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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쥬스 Jun 29. 2020

마추픽추 마을, 아구아스 칼리엔테스로 가다

따뜻한 물의 마을. Aguas Calientes

여긴 마치 우이동같다
아내의 일기

새벽 3시 반 기상. 4시 반 픽업이다. 너무 일찍 일어나니 졸리고 머리가 띵하다... 

일어나서 씻고 로비에서 기다리니 전화가 온다... 픽업하러 온 듯. 나가보니 택시가 와있네? 파비앙이 새벽엔 위험하니 나와서 기다리지말고 숙소 안에 잘 있으라고 했으니 우리는 문 안쪽에서 기다렸다. 


택시타고 내려가니 버스가 있어서 바꿔탔다. 버스타고 사람들을 여기저기에서 픽업해서 오얀따이땀보로 달리기시작. 안개 때문에 앞이 하나도 안보이는데 아저씨는 신나게 달림..ㅠ 난 무섭고 춥고...


도대체 이나라 운전기사들은 이 산길을 왜이렇게 험하게 운전하는지 모르겠다. 

한참을 달려서 우루밤바를 지나서 오얀따이땀보 도착.


기차 시간이 얼마 안남아서 얼른 여권을 꺼내서 티켓 확인하고 기차를 기다림..

페루레일이 더 좋아보이는데....왜 여행사에선 잉카레일이 좋다 그러지...????



여튼 우리가 탈 열차는 잉카레일이니깐 페루 레일 보내고 나니 잉카레일이 왔다.

자리에 앉으니 앞엔 한국인 아줌마, 아저씨 부부.


어제부터 신랑과 싸운지라 말도 안하고있는데 아줌마가 자꾸 말걸어서 말을 안할 수가 없음..

신랑이 판초 입은걸 보고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줄 알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한국 아가씨랑 현지놈이랑 같이다니지? 라고 생각하셨다는데...ㅋㅋㅋㅋㅋㅋ 아놔 빵터짐. 


잉카레일 내부

아이고... 얘가 진짜 꼬질해지긴 했나보다.  

한시간 반 정도 풍경을 보면서 달리니 아구아스 칼리엔떼스 역이다.


픽업을 나온다고 했던가... 여튼 우리 이름은 없는 것 같아서 일단 호스텔을 찾아가기로.

역 밖으로 나오니 여긴 무슨 우이동이다.

계곡이 흐르고 양 옆으로 식당에 민박집에...;;; 기찻길 지나서 숙소를 찾아가니 주인아저씨 자고있네...

알고보니 이집 딸이 우리 데리러 역 앞에 와 있었는데 이름을 잘못 써와서 길이 엇갈렸다고 한다.


여튼 바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있으니 이집 딸 카트린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면서 나에게 이것 저것 물어본다.

카톡도 알려주고 친구 등록도 하고, 방에 짐풀고 나가서 밥을 먹기로 했다.

이동네는 온천동네라 그런가 다 습해서 숙소 상태가 다 이런건가.... 영 맘에 안들어 ㅠ(난 습한 숙소는 진짜 싫다..)


주인아저씨는 꼭대기 도미토리 전망이 좋다고 자랑하는데 우린 1층 어두운 더블룸이자나요 ㅠ 


기찻길 옆으로 레스토랑 물색하러 갔는데 어디를 가야할지를 모르겠음.... 결국 아까 봐둔 4+1해피아워 하는 집으로 가서 피자랑 피코크사워를 시켰다. 

치즈 냄새가 음....ㅠ  아히 소스 달라고해서 고추범벅을해서 먹으니 먹을만하다.

매운 소스(아히 소스)

새벽부터 일어나서 다녔으니 너무 피곤해서 일단 숙소가서 잠을 좀 자기로. 쉬고 나와서 이번엔 아까와 반대쪽으로 올라가봤다. 

골목따라 계속 올라가니 온천이 나온다.  역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온천마을. 

우린 그냥 패스(수영복이 없어서리) ㅋ


내려오다 보니 꽃청춘 출연 레스토랑이라는데 영 찜찜... 아무리 봐도 아닌데.. 한국어로 평쓴 놈들 죽여버릴까....

