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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쥬스 Jan 08. 2021

인센티브 전문 여행사

손님들에게 개별적으로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일반 패키지 여행사와 달리 여행사에는 인센티브 전문 여행사라는 곳이 있습니다.


패키지 여행사에는 MICE 팀이 따로 있거나  단독여행사들 중에 마이스 전문여행사가 있기도 합니다. 여행업에서는 그냥 인센티브 투어를 전문으로 한다 하면 '아 기업여행이나 공무원연수 하는데구나'라고 봅니다.


MICE의 뜻을 찾아보면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의 네 분야를 통틀어 말하는 서비스 산업이다. MICE산업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 관광산업과 다르다. 즉 기존 관광이 B2C(Business-to-consumer)라면 MICE산업은 B2B(Business-to-Business)다. 이렇듯 기업 대상이라는 점 때문에 MICE산업 부가가치는 일반 관광산업보다 훨씬 높다.  

[네이버 지식백과] MICE (매일경제, 매경닷컴)  이라고 되어있네요.


업계에서는 굉장히 흔히 쓰이는 말인데 사실 제일 모호한 말이 인센티브 투어가 아닌가 해요. 컨벤션이나 전시 같은것들은 분야가 딱 정해져 있어서 확실하게 이해가 되는데 인센티브? 연말에 나오는 그거? 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ㅎㅎ


인센티브 여행에는 1. 판매왕 등 업무목표를 달성한 직원에게 그 댓가로 기업에서 휴가랑 여행을 포상으로 주는 순수한 포상 형태의 여행  2. 업무+여행이 겸해진 것으로 여행기간 내내 업무와 관련된 견학이나 미팅과 관광이 병행된 형태의 여행 3. 팸트립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시찰여행 (새로 오픈한 관광지나 호텔 등의 홍보를 위해 제공되는 여행) 등등이 있습니다.



인센티브 투어는 순수한 포상관광이 가장 큰 카테고리입니다. 기업에서 일 잘한 사람들에게 선물로 여행을 보내주는거죠. 해서 인센티브 투어에 대해서는 여행객이 상품값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개인비용 제외)


보험사에서 우수한 영업사원들에게 포상으로 여행을 보내주거나 큰 기업들의 장기근속자들한테 포상으로 부부동반 여행을 보내주거나 하는 것들을 다 인센티브 투어라고 부릅니다. 암웨이같은 다국적 네트워크 판매회사들은 전 세계적으로 인센티브 여행의 최상위 고객님들이죠. 한 번 갈 때 진짜 엄청난 인원들이 여행을 다니면서 돈을 뿌리기 때문에 이 단체들 잡으려고 많은 나라의 관광청들과 지자체들이 매우 공을 들입니다.  


2016년엔가...  중국 어느 회사에서 6천명이 인천에 와서 치맥투어 하고 간 적 있잖아요? 별그대 드라마 보고 치맥먹기를 해보고 싶어서 한국에 와서 여행하다 갔는데 호텔 수십곳을 잡고 인천과 서울에 관광다니고 먹고 쇼핑하고 등등 엄청 돈을 쓰고 갔습니다. 그리고 태양의 후예 따라한다고 삼계탕 먹으러 반포한강공원에 중국인 몇천명이 오고, 2011년 제주도에는 바오젠그룹의 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여행 와서 제주도에 돈을 뿌리고 갔기 때문에 제주도에선 바오젠 거리를 만들어놓기 까지 했습니다. 그만큼 인센티브 투어는 어마어마한 경제 이익 창출을 합니다.   


이렇게 대규모의 여행상품을 운영해야 하는 인센티브 투어는 엄청난 이윤을 보장하지만 일반 패키지 상품을 다루는 사람들이 진행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레귤러하게 돌아가는 패키지 업무와 성격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인센티브 팀들은 정말 그 회사별 맞춤형 투어를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5명에서 20명짜리 몇몇 팀이 매주 출발하는 것이 아닌 대규모 인원이 한날한시에 한꺼번에 움직이기 때문에 준비 기간도 엄청 오래 걸리고 행사 진행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인센티브 투어가 이루어지려면 먼저 A라는 회사에서 영업우수자들 약 몇백 또는 몇천명 규모로 포상휴가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잡고 언제, 어느 나라로 갈 지, 인당 예산은 대략 얼마로 할지 등을 결정합니다. ->  인센티브 전문 여행사들이나 대형 여행사 마이스팀에 투어 견적 의뢰를 합니다. 인센티브 팀이 규모가 크고 큰 금액이 오가다 보니 하나투어는 하나투어비즈니스라고 해서 아예 인센 전문 계열사를 따로 만들어두기도 했습니다. -> 업체의 견적의뢰가 오면 여행사들은 각 지역 인센을 전문으로 하는 랜드사들에게 지상비 견적을 의뢰하고 항공사들에게 항공료를 문의합니다. 이 단계에 오면 이제 A 회사가 대규모 인센팀 견적중이다 라는 소문이 쫙 돌기 시작합니다. 지역별 인센 전문 랜드사들도 이 오더를 따려고 가슴이 두근두근해집니다. -> 지상비와 항공 견적을 취합해서 여행사는 A회사에 견적을 보냅니다. -> 여러 여행사에서 온 견적들을 검토해서 한 여행사를 선정하고 인센티브 팀에 대한 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협의합니다. -> 여행사에서는 항공을 블럭하고 지상 예약을 진행합니다. -> 여행에 대해서 A 회사와 여행사는 계속 조율을 하고 변경 내용을 랜드에 전달합니다. -> A사는 명단을 확정하고 여행일정 및 내용을 최종확정합니다. -> 결정된 내용으로 모든 여행을 셋팅합니다. -> 모두가 떠나서 신나게 놀고 돌아옵니다. -> 여행지에서 발생한 문제점 같은 것들에 대한 후처리를 하고 행사를 마감합니다.


