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음
2019년 6월 9일
기생충 영화에서 무계획이 계획이라는 말처럼, 계획을 가지고 떠나와도 인생은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긴 회사생활과 미래의 대한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이전에 한번 와본 적 있는 치앙마이에서 미얀마 여행을 가기 전 충전의 시간을 갖고자 하였다.
하지만 나의 바람과는 다르게 일주일 동안 누구보다 열정적이게 현재에 충실히 지내면서 미래를 위한 도약을 위해 바쁘게 지냈던 것 같다. 내가 눈을 뜨고 잠드는 순간까지 최대한 시간을 활용하고자 했다. 은정언니랑 그러지 않기로 약속했었는데, 아무래도 언니가 이 글을 보면 뭐라고 할 것 같다.
오늘이 치앙마이에서의 마지막 날 밤인데, 간간히 깃드는 행복함을 제외하고 예상치 못한 힘듬과 당황스러운 순간 속에 아쉬움이 들었다. 이유가 무엇일지 깊게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제일 좋아하는 곳에서 푹 쉬지 못했다는 억울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첫 번째 호텔에서의 3일은 긴장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호텔 외관이 주는 따뜻함은 굉장히 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숙소에서 들리는 비행기 소음, 이유 없이 켜지는 등, 소등한 적 없는 스스로 꺼지는 스탠드 등이 나를 불안하게 했고 늦게까지 잠 못 드는 밤을 만들었던 것 같다.
두 번째 호텔에서는 적응된 비행기 소음을 넘어서 새로운 소음이 나를 반겨주었다. 바로, 근처 클럽에서 나오는 음악소리와 쿵 쿵 울려대는 우퍼 소리로 3시 넘어서까지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옛날에는 잠을 못 자게 하는 것이 고문의 한 종류였는데, 푹 쉬어야 할 아늑한 내 숙소에서 잠을 못 자는 고문을 받은 것 같다. 어쩌면 몸은 편해졌지만 미얀마를 떠나기 전 이런저런 생각으로 복잡한 내 마음 때문에 잠을 못 잔 것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 너무 힘들어질 것 같고,,
외롭다 외롭다 하면 또 너무 외로움에 사무칠 것 같고,,
내 마음 깊은 곳에서 꾸물꾸물 올라오는 모든 감정들을 삼켜내고 이만 잠이 들어야 할 것 같다.
힘내자 찬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