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번호(囚人番號) 1004'

-죽은 자는 말이 없다.-

by 코끼리 작가

‘원고!’또다시 김태우의 목청이 커졌다. 김태우는 첫판에 이어, 두 번째 판까지 연타석 홈런을 칠 태세였다. 김태우는 몇 장 남지 않은 화투 패를 잡고, 상대편 영감들의 화투 패를 힐끗 쳐다보고 있었다. 화투가 종반으로 치달을 즈음‘투고'를 외치던 김태우가 화투 패를 던졌으나, 그만 싸고 말았다. 이를 놓칠세라 황 씨 영감은 고돌이에 쌍피까지 대역전극이 일어났다. 황 씨 영감은 슬쩍 김태우의 눈치를 살폈다. 슬그머니 판돈을 가지고 오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김태우에게‘어이 아우님! 초장 끗발 개 끗발이지? 도박판이 그런 거야! 운칠기삼…. 하하’ 황 씨 영감이 이겼으면 돈만 가지고 오면 될 것을 김태우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 화근이었다. 김태우는 갑자기 일어서더니 화투패가 놓여 있는 담요를 엎어 버렸다. ‘에이, XX 같은 것!’ 전투력 상실과 다짜고짜 욕설과 고함을 지른 자신이 창피하기도 해서 김태우는 노인정을 뛰쳐나왔다.‘저 자식! 저 거봐. 그건 돈 몇 푼 잃었다고 저 지랄하는 거봐!’‘저럴 줄 알았다니까! 애당초 노인정 들어올 때부터 알아봤다니깐!’

송 씨 영감은 노인정을 나간 김태우를 향해 목청을 높였다.

김태우는 동네에서 내놓은 사람이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데다, 원체 성격이 개 같아서 아무도 그를 말릴 사람이 없었다. 또, 하루는 자기 집 앞에 세워둔 승용차가 한동안 주차되어 있자, 집에서 못을 가지고 와서 타이어에 못을 꽃아 펑크를 내었다.

뒤에 알고 보니, 그 차는 면사무소 행정차량이었다. 그 사실을 안 면사무소 직원이 김태우를 찾아가 변상 요구 및 항의를 하자, 항의하는 면사무소 주사의 얼굴을 때리고 발로 차는 사건이 있었다. 주사가‘처벌하겠다’고 따지자, 김태우는 집에 있던 곡괭이를 들고 면사무소를 찾아가 유리창을 깨는 등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행패를 부린 적도 있었다.


- 16장 (출간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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