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번호(囚人番號) 1004'

- 죽은 자는 말이 없다. -

by 코끼리 작가

철민이 옆에 있던 광석이가 말을 이어갔다.‘자, 일단 잔 들고, 한잔하자.’‘술과 음식을 앞에 놓고 제사 지내는 것도 아닌데!’‘자! 깜 바이!’‘우리 독수리 5형제를 위하여.’ 술을 잘 못하는 상규는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삼켰다.

상규의 목젖이 크게 위에서 아래로 움직이는 게 보였다. ‘김양이 하소연하고 있는데, 신라 다방에서 그 놈들이 나오는 거라. 우리는 그냥 모른 체했지’‘그런데, 김양하고 같이 있는 우리를 보더니 우리한테 막 달려오는 거라’ 상규는 그날의 일들이 그려지는 듯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그놈들이 우리 앞에 와서는 느닷없이 4명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심지어, 김양도 갈비뼈가 나갈 정도로 심하게 두들겨 맞았지!’‘무방비 상태에서 실컷 두들겨 맞고 보니 아무 생각이 없는 거라.’‘니들도 다들 그랬지?’ 상규의 말에 같이 있던 광석, 철민, 영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만있었어?’그 지경이 될 때까지?’ 김태우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자, 화가 나서 되물었다 솔직히 그날 이후 우리가 전의(戰意)를 불태우고 그놈들을 가만 안 두겠다고 벼르고 있었지만, 네가 없는 상황에서 전투력이 상실되어 도저히 그놈들에게 보복을 할 수가 없었어!’ 김태우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 좌반구와 우반구 사이를 뜨거운 피가 겁나게 빠른 속도로 지나가다 등줄기로 옮겨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일을 어찌한단 말인가?….’ 김태우는 친구들이 당했던 자초지종을 듣고는 얼굴이 굳어져 손을 꿰고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 마치, 로댕의 작품(생각하는 사람) 같았다.

친구들은 그렇게 한바탕 패전의 후일담을 이야기한 후에는 갑자기‘훌륭하고 용맹한 친구님이 원수를 갚아주실 거죠? 라며 되물으며, 모든 공을 태우에게 돌렸다.

마치 전지전능한 예수님이 재림이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 30장 -


- by:코끼리 작가(kkhcop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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