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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작가 Apr 07. 2021

'희로애락' 인문 에세이

'이 또한 지나 가리라'


방송에서 한 연예인의 사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는 많은 영화에도 출연했고, 드라마에도 출연한 배우였습니다. 개성 있는 캐릭터로 그에게 맞는 배역이 있어 출연 제의가 한참 들어올 때는 인기를 구가하며 왕성하게 활동했던 배우였습니다. 그러다가 한동안 활동이 뜸했고 집에서 쉬는 날이 많아졌다 했습니다.

잠시 휴식기를 틈타 사귀던 여자 친구와 결혼을 하였고, 이후 자녀도 생겨 아이들을 돌보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합니다.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주변에선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이라 많이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주민들이 많았다 합니다. 장을 보러 마트에 가거나 산책을 할 때면 ‘연예인’이라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아이들은 커 가는데, 일은 없고 경제적 문제로 어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합니다.

그는 그런 집안의 사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아우라에 도취되어 몇 년간을 하는 일 없이 보냈다 합니다. 어느 순간 자신을 돌이켜 보면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라는 성찰을 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먹고살기 위해 공장을 알아보고 취업을 하였습니다. 공장장 및 같은 회사 동료들이 연예인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고는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을지?...’ 염려의 눈치를 보냈다 합니다. 그런데, 그는 3년 동안 일했고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했습니다.

회사 내 세간의 의혹을 한방에 해소시켜 준 행보였습니다. 그런 공장장은 그에게 ‘회사일 하다가 방송 쪽에서 일이 들어오면 언제든 회사일 신경 쓰지 말고 일하러 가라’고 까지 이야기하며 응원을 해주고 있다 합니다. 집에 있는 부인이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꿈을 포기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 연예인은 ‘자기 자신이 그간 이기적으로 살아왔다. 자신의 성공이 결국 가족의 영광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살았다. 그런 ’ 허상(虛想)‘이 결국 자신과 가족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자책하였습니다.
맞습니다! 가족은 자신을 비롯하여 모든 구성원들이 한 팀입니다. 한 팀은 구성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주어진 현실에 잘 대응하여야 합니다. 한 명이라도 낙오하면 팀은 깨지게 되어 있습니다. 구성원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고 희생하고 자존심도 버려야 합니다. 꼭 가족만이 아닐 것입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많은 집합체의 구성원들과 같이 생활하게 됩니다. 그 집합체를 벗어나지 않는 한 구성원들은 모두가 한 팀입니다. 한 팀에게 필요한 건 ‘소속감 ․ 희생 ․ 배려’라는 생각입니다.

한동안 편의점에서 ‘카페라테’ 맛 과자를 출시할 정도로 ‘라테’란 말이 광풍을 몰고 온 적이 있습니다. ‘라테’란 ‘나 때는 말이야’라고 운을 떼는 직장 상사들의 습관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은어입니다. 젊은이들이 흔히 사용하는 ‘노땅’ ‘꼰대’란 말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살다 보면 세상살이가 내 뜻대로 잘 풀리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인생은 뜻하지 않는 곳으로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잠시 자존심을 버려두는 것도 좋습니다. 그게 영원한 루저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초연한 자세로 임하다 보면, 어느 순간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가 지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곧 행복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입니다.

 '모든 것은 다 순간이요, 곧 지나가 버리는 것'임을 알 때, 우리는 성공이나 승리의 순간에도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교만해지지 않을 수 있고, 실패나 패배의 순간에도 지나치게 절망하지 않고, 마음을 지킬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

# 희로애락#창작 시대사#인문 에세이#코끼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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