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는 집으로 오는 기차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더블 백안에서 장 선임하사가 특별히 챙겨준 양주‘캡틴큐’한 병을 땄다.
병나발을 불듯이 한 모금 들이켰다. 독한 술이 목구멍을 타고 장내를 소독하는 듯이 쏴한 느낌이 났다. 태우는 거의 4년 만에 가는 집 방문이었다.
수년 동안 집에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000 부대’는 부대 정문을 통과하는 순간, 몸은 개인 몸이 아니고 국가의 소모품이었던 것이다. 어떠한 임무가 주어지든 완수해야 하고, 설령, 그 과정에서 죽는 다해도 그 죽음은‘훈련 중 사망’으로 귀결되는 현실이었다. 그렇다 보니, 통신검열이 엄격했고, 편지는 더더욱 송·수신이 불가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혼자서 매일 걱정을 하셨을 어머니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했다. 아들 하나 잘 키우려고 시장 통에 나가서 푼돈 몇 푼 벌어 볼 것이라고 고생하신 어머니가 그간 어떻게 지내셨고, 건강이 어떨지 염려가 되었다.
장 선임하사는 특박을 나가는 김태우에게 특별히 당부한 이야기가 있었다.
‘자네! 이번 특박은 특별한 경우이네. 지금껏 이 부대에서 생활하면서 특박을 보내는 건 처음 있는 일이야.’‘군의 사정이 갑작스레 변하는 바람에 그중 특출한 케이스로 부대원들을 선정, 보내는 것이니,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듣고 명심하게!’ 부대 밖을 나가서 3박 4일 동안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부대에서 있었던 일은 조그마한 것이라도 그 어떤 것도 이야기해서는 안 되네!’‘특히, 우리 부대의 임무, 위치 등은 철저한 보안이고, 1급 기밀이니, 친구들과의 술 한잔 후 취중에 발설해서도 안 되네!’‘그리고, 자네는 000부대를 대표하는 부대원이니 자네의 행동은 곧 우리 부대의 이미지나 존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하게!’‘마지막으로, 혹시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져서는 안 된다네….
다시 말해서, 그 어떤 놈들과 붙더라도 싸움에 져서는 안 된다는 말일세!’
‘그건 우리 부대의 자존심 문제이니, 자네는 000부대의 얼굴이자, 명예로운 부대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하게!’
- 28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