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2019년 9월 4일
매일 같이 야근을 하다 보니깐 시간의 개념이 전혀 없어졌다. 일에 대한 책임감과 함께 과도한 업무량 그리고 도전적인 과제들이 머리를 뜨겁게 한 2주였다.
모처럼 쉬는 날이다.
평소보다 2시간 정도 늦게 일어난 9시 30분쯤 씻고 집 앞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202번 버스를 타고 월성마을이라는 정류장에서 내린다. 그리고 365번 버스로 갈아타고 중앙로에서 내린다.
비도 많이 내렸고 처음 타보는 제주 버스라 걱정도 많았다.
1시간 20분가량 걸려서 동문시장에 도착했다.
한라봉과 귤이 눈에 많이 띈다는 것 외에는 다른 시장과 같은 구성의 별다를 것 없는 시장이었다.
마음이 뒤숭숭하니 특별한 것도 그냥 밋밋하게 보이는 그런 효과인가 싶다.
갈려던 분식집은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대충 떡볶이 상태를 보니 특출 나게 다를 것 같은 맛은 아니라서 근처에 다른 분식점은 자리가 넉넉하여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서 들어갔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유열의 음악 앨범 영화를 정가운데 앉아서 펑펑 울면서 봤다. 영화가 슬퍼서인지 나의 울고 싶은 마음을 영화 핑계로 쏟아 낸 것인지 아직 의문이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니 화창하게 바뀐 날씨였다.
버스에 맨 앞자리에서 다시 애월로 돌아오면서 생각에 잠겼다.
힘든 순간이 찾아왔을 때는 현실을 믿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부정하고 싶어서 화가 나고 분노를 감출가 없었다. 그 이후에는 내가 부정할수록 더 힘들어짐을 알기에 받아들이고 개선하려고 했다. 제일 좋지 않은 방법은 도망치는 것!
확신이 들지 않은 순간은 언제나 나에게 빠르게 결론을 내라고 재촉했다. 그리고 나의 집중력과 결단력은 흐려지기 마련이다. 근데 매 순간 확신으로 찼던 내 결정들에 동기 부여가 될 만한 것들이 없다.
꼭 답이 나올 필요는 없잖아.
그렇다고 내가 강한 척 할 필요도 없어.
약한 내 모습도 받아들이고, 결과도 받아들여야지.
그래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