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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작가 May 04. 2020

'희로애락'

'죄수의 딜레마'


오랜만에 수사기관에 근무하는 친구와 저녁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수십 년간 조사업무를 담당한 수사의 베테랑이었습니다. 그간 많은 사건을 조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 사례를 들려주었고 듣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친구는 사건의 공범을 조사할 때 사람의 심리와 인격이 표출되는데 의외로 그럴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자신만 살려고 상대방에게 죄를 덮어 씌우고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며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었다 했습니다. 즉, 평소에는 둘이 없으면 못 살 것 같이 하다가도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180도로 확 바뀌어 본색을 드러낸다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씁쓸함을 넘어 연민의 정까지 든다고도 했습니다. ‘죄수의 딜레마’라는 사회적 현상이 있습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두 사람의 협력적 선택이 둘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으로 인해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 에게도 나쁜 결과를 야기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죄수의 딜레마’ 또는 ‘수인(囚人)’의 딜레마‘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1992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의 수학자 ’ 앨버트 터커(Albert W. Tucker)'가 게임이론을 설명하는 강연에서 유죄 인정에 대한 협상을 하면서 죄수의 상황을 적용하면서 ‘죄수의 딜레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합니다. 당시 상황으로 경찰은 독방에 수감된 두 공범에게 동일한 제안을 합니다. 공범 둘 다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양쪽 모두 6개월만 복역하게 되고, 반면에 둘 다 자백하는 경우는 모두 징역 2년형에 처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한쪽만 자백하고 다른 한쪽이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자백한 사람은 풀려나고 묵비권을 행사한 사람은 징역 5년을 살아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경찰의 제안에 두 범죄자는 모두 자백을 하게 됩니다. 상대방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자신이 자백하면 자신이 유리하고, 상대방이 자백하고 자신이 침묵하면 자신이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자백하지 않을 것을 믿고 협력하면, 6개월만 살면 되지만,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만을 선택할 경우 최선의 결과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는 선택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겪는 경쟁과 갈등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고민합니다. 그때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면서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서로가 Win-Win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희생과 양보하는 자가 곧 패배자는 아닙니다. 우리는 지고도 이기는 게임을 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적을 만들지 않고 승리하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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