뭘 받아먹고 구라를 치는건지 여튼 눈 튀어나올 가격의 안티쿠초와 햄버거와 피스코 사워와 코카 사워를 먹고 택스까지 장렬하게 지불하고 ㅠ 


집으로 오는길에 아침에 호스텔 쪽지 써주기로 한 약속 지키러 호스텔 레스토랑으로 갔다.

맥주 한병 시키고 A4에 신랑이 그림 그리고 글 써주니 이사람들 너무너무 좋아라 한다. 

동네방네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난리다. 


들어와서 씻고 낼 4시 기상이니 취침하는 걸로... 낼 일찍 일어날 수 있겠지?


남편의 일기


내가 분명 3시반에 알람 맞췄다 했더니 눈도 안뜨고 몇시냐는 와이프...

아... 귀찮아서 대답 안했다.. 저건 와이프가 말한게 아니고 박늦잠이 강림하사 말한거다.. 지금 쟤는 내 와이프가 아니니.. 일어나든 말든 출발 전에만 끌고가면 되겠지.. 어차피 안씻고 갈거 뭐...


씻고 나오니 아 깜짝이야... 얘가 앉아서 자고 있다.. 하마터면 소리지를 뻔했네..

우린 어제 싸운 상태다.. 먼저 말거는건 지는거다.. 다행히 소리는 안질렀다.


먼저 말걸게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소리 질렀다간 자존심 상한 채 아침 봉양할뻔.

가방을 보아하니 밤새 뿌스락거리드만 정작 한건 없어뵌다..


배낭 안쪽에 대충 이것저것 처박처박 해놓은걸 보니 밤새 빡쳐서인지 짐을 혼자 싸볼라고는 했나보다. 그리곤 포기한 흔적이 역력하다. 


출발 준비를 마치고 셀프 리셉션을 해야하는 와이프가 잡은 이 호스텔.. 픽업기사도 위치가 애매해서인지 전화를 한다. 내가 리셉션이 되어 전화를 받아봤으나 에스파뇰의 한계로 의사소통 불가. 어찌저찌 호스텔 픽업 후 버스로 갈아타고 오늘 일행을 모두 태운 뒤 오얀따이땀보로 기차타러 고고.


어느덧 기차역에 도착.. 고도가 좀 낮아졌는지 숨이 남아도는 기분이다. 


아직까지 삐친 와이프지만 옥수수가 맛있어 보였나 보지? 토라진 채 저거 맛있더라. 하며 굳이 한개 사겠다는 의사를 보인다. 사줬다...

그러자 마켓마다 두리번거리며 또 뭐 먹을거 없나 보고 있다. 아참, 아침 안먹으면 큰일나는 와이프지? 커피는 싫은가보다. 비싸기도 하지만.. 양심은 있네 ㅋㅋ


아침으로 마늘알만한 알이 박힌 3솔 옥수수. 아침이니 싸게 먹혔다. 저거 안사줬음 살타냐에 커피 먹겠다고 했겠지-_-

앞에 IR이라고 되어있으면 잉카레일이다. 


기차에 올라서니 앞좌석에 11년전에 남미여행 오셨다가 다시 왔다는 중년 부부를 만났다. 그런데 나더러 이상한 조합이란다. 아가씨는 한국여자 같은데 남자는 남미... 나보고 그지꼴이랬다.. 젠장.. 분명 들었다. 그냥 적응이 빠르다는 칭찬으로 듣기로.


1시간 좀 넘게 우아 우아 하다보니 아구아스 깔리엔떼스 도착.

도착하자마자 미로에 봉착. 아니 픽업오는 사람 있을거라더니 개뿔.. 없다...


막상 나오니 여기는 우이동인가? 남한산성인가? 어디서 많이 보던 풍경이라 맘은 포근하다.

새벽기차를 타고 달려오니 시간은 많고 일단 호스텔에서 짐을 푼 뒤 다음 일정을 생각하기로 하고 호스텔 찾아 두리번.

동네 꼬마님께 물어 리셉션 확인 후에 문을 두들겨 이봐 손님받게나 라고 외치니 그제서야 집주인 아저씨가 자다가 나오고... 눈 부비며 니네 누군데? 이러기에 자초지종 설명했더니 알았다며 방청소 안되어있다고 레스토랑에서 기다리란다. 


근처 상점에서 맥주사다 도착 축배들고 있더니 그 집 딸래미가 오고.. 아저씨는 파비앙이랑 통화하고야 우리의 존재를 알았나보다. 딸내미는 아까 역에서 보긴했는데 전혀 다른 이름 들고 있더만?


