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당근쥬스 Feb 16. 2021

주린이에게 대한항공 46R이 생겼다

힘든 일 이후엔 시간을 빨리 보내버리는게 중요하니깐.(요즘 너무 힘들어서 징징 일기를 써서 반성중)

오늘은 그동안 못 마신 커피도 마시고 못 먹은 밀가루도 왕창 먹을테다!!! ㅎㅎ


투자금 2백만원 가지고 주식을 한 지도 한 3년 쯤 된 것 같다. 총 수익금은 한 백만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여태 원금은 계속 유지하면서 이익금이 생기면 그건 빼서 쓰는 형태로 유지해왔다. 주식으로 번 돈이 매번 5만원, 10만원, 많이벌면 20만원 이랬으니 진짜 과자값 버는 수준으로 주식을 한 것 같다. (물론 손해도 봤다. 주식은 제로섬 게임......) 게다가 책을 좋아하는 내가 주식입문서 따위는 읽지도 않아서 per 나 인버스 곱버스 이딴거 뭔소린지도 하나도 모르는 무대뽀 주린이를 3년째 하고 있으니...


그리고 나는 쫄보라서 만약 투자금을 키워서 투자했다가 손해보면 밤에 잠이 안올 것 같았다.(투자성향 매우 안정지향적) 그래서 맨날 10주, 5주 이렇게 주식을 샀다. 혹시 떨어져도 좀 덜 손해난 것 처럼 보이게. 물론 이렇게 샀더니 오르는 것도 대단히 미미해서 몇만원 단위로 이익금이 생기거나 손해금이 생기거나 했다.


주식토론방에는 주식을 한두주씩 사는 것들 뭐냐고 욕이 막 올라오지만 그게 저에요............


얼마 전 우편물을 받았다.

대한항공 유상청약 안내문과 청약신청서. 이게 뭐지?

주린이인 내가 알 턱이 있나. 보통 이런거 오면 배당금 500원 준다 그런거던데 유상 청약 뭔말인가.

뒷면에 빼곡한 8포인트 글자는 한글인 듯 한글 같지 않은 내용이었다. 대충 인터넷 찾아보니까 이거 청약 안할거면 권리를 팔기라도 해야 된다는데 당최 먼소린지....


오늘 갑자기 내 주식잔고에 들어와있는 대한항공 46R.

15주가 들어왔다. 궁금한 것 투성이여서 인터넷을 다 뒤져봤지만 그냥 이 주식이 왜 생겼고 어쩌고 하는 말들만 가득. 아시아나 인수로 인해서 자금 확충하려고 유상청약 하는건 알겠는데 그래서 나 이거 어떻게 하라는거지??  


개인적으로 댄공 + 아샤나 합병하는거 되게 반대인 입장이라 순간 이거 청약 안하면 댄공 돈없어서 아시아나 못먹는거 아냐?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도 했다. (투자금 조단위로 얘기하는데 꼴랑 50만원 투자해놓고 배포 보소 ㅋㅋ)


FSC(Full service carrier) 공룡이 탄생하는 것은 독점 위험 때문에 당연히 시장에서 막아야 되는 건데 저걸 합쳐서 어쩌자는 건지... 그렇다고 아시아나가 사라지는 것은 원치 않는데... 코로나가 웬수다 진짜.


2월16부터 대한항공 46R이 영업일 5일간 거래가 된다고 하더니 이렇게 가격이 떠있었다.

음? 그런데 왜 8,350원이지? 청약예정가가 19,100원이었는데?


이때부터 멘붕이 왔다. 내가 청약권리를 행사하면 11,000원 정도가 손해인가? 내가 이 주식을 8천원에 살 수 있나? 이게 대체 머선일이고. 인터넷을 뒤져도 내용이 있을 리 만무.

게다가 매수도 된다. 뭐지...... ???? 물론 나는 지금 예수금이 135원이다 ㅋㅋㅋㅋㅋ 얼마전 남은 예수금으로 스튜디오드래곤 샀다가 폭망중이라...


일단 내가 사용하는 것은 미래에셋대우 m.stock 프로그램이다. 인터넷엔 다 키움이나 삼성증권 이런것들 이야기들이 많았다. 나만 미래에셋대우 쓰나??? 아는 선배가 여기 다니기도 하고 이게 수수료가 좀 적다 해서 썼는데...여튼.


