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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쥬스 Jun 23. 2020

페루 쿠스코에 입성하다

꾸이와의 강렬한 만남

쿠스코 특산품 쿠스케냐 맥주. 그동안 만난 남미 맥주들 중에 제일 맛있다


아내의 일기 


간신히 쿠스코에 도착했으나,, 대형 버스사고의 충격에 일단 택시를 타고 호스텔로 가기로 했다. 

도착한 호스텔은 컨디션이 진짜 별로다. 이름은 브라이트라는데 대체 어디가 브라이트한지 모르겠다.. 남편에게 숙소를 고르라고 했더니 이런 곳을 골라놓다니. 근데 지금 다른곳으로 바꿀수도 없는게 그제 미리 예약했던 곳인데 버스 파업 때문에 무료로 뒷날로 숙박을 바꿔준 곳이어서..


일단 짐 던져놓고 맥주를 사와서 놀란 마음을 진정 시킬 겸 마셨다. 얼래 이 맥주는 좀 맛있네?? 페루 맥주 쿠스케냐! 


주인아저씨에게 사고 이야기를 하고 버스비 배상받을 방법을 물어보니 호스텔서도 모른다고.. 어찌되었든 간에 쿠스코에 도착했으니 배상 못받을거란다. 아 이거 남미식 사고방식인가 ㅋ


수줍어 하는 호스텔 사장님의 아이들


한인 민박에 가면 혹시 도움 받을 수 있을까 싶어 일단 배도 고프고 하니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한인식당을 찾아갔다. 근데 별 도움 안됨.....-- 

도와주면 낼부터 옮겨와서 숙박도 할까 했는데 신랑은 이미 심사가 뒤틀린 모양이다. 그냥 밥만먹고 가자고..


김치찌개(25솔)랑 제육볶음(30솔)시키고 오랜기간 만나보지 못한 참이슬 한병(30솔) 마시고 나왔는데 밥값이 후덜덜이다. 85솔....이거면 대체 몇끼를 먹을 수 있는거야??? 


어찌됐든 간만에 한식을 먹었더니 기분은 좋고 배는 잔뜩 부르고 맛은 있는데 갑자기 매운걸 먹으니 속이 너무 아프다. 그동안 밍밍한 음식들만 계속 먹어오다가 고춧가루가 대량으로 위장에 유입되니 장이 난리가 났다. 김치찌개를 너무 급히 퍼먹었나,,,,?? 뭐, 고산증땜에 배아픈건지 매워서 배아픈건지 모르겠다 이제.


여튼 일단 시내구경을 하기로 했다. 12각돌이 근처에있다 그래서 그걸 보러가기로. 

조금 내려가니 사람들이 많이다닌다. 그럼 여기네. 길 앞에서 1솔주고 야마랑 페루 할머니랑 사진찍고 12각돌이랑도 찍고. 

12각돌이 있는 벽. 여기엔 없고 90도 꺾어서 올라가면 있다.

가다보니 꽃청춘에서 이적이랑 유희열에게 옷 입힌 그가게다. 나랑 신랑도 입었다.......허리를 어찌나 졸라매는지 ㄷㄷ

옷도 입혀줬는데 물건을 안살수 없어서 들어가서 강매당함..ㅋ 근데 깎으면 계속 깎아줘.. 니들 대체 원가는 얼마인거냐. 큰 천 하나랑 신랑 입을 숄 하나랑 내 야마인형 하나 득템 ㅋㅋ

귀요미 내 야마 


여행사 사무실에 가서 리마가는 비행기 스타 페루로 두명 240불에 예약하고 페루에서 먹어봐야 한다는 꾸이를 먹어보기로 했다. 사실 비주얼이 너무 충격적이라서 안먹고 싶지만.. 맛은 그냥 모르고 먹으면 먹을 수 있을 정도? 닭고기정도의 맛이다. 


식사하고 나서 돌아온 호스텔에선 신랑이 뜨거운 물을 다써서 (우유니의 복수냐??? 그래도 여긴 지금 그렇게 얼어죽을 정도는 아니니..) 찬물 샤워하고 뻗어버렸다 ㅠ


남편의 일기

밤새 이런 황당한 꼴을 겪고나서 까마 샀는데 로컬 보냈으니 설마 버스비 일부 환불은 해주겠지 했는데 아.. 여긴 남미.. 뭔 개똥 같은 생각이었을까..  