암튼 우린 첫 입장부터 집주인에게 미안함을 선사해줌 ㅎㅎ 맥주 한병 다 먹고나야 방청소가 완료되었는지 들어와서 쉬란다. 나름 엄청 신경써주시긴 했지만 마을 자체가 굉장히 습한지라 쾌적하진 않다. 

점심을 먹을겸해서 둘러보니 이 호스텔보다 나을만한 환경은 없어보인다. 


아침도 안먹었는데 와이프 굶어 죽일셈이냐고 으름장을 놓는다. 아니 아침으로 유전자 조작같은 대형 옥수수 한줄 빼고 다 먹은 와이프가 또 밥을 먹자한다.


내릴때 냄새맡은 피자가 꽂혀서는 피자 아님 안된다는 눈이다. 말로는 자기는 식당 선택권이 없으니 나더러 고르라는데 눈에는 어디 맛만 없어봐이다. ㅋㅋ 그래봐야 넌 이미 배고프기 때문에 맛을 구분할수 없을것.


피자먹고 한잠 푹 자고 난 뒤 잠도 잤겠다, 동네 한바퀴 구석 구석 돌아보며 저녁 먹을 집도 몇개 선정. 동네가 참 작다. 


여기 어디 분명 꽃청춘이 먹은 식당이 있을텐데 하며 다니다가 한국어로 글이 써 있는집 발견. 오늘의 메뉴를 몰라 먹고 싶은거 주문할라 치니 가격이 어마어마하다. 눈탱이 맞은 것 같다. 


그래도 적은 양이지만 맛나게 먹고 일찍 일어나기 위해 숙소로 돌아왔고 왠지 아쉬움을 달래고자 호스텔 레스토랑에서 맥주 한잔 주문하기로. 



약속대로 그림 그려주기로 했다. 재주는 항상 내가 부리고 와이프만 춤추게 칭찬을 주는 남미. 아주 딸내미랑 수다 떨고 좋단다. 완성해서 넘겨줬더니 와이프는 펜 한번 안썼는데도 고맙단 인사를 나보다 2배는 받은듯하다..


하여간 맘에 안드는 남미지만 너무 고마워하는 주인 아저씨를 보니 뿌듯한 맘에 이제 좀 쉬기로.

방에 들어왔는데 뭔가 이상하다.

평소처럼 샤워도하고 몸도 드라이어로 말리고 누웠는데 이상하게 외양간에 누워있는 느낌이다. 


아.. 판초... 당연히 가짜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오리지날 야마털이었나 보다.

쿠스코에선 몰랐는데 이거 습기를 머금으니 야마 농장에서 야마 등 베고 자는 기분이다. 냄새가 심각하지만 벗을수는 없다. 너무 따뜻하다. 이게 야마의 매력인가 싶다.


와이프는 지 신발 냄새인줄 알았단다. 판초가 냄새의 원인인걸 알고나서 나보고 풀썩대지 말란다.

아, 그전엔 니가 주범인 줄 알고 안 풀썩거린 게로구나?? 어쩐지 조용히 있더라니.


암튼 오늘 꿈에는 야마타고 마추픽추를 정복할거 같은 느낌이다. 난 운이 좋은 자식. 100프로 무가공 순수 야마털 판초를 60솔에 구매하다니!


마추픽추 올 모든 이에게 고합니다.

혹시라도 사진용으로 구매한 판초라면 지퍼백에 밀봉 포장해서 절대 아구아스 깔리엔테스에선 입어보지도 풀어보지도 말 것. 밀봉채로 마추픽추 가져가길 권함!


정품 감별법. 물 뭍여본 뒤 똥내가 나면 진품인듯!! 


박팀장의 남미여행 꿀팁


1.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Aguas Calientes)


마추픽추로 가는 일정은 여러가지로 잡을 수 있습니다. 

당일치기도 가능해요. 새벽 3시에 쿠스코에서 출발해서 밤늦게 들어오나 그랬던 것 같은데..

여튼 그렇게 다니는 것은 일정에 문제가 생겼거나, 빠르게 다니는 여행객들이 시간이 모자란다거나 할때 사용하는 당일 투어입니다. 