잘 모르면 고객센터지. 1588-6800 미래에셋대우 고객센터 콜.


오늘 판매 첫날이라 그런건지 원래 고객센터는 붐비는지 전화 연결하는데 5분정도 걸린 것 같다. 너무 궁금해서 일단 기다렸다.


연결된 상담원은 아저씨...(?)였다. 순간 쫄... 나 지금부터 주린이다운 질문 할건데 무시하면 어떡하지, 못알아들으면 어떡하지 등등의 걱정이 순간 지나갔다. 근데 뭐 모르니까 전화하는거지!


가장 궁금한 이 8천원대의 주식 가격에 대해서 물어봤다. 그리고 나는 상담원 아저씨랑 한참을 헤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저씨는 작게 한숨도 쉬시고... 그래도 끝에 내가 대충 알아들은 것을 인지했을 때 확 밝아지던 그분 목소리!ㅋㅋ 기분은 아마 개비스콘 이었을듯...


내가 제대로 알아들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Q&A 정리.


1. 나에게 15개의 청약권이 생겼다. 청약 어케하는건가?


3월 4일부터 청약신청이 들어가고 예비청약도 시행한다.예비는 아마 2월 26일 오후 늦게부터 열릴테니 그때부터 청약의사를 밝힐 수 있다.

고객센터로 전화를 해서 청약의사를 밝히든 m.stock 에서 화면에 뜨면 청약신청을 누르면 된다. 이 때 청약할 때 청약예정금을 통장에 넣어두어야 한다.  (이미 이분은 우편에 대해선 아예 생각도 안하신듯.ㅋㅋ 2021년에 우편 무엇)


보통 HTS 퀵메뉴에 없을테니 유상 또는 청약 키워드로 검색해서 드가면 나옴. 현재 아무것도 활성화 되어있지 않고 3월 2일에 활성화 될거니 그때 청약 신청 버튼을 누르면 됨.


2. 19,100원이 청약가라고 들었는데 왜 오늘 가격은 8,250원이냐.


HTS 현재 판매가는 청약가가 아니다. 신주인수권 가격이다. 19,100원은 지금 청약 예정가로 미확정이다. 2월 26일에 정확한 청약가격이 나올거다. 오늘부터 다음주 월요일까지 대한항공 46R은 m.stock 에서 판매될거고 이것은 '신주 인수권'으로 청약권이 없는 사람들도 구매할 수 있다. 니가 신주인수권100개를 사고 싶으면 일단 오늘 8,250원에 100개 사놓으면 되는거다.


3. 내가 그럼 오늘 8,250원에 주식을 사면 내 15개 청약권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그거와는 별개다. 15개 주어진 청약권은 청약예정일에 구매 실행된다. 15개 청약권 금액은 26일에 결정되는 금액으로 적용된다. 청약하고 싶으면 청약의사를 밝히거나 청약 동의를 눌러두고 돈을 통장에 넣어두면 된다.


4. 그럼 대한항공 46R 청약예정금이 19,100원이고 오늘은 8,250원이면 오늘 왕창 사는게 나에게 이득인거 아니냐?


이게 문제였다. 나는 주린이니까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지. 왜냐면 8,250원에 지금 매도도 되고 매수도 되니까. 신주인수권 개념 자체가 나에겐 없었다. ㅋㅋ 모든 오해는 대한항공 46R이 일반 주식인 줄 알았던 것에서 발생했다. 이건 그냥 신주인수권을 구매하는 개념인 것. (용어공부좀 하자 ㅋㅋ)


상담원 아저씨는 인내심을 갖고 다시 설명하셨다. ㅋㅋㅋㅋㅋㅋㅋ


오늘부터 담주 월욜 사이에 8,250원이든 얼마든 판매가에 내가 대한항공46R을 사고 나면(일단 지금 가격에 1개를 샀다고 보자) 나는 일단 대한항공 46R 신주인수권을 8,250원에 구매하게 된다.


