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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쥬스 Jun 12. 2020

여행에도 가끔은 휴식이 필요해

엘 칼라파테 

이 동네 강아지? 개들은 사람을 참 좋아한다.
아내의 일기


어제 한국인 남매에게 공수한 고추장과 김치에 계란후라이 비벼서 먹으니 힘이 좀 났다. 역시 한국인은 김치랑 고추장이다. 신랑은 나보고 이래가지고 외국에서 살겠냐면서... 외국에도 다 김치 팔고 신라면 팔거든? 


근데 오후 산책을 다녀오니 컨디션이 영 바닥...춥고 머리가 아프고 발가락 다친데는 더 아프기만 하고 ㅠ

잠깐 잔다고 누웠는데 일어날 수가 없었다. 오늘이 여행 며칠째지?? 결국 몸살이 났나보다. 


발가락은 계속 아파서 잘 걷지도 못하겠고 ㅠ

아무래도 다친데가 아이젠을 끼고 빙하투어 하면서 더 심해진게 분명하다 ㅠ 얼른 나았음 좋겠네 ㅠ


신랑 배고플텐데 나가서 먹을래도 발이 아파서 걷지를 못하겠음.. 결국 신랑이 마트가서 고기를 사와서 밥차려줘서 먹고 판피린을 먹었다. 


에휴. 내체력은 왜 이따위인건지!


게다가 어디서 물린건지 다리에 온통 두드러기처럼 벌겋게 올라오더니 마구 가렵다. 설마 배드벅은 아니겠지?? 배드벅에 물리면 일자로 상처가 난다던데 나는 개미한테 물리듯이 듬성듬성 뻘겋게 올라왔는데.. 여튼 이래저래 컨디션이 꽝이다. 혹시 모르니 오늘 입은 옷은 버려야겠다.. 


근데 신랑이 호스텔 주인 아줌마더러 엄마엄마함 ㅋㅋ 완전 잘해주셔서 진짜 잘 쉬다 간당.


남편의 일기


이 곳에 처음 도착했을때는 우수아이아보다 별로인거 같다 싶었는데 여기 조금씩 정이든다. 아마 이 곳 숙소가 좋아서인듯. 오늘은 별 다른 일정도 없고 어제 빙하 트래킹의 여독 좀 풀겸.. 푹 쉬기로. 식사는 어제 그 친구들이 남겨주고 간 김치와 고추장. 참기름으로 계란 비빔밥으로 식사를.


와이프는 고추장과 김치를 먹더니 살아나는가보다. 힘이 난다고 하네..  그치만 일교차와 특히나 갑자기 추워진 오늘 날씨덕에 다친 발가락이 계속 아프다고 징징..  할 수 없이 산책을 일찍 마무리하고 들어와서 다시 휴식. 와이프가 잠든 사이 나는 카톡으로 빙하의 기운을 여기저기 공유하고 혼자 나가서 저녁거리를 준비..와이프는 아무래도 감기기운이 있는 것 같다. 감기약을 좀 먹이고 재운 뒤 나는 음식 준비.


스테이크보단 오늘은 기름기를 뺀 담백한 음식을 준비해야겠다. 깔라파테의 마지막 식사를 위한 와인도 잊지 않고..  와이프와 맛있게 식사를 마무리하고. 와이프를 위한 소불고기 양념을 흉내냈는데 잘 먹는군..  나는 밤에 동네 개들 밥도 좀 줄겸 산책 다녀온 뒤 잠을 청했다.  와이프 컨디션을 위해 오늘은 침대를 바꿔 자기로. 


안녕 칼라파테. 안녕 로스 니에토스.

 

박팀장의 남미여행 꿀팁



1. 장기여행의 컨디션 관리  


한 달 이상의 장기 여행을 하다보면 컨디션 관리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일정을 무리하게 진행하면 몸살로 찾아오고 남미처럼 비행기로 이동했더니 온도가 극과 극을 달리는 경우에 쉽게 감기에 걸리기도 해요. 우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남극과 가까운 파타고니아 지역으로 비행기를 타고 3시간만에 넘어온 것이니 몸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게다가 얼음덩어리 위에서 걸어다니고 찬바람을 온종일 맞고 했으니. 