여기 쿠스코에 같은 버스 회사 오피스에 물어보니 여기선 사고 난걸 아무도 모른다.

사고로 인한 충격 때문인지 그 좋다는 쿠스코 길가의 모습들 따윈 눈에도 안들어온다..


도착해서 친절한 주인 아저씨랑 이것저것 얘기하며 오늘 체크인 늦게 한 이유를 설명..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아저씨..  버스 파업 때문에 하루 늦게 들어간다고 전화로 얘기했는데 온다는 날에도 사고 때문에 3시간이나 늦게 나타났으니. 암튼 흔한 일은 아니란다.


짐 두고 내려와서 주인아저씨랑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가며 이야기 하는데 한국 방송에서 여기 촬영했던거 아느냐고 한다. 꽃보다 청춘 얘기하나보다. 유튜브 방송도 보여주며 서로 칭찬.


예약한 방으로 돌아와 짐 정리 간단히 하고 세탁물 맡기고 버스 사고 관련 정보도 얻어볼 겸 한인 음식점에 가보기로. 와이프는 저녁때 가자 했지만 저녁때는 꾸이 먹고 싶은 맘에. 


김치찌개 노래를 하는 와이프를 살리기 위해 끼를 먹을수 있는 돈으로 한끼를 해결하러 갔고 덕분에 나도 마시고 싶은 소주도 먹으니 좋지. 어쨌든 맛있게 먹었지만 간만에 매운 음식 먹고 나니 배가아프다.  


내려온 김에 리마행 비행기표 예약까지. 비싸긴 해도 버스타고 리마에 갈 수는 없다. 체력 안배는 물론 와이프의 안전까지 보장.

이 나라는 동물조차 나를 외면한다....

저녁으로 꾸이를 먹으러 갔다. 모양이 진짜 쥐다. 좀 징그럽지만 맛은 있다. ㅎㅎ

진짜 쥐 요리.. 꾸이. 

  

돌아와서 나도 침대에 몸을 누이니.. 잠이...


박팀장의 남미여행 꿀팁


1. 페루 환율과 위폐 


2015년 여행 당시 1달러 = 0.31솔 

2020년 현재 1달러=0.29솔  

페루 환율은 5년이내에 큰 변동이 없었네요. 


우리나라 돈으로 1솔에 약 350원 잡으면 어느정도 물가인지 가늠하기 편합니다. 


이 나라도 역시 위폐가 참 많은 나라였는데요 (남미 어딜가나 다 그렇지만) 

은행에서 정식으로 바꾸는 돈이 아닌 경우 깜비오에서 환전하면 위폐가 섞일 가능성이 높아서 꼼꼼하게 봐야합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환율을 잘쳐준다. 이건 백프로 의심해봐야 해요. 


저는 환전소에서 위폐를 받은 적은 없었는데 물건 사고 거스름돈을 받았는데 동전이 위폐라고 하더라고요. 

수퍼에서 돈을 냈는데 아주머니가 동전이 가짜라고 뭐라 하는겁니다 .


아무리 봐도 똑같이 생겨서 왜 이게 가짜돈이냐고 했더니 아주머니가 다른 동전 주면서 비교해보래요. 

만져보니깐 느낌이 달라요. 그냥 딱 아 이거 확실히 다르구나 라는 느낌이 옵니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깐 구별이 안가긴 하네요 -_-;;; 딱 위폐랑 원래 동전 두 개 만져보면 어? 이렇게 되는데.... 너무 차이 안나고 5솔이면 2천원? 정도인데 이걸 저렇게 정교하게 위조해서 만드는 정성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여행중에 위조 화폐 조심합시다~~ 


누가 가짜인가!  왼쪽이 진짜 였던 것 같은데...


2. 티코가 왜 거기서 나와?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 차들 중에 현대차 참 많고요. 도요타 많습니다. 그중에 눈에 띄는건 티코! 왜 니가 거기서 나와??


