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자(垓字) 따라 자전거 한 바퀴.

치앙마이 올드타운 돌기.

by 쏨땀쏨땀 애슐리

이번 여행에선 여행 가이드북에서 '치앙마이에서 꼭 해봐야 할 것'이라고 꼽은 대부분을 하지 않았다. 한번 갔던 곳이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여행자들이 반드시 들러야 할 스팟들을 방문하는 게 숙제처럼 여겨진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대신 꼭 하고 싶었던 일은 치앙마이 구시가지를 한 바퀴 천천히 도는 것이었다. 뺑 돌면 6km나 된다 하니 땡볕에 걷기엔 무리고 호텔에서 자전거를 하나 빌려 나섰다.

해자앞자전거.jpg 초보 운전자때문에 고생한 자전거들.

구시가지는 성곽과 해자(성 밖을 따라 판 연못)로 둘러싸인 정사각형 모양이다. 성곽엔 '빠뚜'라고 불리는 대문이 동서북쪽에 하나씩, 남쪽엔 두 개가 있어 5 대문이다. 동쪽 문인 '빠뚜 타패'를 비롯해 북쪽엔 창푸악, 서쪽엔 쑤언독, 남쪽엔 쎈뿡과 치앙마이가 있다.


여행자들에게 가장 유명한 문은 동쪽 문인 '빠뚜 타패'다. 일종의 랜드마크 격인데 이 근처에 저렴한 숙소들이 모여있고 이곳부터 치앙마이의 명물인 '선데이 마켓'이 시작해 항상 사람으로 북적인다. 타패 밖 성벽과 해자 사이에 늘어선 음식점이나 카페, 펍에선 망중한을 즐기기 딱이다.

빠뚜타패.jpg 구시가지 랜드마크, 빠뚜 타패. 언제나 사람이 많다.

상상하기론 우아하게 자전거를 타면서 풍경을 하나하나 맘 속에 새길 수 있을 줄 알았건만 생각보다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일단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땀이 육수처럼 줄줄 흘렀고 무엇보다 자전거 운행이 어려웠다.


눈치를 보아하니 자전거는 인도가 아닌 차도로 가야 하는 것 같은데 쌩 하고 달리는 차들 사이에서 자전거를 몰고 가기가 겁이 났다. 겁이 많아서 서른이 넘도록 운전면허도 못 딴 나에게는 하드코어...


게다가 태국은 운전석이 우리와는 반대로 오른쪽에 있어서 좌회전, 우회전 신호가 켜졌을 때 버벅대다가 민폐를 끼치기도 했다. 치앙마이는 겨울엔 10도대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서늘한 계절에 여행을 왔다면 자전거보단 천천히 걷거나 조깅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구시가지-tile.jpg 올드타운 이모저모.

치앙마이를 자주 다녀간 사람들은 님만해민을 위시한 신시가지의 매력을 파헤치기에 더 혈안이라지만 어쨌거나 치앙마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에 흠뻑 취하려면 구시가지가 제격이다. 충분히 멍 때릴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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