장기여행은 항상 몸 상태를 관찰하면서 몸에 이상이 생길 것 같다 하면 일정을 조절해가면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비상약은 한국에서 준비해 가는 것이 좋아요. 한국인은 한국약이 잘 듣습니다. 


2. 여행의 불청객 배드버그 


여행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그것, 배드버그. 우리나라에서는 이걸 빈대라고 부릅니다. 

침대에서 주로 발견되기 때문에 배드버그라는 이름을 갖고 있고요, 야행성이라 밤에 동물과 사람의 피를 빨아먹습니다. 


배드버그가 발견되면 그 숙소는 영업을 정지하고 방역을 해야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합니다. 옛말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단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이놈은 생명력도 끈질기고 잘 사라지지 않아요. 이놈이 짐에 따라붙어서 귀국도 같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천에 살고 알도 엄청 까기 때문에 퇴치하기가 꽤나 까다롭습니다. 


일단 배드버그에게 물렸다, 1자 형태로 여러번 물린 형태가 보였다 하면 거의 배드버그에 물린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이놈들은 혼자 살지 않고 무리지어 살아요. 때문에 모기처럼 한두방 물리는 수준이 아닌 온 피부를 다 물어뜯어 놓습니다. 게다가 물리면 죽도록 가렵습니다. 온 피부가 발진 돋듯이 일어나고요, 잘 가라앉지도 않아요. 제대로 관리 안하면 흉터 남습니다. 벌레퇴치제 잘 안들어요. 벌레 연고로 잘 해결 안됩니다. 제 다리에도 흉터 그대로 남아있어요. 병원가셔야 합니다. 


배드버그에게 물렸다 하면 무조건 내 배낭 속 물건은 모두 햇빛에 굽듯이 말리고 옷은 세탁 후 건조기에 돌려야 합니다. 다행히 이 놈은 햇빛을 너무나도 싫어해서 일광 건조를 제대로 하면 박멸을 기대할 수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찜찜해서 많이들 옷 버리시더라고요. 저도 물어뜯긴 날 입었던 옷들은 다 버렸습니다. 


배드버그를 피하시려면 일단 방을 구할 때는 채광이 좋은 방으로 무조건 구하고, 카페트를 사용하는 숙소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숙소 후기에 배드버그 관련된 후기가 있다? 가급적 거르세요. 이 벌레는 백프로 제거가 어렵다고 하네요. 


3. 남미 배낭여행 준비물 

 

남미일주는 보통 최소 30일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짐이 참 많습니다. 게다가 대륙을 위아래로 훑고 다니는 일정이라 계절이 마구 바뀌죠. 제가 알려드리는 목록 복사해서 갖고 계시다가 짐쌀 때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정리하시면 될거에요. 


> 기본물품 

여권(여권 복사본, 여권사진 등 여분으로 준비해서 갖고계시면 혹시 여권 분실한 경우 유용하게 쓰실 수 있습니다.), 이티켓, 황열예방 접종증서, 여행 경비(달러 빳빳한 돈으로 준비), 비상시 사용할 신용카드(인출 가능한 것, 해외 결제 가능한지 사전에 체크. 가급적 비자카드).


> 의류 

옷: 겉옷이나 속옷, 양말 등을 기능성 제품으로 준비하시면 좋습니다. 대륙이 워낙 큰 곳이라 비행기 이동 또는 장거리 이동 시 기온이 급격하게 차이가 날 수 있어요. 반팔부터 긴팔까지 다 준비하시되 걸칠 수 있는 바람막이 꼭 있어야 합니다. 


신발 : 발에 편한 트래킹화나 운동화, 슬리퍼, 스포츠샌들 준비하시면 됩니다. 


