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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쥬스 Jun 11. 2020

고요한 엘 칼라파테

빙하 투어의 전초기지 마을 

바람의 땅 파타고니아
단풍이 들어가던 엘 칼라파테의 가을 
아내의 일기 


오늘은 토요일이라 빨리 미니아이스 투어 신청하려고 아침부터 움직였다.

여행을 다니다 보니 휴일끼는 것 만큼 힘든일이 없음..휴일은 죄다 올 스톱이다. 


눈뜨자마자 일어나서 일단 투어사로 갔다. 빅아이스는 4월 30일부로 끝나서 미니아이스만 있다고 해서 일요일 출발 상품을 인당 1100페소에 (국립공원 입장료 260페소는 낼 내야함) 예약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장을 보고 집에오니 신랑님 피곤해서 취침.


난 바릴로체로 가는 버스를 알아보러 터미널로 혼자 갔다. 근데 바릴로체 가는 버스는 왜이렇게 비쌈...할인도 안됨. 인당 버스비만 1580페소....이거 비행기야?? 포기하고 그냥 살타까지 가는 항공을 스카이스캐너로 인당 48만원에 끊었다.


근데...내 국민카드는 해외결제가 막혀있다. 신한 웹카드(올레!!!!!)가 되어서 간신히 결제했다. 해외여행 다닐땐 확인좀 하고 와야되는데 왜 난 이렇게 무모하게 여행을 온건지...


마실 다니면서 로컬빵집도 알아놓고 와인 파는데도 알아놓고(파타고니아 와인 샀음 ㅋㅋ)

여긴 시에스타 철저히 지키는 곳이라서 꼭 문여는 시간에 맞춰서 가야된다. 물론 이용자 입장에선 불편했지만 휴식은 좋은 문화인 것 같다. 


빙하투어는 식사할 곳이 없다고 해서 도시락을 준비하고 파타고니아 와인마시고 맥주까지 마셔서 헤롱. 그러다가 빨래 걷으러 나가던 길에 시멘트 문턱에 발가락을 찧었다. 피가 많이 났는데.. 내일 빙하트래킹도 가야하는데 걸을 수 있을까? 왜 하필 이 중요한 일정 전에 발을 다쳤는지. 아픈것도 아픈것인데 넘 속상하다 ㅠㅠ 일단 응급처치하고 내일 상태를 봐야겠다. 양말 두개 신으면 괜찮을까..? ㅠ


남편의 일기


우리가 칼라파테에서 예약한 곳은 가정집에서 빈방을 놀리느니 호스텔을 하는 듯한 느낌의 조용한 가옥이었고, 방에 이불도 두툼하니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 숙소 이름도 los NIETOS(손자들)인가보다. 주인 할머니도 엄청 친절하고..  떠나는 날 이분과도 사진을 찍어야겠다.


어제 만났던 한국인들은 가방 맡겨두고 모두 엘찬튼으로..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여행사를 찾아가 미니아이스 투어 예약부터 했다. 부에노에서도 우수아이아에서도 느꼈지만 이 동네는 참 개를 많이 키워.. 그렇지만 여기 깔라파떼는 유기견 인지 아님 집이 없는 개인지 큰 개들이 참 많다. 아침에 송아지만한 개 3마리가 따라오는데 살짝 겁도 나더라..


투어 예약을 마친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서 아침을 먹고 휴식. 마테 차를 한잔 마신 와이프는 잠이 안오는지 동네 한바퀴 산책.. 나는 잠을 좀 청했다.. 그냥 한가로이 지내도 좋은 이 숙소는 컨디션 재충전하기에 좋은듯.


와이프가 돌아온 뒤 살타로 향할 항공권 예약을 마치고 동네 산책을 조금 더 하고 왔다. 로컬 빵집에서 빵을 좀 사먹고 저녁거리와 내일 도시락 준비를 위한 장보기. 파타고니아 와인도 한병. 오늘은 푹 쉬고 내일 빙하를 걷는 일정에 대비해야겠다.


저녁이 되서야 부에노스에서 잠깐 봤던 아가씨가 돌아와 간단하게 맥주 한 잔으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우리도 휴식으로.. 그 사람은 내일 우수아이아를 육로로 간다며 밤새 술마시다가 차에서 자겠다고 한다. 우수아이아를 비행기로 안가면 참 힘든 여정인가 보다. 