우리나라에서는 이젠 찾아보기도 힘든 티코가 지구 반대편 페루에서 이렇게나 많이 굴러다니는 건 참 희한한 일입니다. 우스개소리로 티코는 페루에 가서 죽는단 말도 있죠.


쿠스코는 골목이 진짜 진짜 좁아요. 이 좁아터진 길에 차도 다니고 사람도 다니고. 

아마 티코보다 더 작은 차가 있으면 그차를 써야될 환경. 


오른쪽에 노란 티코.

이 티코는 지방 도시로 갈수록 더더더 많이 만날 수 있다고 하니 페루 가면 추억으로 한번 탑승해 보세요. 대우 티코. ㅋㅋ (물론 젊은 분들은 티코가 뭔지도 모르겠지만.. 80년대생 이상은 알지않나???) 


3. 페루의 특산음식들 


페루는 음식의 천국입니다. 먹거리가 이렇게 많을수가 없어요. 게다가 맛있어요. 가격도 저렴하죠. 

페루 요리에는 감자랑 옥수수가 엄청 많이 나옵니다. 페루가 감자 주 산지에요. 

어떤 요리를 시키든 감자튀김이 접시 넘치게 나오는 혜자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페루에서 음식시키면 1인분이 2인분 같이 나와요. 

양 적은 분들은 남은음식 포장해서 호스텔 가서 먹으면 됩니다. 


> 페루 특산 요리 


1. 꾸이


쥐고기에요. 거대 쥐 바베큐. 남편은 페루의  그 많은 음식중에 왜 하필 꾸이를 먹자고 해서는...........

이 음식 호불호 있습니다. 일단 비주얼부터 진짜 별로에요......-_-

저는 한입만 먹어봤는데 그냥 닭고기 맛? 이라고 하면 될듯요. 이게 꾸이인지 모르고 먹으면 먹을 수 있을 맛입니다. (사진은 본문에)


2. 안티쿠쵸


고기 꼬치구이 입니다. 광장에서 파는 안티쿠쵸는 직화구이로 해줘서 가격이 싼데, 식당에서 먹으면 가격이 좀 나갑니다. 사진은 비싼 안티쿠초에요. 


광장 같은 데에서는 큰 화로 놓고 왕창 구워서 팝니다. 



3. 세비체


모듬 회 무침입니다. 맛은 새콤해요. 남편은 신맛이 싫어서 해산물을 글케 좋아하면서도 세비체는 별로 안좋아하더라고요. 저는 새콤해서 좋았는데. 


세비체는 리마에서 많이 팝니다. 일단 바닷가 근처여야 해산물을 싱싱하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쿠스코에는 파는데가 잘 없기도 하고 신선도도 떨어져요. 세비체 정복하려면 리마에서! 


4. 로모살타도 


불고기덮밥? 이라고 표현하면 될 것 같아요. 밥과 소고기 야채볶음이 같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음식과 비슷해서 먹기 편합니다. 역시 감자튀김은 그냥 필수옵션. 



5. 치차론 : 튀김요리 입니다. 치차론 + 고기이름 나오면 고기 튀김입니다. 


6. 아도보 : 탕요리 입니다. 아도보+ 부위이름 나오면 고깃국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7. 엠빠냐다 : 이건 볼리비아에서도 살테냐라고 해서 많이 파는데 고기파이에요. 간식으로 많이들 먹습니다. 


> 페루 특산 음료


1. 쿠스케냐 


쿠스코 특산 맥주입니다. 남미 맥주 중엔 이게 최고인듯.  (사진 본문에)


2. 잉카콜라 


페루와 볼리비아 지역에서 판매하는 노란색 콜라입니다. 코카콜라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맛이에요. 

이거 한번 중독되면 1일 1잉카 해야해요. (제가 그랬습니다ㅋㅋ) 


3. 피스코사워 


피스코 위에 계란 흰자 거품을 살포시 올려서 계피가루를 뿌린 칵테일입니다. 엄청 맛있어요! 

맛있다고 계속 마시면 얘도 나름 칵테일이라서 취한다는. 얘도 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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