가방 : 본인이 들 수 있는 리터의 가방을 준비하되 등판에 지퍼가 있는 가방을 구하면 짐 꾸리기 편리합니다. 지퍼가 없으면 위에서부터 물건을 다 꺼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해요. 배낭 커버는 꼭 있어야합니다. 수하물로 보내거나 버스 짐칸에 던져지면 배낭 망가지는 건 순식간. 


배낭 외에 작은 백팩을 꼭 준비하세요. 큰 짐은 숙소에 맡겨두고 돌아다닐 땐 작은 필수품만 작은 배낭에 옮겨서 다니면 편리합니다. 특히 마추픽추 1박2일 투어 나가거나 할때 배낭 다 짊어지고 가지 않거든요. 


복대 : 요즘은 속옷처럼 나오는 복대들이 많아요. 여권과 카드, 큰 돈은 몸에 가까이 붙여두는 것이 좋습니다. 


소품: 선그라스, 모자, 손수건 꼭 필요합니다. 


>비상약 

타이레놀 같은 것은 현지에서도 구할 수 있는데 그 외 감기약(외국엔 없습니다), 소화제, 지사제, 멀미약, 벌레물린데 바르는 약 등등 준비하세요. 


> 전자장비

핸드폰, 충전기, 고프로 등을 준비하시면 촬영하시는데 무리가 없어요. 전문사진을 원하시면 카메라를 별도로 준비하세요. 남미는 도난의 위험이 도사리고있는 여행지이다 보니 가급적 SD카드를 많이 준비하셔서 각 지역들 사진을 SD카드를 별도로 잘 보관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장거리 이동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음악 파일을 다운받아서 소지하시면 좋아요. (와이파이 되어도 국내 음원사이트 스트리밍 안됨). 각 장비들의 충전 상태와 배터리 상태에 늘 신경쓰도록 합니다 .


멀티탭 꼭 준비하세요. 남미는 콘센트 모양이 다르기도 하고 전압도 다릅니다. 


> 식품 

가급적 현지음식 드시고 한국음식 많이 가져가지 마세요. 공항에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유용한 준비 식품은 정관장 홍삼스틱이랑 커피 믹스입니다. 

요즘은 찌개 분말들이 낱개 포장으로 나오잖아요? 준비해가시면 현지에서 입맛없을 때 좋습니다. 


> 그 외. 

사계절용 침낭(얇은 것이 휴대하기 좋습니다. 트래킹 할 것 아니면 무거운 침낭 필요없어요. 그리고 트래킹장에서 침낭 대여 합니다.), 필기구, 가벼운 노트북, 자물쇠(호스텔 이용시 가방보관함 잠글 용도로 필요한 곳들이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제(없으면 큰일남), 지퍼백, 손톱깎이, 맥가이버칼(굉장히 유용하게 쓰입니다. 비행기 탈 땐 위탁으로 부치세요. 기내반입 금지), 의류압축팩, 우비, 접이식 가벼운 우산(양산으로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스포츠타올, 미니드라이기. 동전지갑 등


배낭 쌀 땐 너무 꽉 채우지 말고 약간 여유있게 쌉니다. 현지에서 물품 조달하는 것도 고려해서 짐을 싸면 됩니다. 현지에서 산 옷 같은 것들은 현지 분위기를 내기 위한 좋은 연출품이 되거든요. 


2. 아디오스(Adios)와 챠오(chao)

스페인어에서는 헤어질 때 인삿말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디오스가 영영 헤어질 때 쓰는 인삿말인 것 알고계셨나요? 이 말은 기약없이 헤어질 때. 다시 볼 지 모르겠을 때 쓰는 헤어짐의 강도가 강한? 인사에요. 


보통은 챠오 라고 많이 합니다. 아디오스보다는 훨씬 가벼운 느낌이에요. 그리고 아스따 루에고, 또는 금방 다시 만나면 아스타 프론토 정도로 인사합니다. 

현지에서 만난 친구한테 헤어질 때 아디오스라고 인사하지 말아야 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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