지쳤어.
그런데 지칠 만큼 바쁘게 보낸 하루가 영 내 맘에 차지 않아 속이 상하네.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해서 시간도 돈도 아깝고 내 선택이 잘못이었나 하는 후회도 밀려와.
있잖아 엄마!
나는 인생을 무조건 즐겁고 재미있게 보내고 싶어.
그런데 내 것을 내 준만큼 얻은 것이 없는 것 같아.
하루의 절반을 사기당한 기분이야.
난 재미와 감동이 있는 오늘을 가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바보가 된 것 같아.
하루의 반을 잃어버려서 더 지친것 같아.
A. 엄마 딸, 많이 힘들었구나!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내느라 고생했어!
그래도 하루를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남아 있어 다행이야.
그대로 쓰러져 잠들고 싶었을 텐데......
딸아!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인생의 승리자가 되는 길은 자기를 이기는 일이라고 생각했단다.
그리곤 매일 스스로에게 다섯 가지 질문을 했지.
인생의 승리자가 된다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십 분만 시간을 내어 너에게 한번 물어보렴.
첫 번째, 오늘은 어떻게 지냈는가?
두 번째, 오늘은 어디에 갔었는가?
세 번째, 오늘은 어떤 사람을 만났는가?
네 번째, 오늘은 무엇을 하였는가?
다섯 번째, 오늘은 무엇을 잊어버렸는가?
오늘 아침 , 즐겁고 감동 있는 하루를 시작할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었나 생각해보렴.
예를 들면 어제 잠은 충분히 잤는지, 어제 밥은 잘 먹었는지, 어제 마무리 짓지 못한 일로 근심하지는 않았는지. 오늘을 잘 보내려면 어제를 잘 보냈어야 한단다. 결국은 어제가 되어 버린 오늘을 잘 보내야 하지!
그래도 하루의 절반만 사기를 당해 얼마나 다행이야!
인생을 즐겁고 재미있게 살려면 그것이 시간이든 돈이든 다른 무엇이든 내주었단 생각을 하지 마렴!
네가 내주었다 생각하는 순간 받을 것을 생각하게 된단다.
그러면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가 없어.
기대는 크고 무언가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에 신경은 날카로워지고 유연해지지 못한단다.
당연히 장점보단 단점이 먼저 보이겠지?
그건 이왕이면 더 큰 이익을 얻고 싶기 때문이야!
딸, 있잖아!
너의 오늘은 아주 좋았어!
네가 성실하게 오늘을 살았기 때문이란다.
잠자리에서는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렴.
하루를 빠르게 돌아보고
오늘 네가 잊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 후에
오늘의 문은 내일을 위해 닫아두렴!
괜찮아!
너의 하루의 반은 네 것이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