우기에는 마추픽추 가는 길에 우루밤바 강이 범람해서 철로가 막히고 난리 나는 경우가 엄청 많거든요.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1박 2일로 다닙니다. 


쿠스코에서 차량으로 오얀타이탐보역으로 이동 - 기차를 타고 아구아스칼리엔테스로 이동 - 1박

다음날 마추픽추 관광 후 오후 기차로 오얀타이탐보역으로 이동 - 쿠스코 리턴. 일정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렇게 마추픽추를 방문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마추픽추 아래 마을 아구아스 칼리엔테스로 몰려드는데요. 


마을 이름을 해석해보면 aguas - 물 / caliente - 따뜻한/ 바로 따뜻한 물이라는 뜻입니다. 같은 지명이 멕시코에도 있습니다. 


산에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마을을 관통하고 번화가가 강 양쪽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이동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나봐요. 물론 관광지 마을이다 보니 물가는 엄청나게 높습니다. 


이 마을에는 사방팔방 물 천지인것도 모자라 마을 위쪽에 온천이 나와요. 무려 노천온천!

유황 함유량이 높아서 관절염에 좋다고 합니다. 


쿠스코가 해발 3,400미터라서 고산증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여기에선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이 마을의 고도는 2,500정도로 쿠스코보다 천미터 가까이 내려가기 때문이에요. 

저도 이곳에서는 고산증이 덜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추픽추 투어를 쿠스코에서 구매해서 오면 숙소를 선택할 수가 없어서(모두 포함이기 때문에) 저희처럼 좀 구린 숙소에서 지내게 될 수 있습니다. 


이곳에도 숙소들이 괜찮은 곳들이 많이 있으니, 개별적으로 예약을 해도 되고, 투어 구매할 때 숙소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지 물어보세요. 


저흰 밤새 지네가 나오는건 아닐까 걱정하면서 잤답니다. 왜 그리 온 마을이 다 습한지 원... 


2. 페루레일과 잉카레일


마추픽추로 갈 때 많은 여행객들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차를 탑승합니다. 왠지 마추픽추를 보러가려면 기차를 꼭 탑승해야만 여행을 완성한 것 같은 느낌? 버스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에 시간이나 체력적으로 힘듭니다. 


주로 탑승하는 열차는 페루레일 / 잉카레일 이에요. 페루레일이 잉카레일보다 규모도 더 크고 열차도 좀 더 많습니다. 운행하는 구간도 페루레일이 훨씬 길고, 많습니다. 열차모양은 페루레일보다 잉카레일이 훨씬 엔틱하고요. 


두 회사 선호도는 페루레일 쪽이 좀 더 높은데 비용은 시간이나 날짜별로 두 회사가 비쌌다 쌌다 하기 때문에 그냥 본인이 가실 때 싼 날짜 열차를 타는것이 좋겠습니다. 아니면 자리가 있거나. 


성수기에는 좋은 시간대 열차는 좌석이 없어요. 그래서 저희도 하루 더 기다렸더라는.... 


1. 페루레일

https://www.perurail.com


이 열차로는 푸노까지도 열차를 운행합니다. 엄청 긴 구간을 운행하는거죠. 

마추픽추 가는 열차로는 비스타돔/익스페디션 등급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는 벨몬드라는 고급 열차가 있습니다. 이 고급 열차를 타고 투어 하기를 원하는 여행객들도 많다고 해요. 기차 내에서 숙박도 할 수 있거든요. 


2. 잉카레일

 https://incarail.com/


잉카레일은 외관부터가 뭔가 아, 이구역의 관광 열차는 나야나!! 이런 느낌입니다 .

잉카레일이 역으로 진입하면 사람들이 다 나서서 사진찍고 난리에요. 기차가 엔틱? 하거든요. 

기차 앞에 IR 이라고 써있으면 잉카레일입니다. (사실 페루레일은 퍼렇게 딱 서있어서 그냥 봐도 페루레일이라...) 


객실의 등급은 프라이빗/ 퍼스트클래스/ 360도 / 일반석 으로 되어있습니다. 

식사 포함여부 등등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객실을 고르면 됩니다. 

전 잉카레일 타봤으니 다시 페루여행 가게 되면 페루레일 비스타돔을 타볼겁니다...ㅎㅎ 돈이 된다면 벨몬드 타고 기차여행도 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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