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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김현영 Oct 26. 2021

가을마감과 동네산책

1. 이런저런 급한 마감을 끝내고, 이제 보낸 원고수정을 하는 시간. 마감을 많이 어긴 만큼 수정제안글도 번개같이 왔다. 그래도 내가 한숨 안돌릴 줄 알고. 가을이 언제 갈지 모르는데 말야.


2. 문앞에 세워둔 자전거의 뒷바퀴 타이어를 꾹 눌러봤드니

쑥 들어가는게 바람이 다 빠져있다. 자전거는 포기하고 동네 산책이나 나서봤다. 천변의 오리들은 진흙에 고개를 처박고 뭔가를 먹느라고 사람이 아무리 가깝게 있어도 관심도 없고, 땅콩을 말려놓은 집이 있네. 그러고보니 땅콩은 진짜 땅에서 고구마처럼 캐는 거였지.


3. 동네가 망원동이나 연남동처럼 초힙해진건 아니지만, 꽤 괜찮은 샐러드가게 하나, 추천할만한 파스타집 하나, 유명하다는 로스터리 카페 하나, 작은 수제맥주집 하나..이렇게 곳곳에 보물처럼 가게들이 성기게 퍼져있다. 이 동네에 산지도 10년 쯤 되어가네. 요즘 좀 들썩하긴 하는데 그래도 꽤나 느릿느릿 세월따라 흘러가는 동네다. 제일 아쉬운 건 역시 솜씨좋은 세탁소. 오늘 작업을 할만큼 하면 내일은 자전거를 고쳐서 타고 와야지.


4. 이번 책('여자들의 사회')은 은평서대문마감클럽 동지들과 함께 각자의 마감을 독려하며 시작했다. 백신 스케쥴과 각자의 사정이 겹치면서 현재는 잠정중단되었으나 클럽 회원들의 책도 하나 둘 나오겠지. 일주일 한번에서 두번. 다른 일 하지 않고 오직 단행본에 들어갈 글만을 위한 시간을 오롯이 내는게 생각보다 마음먹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모두가 저자인 시대에 책을 낸다는건 매번 참 쫄리는 일이기도 하고...나도 또 못난 생각 트랩으로 들어가는 중인데 효진초이가 등두드리며 자란다자란다 해주면 좋겠네. 이번 마감은 스우파와 함께 해서, 스우파로 끝날 듯.


5. 동네산책의 수확물..새로 생긴 구움과자집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가나슈쿠키와 당근케이크. 그리고 새로 생긴 청과물상회에서 귤을 오천원어치 사왔다. 소국 다발에서 잔가지를 꺽어 기네스컵에 꽂아두니 그럴 듯한 오후의 티타임 한상이 차려졌다. 자. 이제 당충전도 했으니 책상에 앉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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