파타고니아 와인


박팀장의 남미여행 꿀팁



1. 엘 칼라파테 이야기 


이 지역은 부에노스에서 비행기로 약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조용한 호수 마을입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모두 한가지 목적이 있어요. 바로 빙하 위를 직접 걸어보는 빙하 트래킹! 


트래킹과 관련해서는 내일의 일기에 쓰도록 하고 엘 칼라파테 마을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엘 칼라파테는 아르헨티나 산타크루스 주에 있는 작은 마을로 아르헨티노 호수 남쪽과 맞닿아 있고 그 유명한 모레노 빙하가 있는 로스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목의 마을입니다. 이 지역은 공항을 갖고 있어서 파타고니아 지역을 여행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의 허브와 같은 지역이지만 굉장히 작은 규모의 시골 마을입니다. 시내를 샅샅이 구경해도 1시간이면 충분히 다 볼 수 있어요. 트래블러에서는 자전거를 빌려서 호수로 마실을 나가기도 했더라고요. 이 곳은 정말 조용해서 이 마을에 사람이 사나 싶을때도 꽤 많았습니다. 


칼라파테에서는 데이투어로 모레노 빙하 관광을 할 수 있고, 1박 2일 또는 2박 3일로 엘 찬튼 마을을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엘 찬튼은 피츠로이를 등반하기 위해서 가는 곳이에요. 피츠로이 봉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그렇게 멋지다고 합니다. 일명 불타는 고구마 라고 하죠. 저희는 남편이 무릎이 많이 안좋은 관계로 장거리 트래킹은 일정에서 제외했어요. 


이곳은 칠레 국경과도 인접해 있어서 그 유명한 W트래킹을 할 수 있고, 토레스 델 파이네 투어도 이곳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트래커들이 이 곳을 찾아옵니다. (칠레쪽에서 W트래킹을 시작하려면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오면 됩니다. 성수기에 항공이 연결이 되지만 산장이 매우 비싸고 자리가 없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하지만 비수기에는 트래킹을 운영하지 않아요) 


이 지역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숙소가 두군데 있습니다. 한국인 가족이 운영하는 린다 비스타. 그리고 일본인 남편과 한국인 아내가 운영하는 후지 민박. 비수기에는 운영하지 않으니 미리 체크해보고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방문했을때는 두 집 다 휴가중이라고 하더라고요.


* 얼마 전 후지민박 남자 사장님의 부고가 들려왔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와이프가 폭식한 칼라파테의 빵집

2. 아에로리네스의 특별한 풍경 


아르헨티나 항공사인 아에로리네스(Aerolíneas Argentinas)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르헨티나 국영 항공사입니다. 이 항공사 조종사들은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공군들이 많다고 해요. 때문에 비행기 이착륙이 매우 터프합니다. 덕분에 이 비행기를 타고 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airsick을 체험했습니다. 우리나라 비행기는 이착륙 시 고도를 단계적으로 올리거나 낮추는 반면 이 항공사 비행기들은 마치 수직으로 떴다가 수직으로 내리꽂는 듯 했습니다. 참고로 비행기 멀미가 시작되면 하품을 하거나 침을 크게 삼켜서 귀 속의 압력을 낮춰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굉장한 두통에 시달리게 돼요. 


진기한 풍경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우수아이아에 드나들 땐 비행기가 산을 넘어야하는데 비행기가 산등성이를 비스듬이 지나갑니다... 저는 산이랑 비행기랑 충돌하는 줄 알았어요. 비행기 안에서 그렇게 가까이 산의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게다가 왜 비행기가 45도 기울여서 산타는건데...ㅠㅠ 


이렇게 굉장한 비행을 하고 활주로에 비행기가 착륙하면 너나 할 것 없이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치고 난리가 납니다. 처음엔 너무 낯설어서 이 사람들 왜이래? 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순간 저희도 산에다 비행기 안쳐박고 무사히 활주로에 내려줘서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아 박수치고 환호하고 있더라고요. 


참고로 6~8월에는 칼라파테 - 우수아이아 구간 비행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기 남극에서 불어오는 강풍이 심해서 비행기가 다니기 어렵다고 해요. 파타고니아 지역은 '바람이 머무는 땅'이다 보니 강풍으로 인해 항공기가 결항되는 사태가 자주 발생합니다. 그러니 여행 일정을 짤 때 여유있게 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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