2월 26일에 대한항공 46R의 청약금액이 결정이 될 것이다. (19,100원에서 오르든 내리든 할 수 있다고 했다. 일단 19,100원이 확정됐다고 가정하자)


그럼 내가 오늘 1주 산 8,250원이랑 26일에 결정된 19,100원의 청약금액을 합쳐서 대한항공 1주를 구매한 것이 된다. (이게 뽀인트. 5일안에는 8천얼마짜리 대한항공 46R을 사고 청약날에는 내가 보유한 대한항공 46R 개수 * 19,100원 만큼 돈 넣어놔야 함)


이 청약이 다 완료되고 나면 나는 27,350원에 대한항공 1주를 산 것이 된다. (미리 받아놓은 15개는 그냥 15*19,100원에 사는것임. 오늘 주식창에서 신주인수권 산거랑 다른 얘기)


청약 완료 시점에 대한항공 주식이 3만원이 되면 나는 1주당 2,650원씩 이득을 보는 것이고 만약 청약완료시점에 대한항공 주식이 27,350원 언더로 내려가면 손해를 보는 것이다.

 

그리고 내 15주는 청약결정금액으로 사게 될 테니 19,100원에 15주를 청약해서 갖게 되는데 대한항공 1주당 가격이 계속 3만원이 유지되면 난 배정받은 15주에 대해서 1주당 10,900원 이익금이 발생한다. 그럼 약 256,500원을 이득보게 되는 것이다.


오늘 추가로 신주인수권을 매수했다면 그 주식은 대한항공 1주 가격 - 오늘 매수한금액 - 청약결정금액이 이익금(또는 손해금)이 된다.


상담원 아저씨 말로는 얼마라도 싸게 사면 이득인 것 아니냐 라는것.


근데 이게 지금 다 가설인 것이  

1. 청약완료시점에 대한항공 한주당 가격이 얼마일지도 모르고,(대부분은 평단가가 낮아져서 기존 주주들에게 손해가 발생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함. 왕창 손해도 발생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2. 대한항공46R의 청약금액이 얼마에 형성될지도 모르고(19,100원이라고 하지만 여기서 업다운이 발생할 수 있다)


여하튼 청약금액 + 대한항공 46R 신주인수권 판매금액(5일간) 이 청약일 이후 대한항공 1주당 금액보다 높으면 손해가 발생하는 것.


하지만 주식은 원래 불확실성에 배팅하는 것 아닌가. 투자는 개인의 몫이니까. 투자자는 대한항공이 청약일 이후에 상승세를 타는 것을 기다리는 수 밖에. 근데 아마 좀 걸릴 것 같다 ㅠㅠ 어쩌면 존버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질수도 (내 LG유플러스처럼.....몇년째 물린건지 모르겠네)


5. 청약권한을 매도할 수 있나?


청약에 응하지 않을거면 나에게 배정된 주식 수를 매도할 수 있다. 지금 들어와 있는 대한항공 46R 을 매도하는 것. 가만히 있으면 그 돈이 없어지는데 권리행사 안할거면 팔아서 주당 몇천원이라도 챙기는게 이득.


6. 오늘 사는 것은 기존주주의 초과청약이랑 관계 없나?


원래 대한항공 주주여서 보유주식의 70프로 갯수의 46R을 ​받은 사람의 초과청약(19100원짜리)은 갯수가 정해져 있어서 별도로 신청하는 것이다. 이건 초과수량이 여유가 있으면 살 수 있고 아니면 취소된다. 46R 판매기간인 5일 안에 지금 8천 얼마짜리인 대한항공 46R 을 더 구매하는 것은 돈을 주고 신주인수권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주주의 초과청약과 관계가 없음.




상담원 아저씨 얘기를 제대로 알아들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나처럼 이게뭐지? 하면서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주식 전문가들도 있겠지만 나처럼 1도 모르고 소소하게 주식하는 사람들도 대단히 많을 것 아닌가.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글들은 어느정도 주식 안다 하는 사람들 기준으로 설명하는 것들이 많았다. (그러니 읽어도 반절 정도만 이해했던듯)


결론은

1. 기존주주여서 청약으로 이미 들어와 있는 주식은 청약결정가격 만으로 구매하게 되는 것이고

2. 새로 구매하는 것은 5일간 판매하는 대한항공 46R 신주인수권 가격 + 청약 결정가격으로 구매하는 것


이들이 청약일 이후 대한항공 1주씩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업다운은 투자자 몫!


더 살까 말까 매우 고민된다. 근데 지금 내 자본금 200만원은 다 썼는데. 우짜나... 자본금을 오버해서 사는건 내 주린이 투자원칙에 어긋나지만 이틀정도 더 고민해봐야 겠다.


(주식 잘 하시는 분들 본문 내용에 틀린거 있으면 코멘트 달아주시면 좋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