인센티브 투어의 경우에는 계약금부터 엄청 지불하게 됩니다. 이런 대규모 단체들이 예약을 하는 경우에는 항공기나 배 몇 대를 통째로 빌려야 되는 경우도 있고 호텔을 풀로 다 빌리게 되는데 항공사나 호텔이나 그 때 날짜에 다 비워뒀다가 혹시 행사가 캔슬되는 경우에는 고스란히 그 손해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빡빡한 계약금 조건을 내겁니다. 패키지팀이야 뭐 방 10개 남짓 쓰고 좌석 30개 정도 쓰니까 그거 캔슬나면 날짜 닥쳐서 오는 사람한테 팔거나 그냥 비우거나 해도 엄청난 손해로 이어지진 않는데 저런 인센티브 팀은 호텔 몇개를 통으로 예약하고 비행기를 아예 전세내는데 만약 행사 깨졌다가는 항공기나 호텔이나 식당이나 그 날짜 그냥 장사 접는겁니다. 당연히 업체쪽에서는 위험부담을 줄이려고 하니 계약금을 엄청 많이 받고, 환불조건도 까다롭게 걸어둡니다. 혹시 모를 대량 캔슬에 대비하는거죠.


인센티브 투어가 힘든 것은 중간에 변경이 진짜 정말 아주 미친듯이 많습니다.

큰 골자는 견적상태에서 나오는데 세세한 것들이 진짜 계속 바뀌거든요. 사실 견적단계의 견적금액은 정말 말그대로 견적이고 중간에 변동이 아주 밥먹듯이 일어나서 나중에는 초기 견적이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들도 생깁니다.


몇백, 몇천명의 명단이 출발직전까지 계속 바뀌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그리고 어느 일정에서는 뭘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이거 추가하고 싶다. 저게 좋다더라 이런건 어떠냐 이러면서 막 요청사항이 쏟아집니다. 그럼 여행사와 랜드사는 이 대형 고객사의 주문에 다 맞춥니다. 맞춰드려야죠. 이게 얼마짜리 행사인데!


팀을 따오는 것도 정말 힘들지만 따고 나면 그 기쁨도 잠시, 그때부터 2차 세계대전은 저리가라 입니다. 그 담당자는 그때부터 이 팀이 돌아오는 그날까지 머리가 빠지거든요. 랜드도 난리가 납니다. 여행사에서 업체 미팅하고 오면 변경사항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지니까요. 그럼 또 현지랑 얘기해서 이게 되니 안되니 안되면 만들어내라니 등등 전화기와 메신저와 이메일에 불이 납니다. 현지는 현지대로 안되는것도 되게하느라 고생을 하죠.


근데 이렇게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다니는 여행은 정말 준비 철저하게 해야합니다. 이렇게 큰 인원이 움직일 때 하나라도 뭔가 실수가 나면 진짜 큰일이 나요. 때문에 담당자들은 굉장히 예민하게 집중해서 이 팀의 여행 상품을 준비합니다. 사전에 답사도 가고 출발전엔 미리 가서 시뮬레이션도 다 해보고 계속 점검 점검 또 점검을 합니다. 행사가 완전히 다 끝날 때 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포상형 인센투어는 고객감동을 목표로 해야 해요. 때문에 담당자의 센스도 엄청 필요한 부분입니다. 선물을 줬을 때 받는 사람이 좋아하면 주는 사람도 기쁘잖아요? A회사는 직원에게 이 포상여행을 선물로 줬으니 그 사람들이 기뻐야 A회사도 기쁜겁니다.




그래도 인센티브 투어는 참 재밌습니다. 이런 포상형 인센티브 여행은 참가자들이 일을 잘해서 회사에서 선물로 받아서 가는 것이니까 말 그대로 푸짐한 선물처럼 진짜 재밌게 놀게 해드리고 싶거든요. 그리고 그 회사가 장사를 열심히 해서 번 이윤으로 직원들 여행비를 지불해 주는 것이니깐 당당하게 팍팍 쓰고 신나게 놀게 해드립니다. (이 얘기를 왜 하냐면 이 다음 편에는 공무원 인센티브 투어 이야기를 할 거라서요)


이런 팀 오더가 들어오면 예산의 한도 내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줍니다. 강에 띄우는 크루즈 통째로 빌려서 단독 파티해주고 불꽃도 쏘고 호텔 방마다 그 지역 특산 선물들 매일 깔아주고 놀이공원들 통으로 빌려서 놀게 해드리고 여튼 하고 싶다는 것들은 허용되는 한도에서 다 해드립니다. 호텔도 특급으로 깔고 식당도 진짜 좋은데들로 잡고... 이 여행의 목적은 포상의 대상자들이 정말 만족스럽고 행복하게 잘 놀고 잘 쉬고 가는 것이거든요. 여행사랑 랜드사들이야 고생 태바가지로 하지만 저런 대규모 단체의 사람들이 모두 신나게 노는 것을 보면 저도 즐겁고 이런 큰 행사를 해냈다는 성취감도 장난 아니고 매출도 장난 아닙니다. 여러모로 뿌듯한게 포상형 인센티브 팀인 것 같아요.


일단 행복한 포상형 인센티브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이야기는 공무원의 인센티브 투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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